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넘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윤석열 스스로 결심해야"
금태섭 등 인사 추천엔 "그런 적 없다" 선 그어... 민주당 일각에선 "김병준 나오면 땡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새로운물결(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선거대책위원회가 크다고 해서 선거에 이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윤석열 후보 자신이 (선대위 혁신)거기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으면 본선 승리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에 금태섭·윤희숙 전 의원 등을 추천했다는 주장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고도 일축했다. 그는 "혹시 저 사람(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오면 내가 불리하게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말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윤석열 후보가 선출된 이후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참여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선 갈등 양상이 번지는 상황이다.
앞서 윤석열 후보 선대위 일부 인사들을 향해 "파리떼"라고 발언해 마찰을 일으켰던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의 '혁신'을 재차 주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아직도 윤 후보 주변에 파리떼가 좀 있나'라는 질문에 "한번 얘기를 했더니 그거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얘기가 많기 때문에 그 얘기는 그만하려고 한다"면서도 "윤석열 후보라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결국 과거 정치인들에게 둘러싸여서 있으면 유권자들은 결국 비슷한 형태로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표적인 게 박근혜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이다. 그 사람들 얘기만 옳다고 생각해 국사를 다루면 성공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윤 후보는 냉정한 판단을 할 능력을 가져야 된다"고 충고했다.
다만 그는 이것이 자신이 '전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위원장은 '결국 전권을 바라시는 것 아니냐고 해석되는 것 같다'는 질문에 "그것은 전권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전권이라는 것은 자기가 무슨 인사고 뭐고 자기가 다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물어보는 거지 그게 전권하고는 별개의 사항"이라고 했다.
그는 '임태희, 윤희숙, 금태섭 이런 분들을 추천하셨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는 물음에도 "나는 그런 추천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기자들이 상상을 해서 이러쿵저러쿵 쓰는 건데 나는 솔직히 얘기해서 인사에 대해서 나는 가급적이면 얘기 안 하는 사람"이라며 "국민의힘에 가서 10개월을 있었지만 한 사람도 내가 데리고 간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사람들이 무슨 까딱하면 내가 무슨 사람을 박으려고 인사에 관심 있는 것처럼 하는데, 혹시 저 사람이 오면 내가 불리하게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말을 막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오시는 데에 아직 예스라고 답을 안 하신 거냐'란 질문에 "내가 예스하고 안 하고 할 게 아니라, (윤석열)후보 스스로 확신을 갖고서 결심을 하는 것"이라고 공을 넘기기도 했다.
"내가 대원군? 상식에 맞지 않는 소리" 발끈... 민주당 일각 "김병준 나오면 땡큐"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흥선대원군 김종인, 어린 고종 윤석열"이라며 '상왕론'을 언급한 것을 두고선 "철없는 소리"라고 비난했다. 김 전 위원장은 "헌법상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를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지금 우리나라에서 누가 흥선대원군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나이가 60이 넘은 모든 걸 다 겪은 사람이고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된 대통령 권한이라는 게 뭔지 아는 사람"이라며 "대통령 선거 끝나면 그만인 것"이라고 했다.
'상왕론' 공세가 시사하듯 최근 더불어민주당 쪽에선 실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등장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늘고 있다. 한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켐페인 싸움이 중요한 이번 대선에서 아젠다 세팅 능력이 탁월한 김 전 위원장이 가장 까다롭다. 김종인 대신 '김병준 나오면 땡큐'란 말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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