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요소수 구하러 새벽마다... "코로나보다 더한 놈이 왔다"

화물차 노동자들 요소수 공장 앞 새벽부터 긴 줄... 못 구하고 발걸음 돌리기도

등록|2021.11.10 18:03 수정|2021.11.10 19:21

▲ 지난 9일 새벽 요소수를 구입하기 위해 요소수 공장 앞에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신영근

     

▲ 10일 새벽 한 요소수 공장앞에 시민들이 요소수를 구입하기 위해 줄 서 있다. ⓒ 신영근


"요소수 대란,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놈이 왔다."

기름값 상승에 요소수 대란으로 화물차는 이중고다. 일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다. 일을 안 하면 할부로 산 찻값을 치를 수 없고, 일하자니 하면 할수록 적자다.

충남 홍성군의 화물차 노동자들은 "이래죽으나 저래죽으나 죽는 건 마찬가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3일 만난 화물차 노동자는 "경기도 양주까지 가는 짐을 실었는데, 이번 운행을 마치면 요소수가 없어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 단골 거래처마저 요소수 재고가 없다고 한다"고 호소했다.

사정이 어려운 건 화물차 노동자만이 아니다. 납품일을 맞추기 위해 화물차를 이용해야 하는 공장 등도 요소수 부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건설업자는 얼마 전 납품기한에 맞춰 오전 8시 중개업소를 통해 화물차를 수배했지만, 10시간이 지난 오후 6시에 차를 잡을 수 있었다.
 

▲ 벽돌을 운반하는 홍성의 한 공장은 공장 소유 화물차와 중장비에 필요한 요소수를 구입하기 위해,? 인근 요소수 공장에 새벽부터 줄을 서서 간신히 하루치를 구입했다. ⓒ 독자 제공


  

▲ 요소수 공장도 우선 납품해야 할 물량을 제외하고 일부만 판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원료공급이 되지 않아 많은 양이 생산은 되지 않고 있다. ⓒ 독자 제공


자가용 화물차 상황도 마찬가지다. 벽돌을 운반하는 홍성의 한 공장 운영자 안아무개씨는 공장 소유 화물차와 중장비에 필요한 요소수를 사기 위해 인근 요소수 공장에 줄을 서 간신히 하루 치를 구입했다.

그는 "9일 추위에 떨면서 새벽부터 공장 앞에서 기다렸다"면서 "많은 양을 사지 못하고 겨우 2통 구입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10일 새벽에도 요소수 공장 앞에서 기다렸지만, 어제보다 더 많은 사람이 줄 서 있어 결국 한 통도 구하지 못했다. 홍성, 광천, 금마 지역 주유소를 다 돌았지만 사지 못했다"면서 "금액도 문제지만 벽돌 제조에 사용하는 굴삭기, 로우더 등 중장비도 올 스톱되게 생겼다"며 안타까워했다.

안씨에 따르면, 요소수 공장은 납품 물량을 제외한 일부를 찾아오는 이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마저도 원료공급이 되지 않아 많은 양이 생산은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는 홍성 지역 요소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주유소 5곳의 상황을 알아봤지만, 단 한 곳도 판매하지 않았다.

덤프트럭을 운행하는 A씨는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놈이 왔다"면서 "코로나19로 아슬아슬하게 버텨오고 있는데 요소수로 다 죽게 생겼다"며 한탄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홍성군은 "홍성군내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경우 올해 말까지 사용할 요소수는 확보된 상태"라면서도 "장기화할 경우 요소수 생산 공장이 없는 홍성군은 다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소수와 관련된 부서를 중심으로  요소수 부족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대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