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터지면 꼭 MRI 촬영해야 하나
단기간에 치료 어려워... 적절한 치료 위해 MRI 검사해 치료 방향 정해야
▲ 허리디스크 ⓒ Pixabay
디스크 상태를 파악하려면 자기공명영상법(MRI) 검사는 필수입니다. 허리가 아파서 병원을 찾으면 일차적으로 X선 촬영(X-ray)를 검사한 후 디스크 손상이 의심될 경우 MRI를 촬영합니다. MRI는 허리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영상검사이지만, 비용이 만만하지 않다 보니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사실 디스크가 터졌을 때 MRI가 과연 얼마나 효용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습니다. 실제로 한 연구팀이 허리가 아픈 적이 별로 없는 건강한 장년층의 MRI를 확인해 보았더니, 약 30%가 디스크가 튀어나온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한 적이 있습니다.
MRI 검사를 했을 때 디스크를 더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미국의 한 연구팀이 65세 이상 요통환자 5천 명을 대상으로 초기부터 MRI와 컴퓨터단층촬영(CT)를 검사했던 사람들과 영상검사를 하지 않은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추적조사를 했습니다. 1년 후 두 그룹의 치료 효과를 비교해 보았더니 똑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몇몇 연구결과에도 MRI 검사는 실보다 득이 더 많다는 게 척추의학계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디스크는 일단 터지면 단기간에 속성으로 치료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적절한 치료를 하면 통증은 빨리 없어질 수 있지만, 디스크가 나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통증이 없어도 디스크 질환은 계속 진행될 수 있으므로 제대로 치료하려면 MRI를 촬영해봐야 합니다. MRI 검사를 통해 디스크 상태를 정확하게 보고 치료 방향을 정해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등 노인성 질환을 오래 앓았던 디스크 환자들은 더욱 MRI를 촬영해봐야 합니다. 오랫동안 지병을 앓았던 분들은 약물치료도 오래하고, 통증을 줄이기 위해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꼭 허리가 아니더라도 어깨, 무릎 등 관절이 아파 침과 같은 비수술 치료를 받은 분들도 많습니다.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일 수 있으므로 젊은 사람들보다 디스크 상태를 더 신중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MRI는 디스크 상태뿐만 아니라 척추의 구조, 주변 인대와 근육의 상태까지 세밀하게 보여주므로 나이 많은 디스크 환자들을 치료할 때 필요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MRI는 디스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검사입니다만, 어쩌다 한번 허리가 아프다고 바로 MRI 검사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볍게 허리를 삐끗한 경우에는 아무리 통증이 심해도 1~2주 치료 후 거의 증상이 사라집니다. 2주간 적절한 치료를 했는데 허리 통증이 계속 남아 있고, 허리 X-ray 검사상으로도 디스크가 의심된다면 MRI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경우 단순히 허리를 삐끗한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디스크 퇴행이 진행되었지만 최근에 통증이 시작되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특히 급성이 아니라 자주 반복적으로 요통이 있는 환자의 경우, X-ray 상 디스크 간격이 좁다면 MRI를 검사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덧붙이는 글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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