개 식용 금지 입법화 "반대" 48.9% - "찬성" 38.6%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3년 전보다 반대 여론 줄었지만 여전히 다수
최근 개 식용 금지를 놓고 정치권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민의 절반 가까이는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년 전보다는 반대 비율이 조금 줄었다.
<오마이뉴스>는 2일(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총 통화 8613명, 응답률 5.8%)을 대상으로 개 식용 금지 입법화에 대한 찬반을 물었다. 질문은 아래와 같다.
Q. 귀하께서는 개고기 식용 금지를 법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 (선택지 1~4번 순·역순 배열)
1. 매우 찬성한다
2. 찬성하는 편이다
3. 반대하는 편이다
4. 매우 반대한다
5.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개 식용 금지 입법화를 '반대한다'는 응답이 48.9%(매우 반대 21.9%, 반대하는 편 27.0%)로 나타나 절반에 육박했다. 반면 '찬성한다'는 응답은 38.6%(매우 찬성 19.5%, 찬성하는 편 19.0%)였다. '잘 모르겠다'는 12.6%였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여성은 찬성 40.9% - 반대 40.9%로 정확히 갈렸지만, 남성은 반대가 57.1%로 절반을 훌쩍 넘겨 우세했다(찬성 36.1%). 세대별로는 20대(18·19세 포함)~40대는 금지 입법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20대는 반대 응답이 60.9%를 기록했다(찬성 27.0%).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찬반이 비슷했다.
권역별로는 인천/경기(찬 37.3%-반 53.3%)와 대구/경북(29.9%-51.7%), 대전/세종/충청(40.0%-51.3%)에서는 반대가 절반을 넘었고, 광주/전라(32.1%-48.7%)와 부산/울산/경남(38.1%-46.9%)에서도 반대가 우세했다. 반면 서울(46.9%-39.4%)에서는 비등한 가운데 찬성이 살짝 우세했다.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층은 반대쪽으로(48.5%), 진보층은 찬성쪽으로(49.9%) 나뉜 가운데, 중도층은 찬성 35.8% - 반대 55.1%로 개 식용 금지 입법을 반대하는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반대가 54.7%였고, 민주당 지지층은 찬성 46.4% - 반대 40.1%로 비등했다.
[오래된 논쟁, 다시 떠오르다]
문 대통령 "이제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히 검토할 때"
윤석열 "(개 식용) 개인적으로 반대하지만... 식용 개는 따로 키우지 않냐"
이재명 "태어날 때부터 식용인 개는 없다"
▲ 개고기 식용 문제는 오래된 논쟁이다. 사진은 지난 2017년 9월 22일 오후 대한육견협회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개고기 식용 합법화 촉구’ 집회를 열고 '개식용 합법화’를 요구하는 모습이다. 이들이 끌고온 개들이 철창안에 갇혀 숨을 헐떡이고 있다. ⓒ 최윤석
이번 여론조사는 이미 오랜 세월 행해지던 개고기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다만 긴 기간을 놓고 볼 때 개고기 식용에 우호적인 여론은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같은 조사 기관에서 실시한 개고기 식용 합법화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합법화 찬성이 53.2%, 반대가 27.9%였다. 13년이라는 기간 동안 개고기 식용에 우호적인 여론은 53.2%(2008년 식용 합법화 찬성) → 51.5%(2018년 식용 금지법 반대) → 48.9%(2021년)라는 궤적을 그리고 있다.
오래된 논쟁인 개고기 식용 문제가 최근 다시 떠오른 것은 지난 9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고 말하면서다. 김부겸 국무총리로부터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과 관련해 보고받은 뒤였다. 문 대통령은 풍산개 마루와 곰이, 입양한 유기견 등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이어 약 한달 뒤인 지난달 31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TV 토론에서 윤석열 경선 후보가 "(개 식용을) 개인적으로 반대하지만, 국가 시책으로 하는 건 많은 분의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하지 않냐"고 말했다. 그는 "(개 식용은) 반려동물 학대가 아니라, 식용 개는 따로 키우지 않냐"고 말했다가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유기견 센터에서 입양한 토리 등 반려견 4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다음날인 1일 SNS를 통해 "태어날 때부터 식용인 개는 없다"며 "개 식용이 반려동물 학대가 아니라는 주장도 큰 문제지만, 개를 식용과 비식용으로 구분하는 모습은 더 충격적"이라고 윤 경선 후보의 '식용견 발언'을 비판했다. 성남시장 시절 성남 모란시장의 개고기 판매 및 도축시설 철거를 이뤄낸 이 후보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개 식용 금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무선(90%)·유선(1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집 방법은 무작위 생성 표집 틀을 통한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을 사용했다. 통계보정은 2021년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를 클릭하면 된다.
▲ 2019년 9월 12일 동물해방물결과 동물을위한마지막희망(LCA) 등 40여 개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보신 문화에 희생된 개들을 추모하고 동물을 임의로 죽이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