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2~17세 접종 '자율' → '강력 권고'... "상황 바뀌었다"
학교·학원 집단 감염 늘어나자 입장 변경...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률 높이겠다"
▲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 ⓒ 보건복지부
정부가 앞으로 소아·청소년에게도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고한다고 밝혔다. '자율적 선택'을 중시하던 기존의 권고에서 입장을 변경한 것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12일 오전 중대본 브리핑에서 소아청소년 접종에 대해 "접종의 이익이 더 크므로 예방접종 받을 것을 강력하고 권고 드린다"라고 밝혔다.
16~17세는 예방접종 사전 예약률이 65.4%였지만, 12~15세 소아청소년은 11시 0시 기준 예약률이 31.6%로 저조한 상황이다. 소아·청소년의 감염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을 막고자 정부가 청소년의 백신 접종 권고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지난 9월 소아·청소년 접종 일정을 안내하던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12~17세 소아·청소년의 경우 순편익의 크기가 성인에 비해 작기 때문에 코로나19 예방접종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검토한 후 접종여부를 결정하시도록 권고한다"라며 "예방접종위원회에서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것은 강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학교 학원에서의 집단감염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청소년 확진자 비율이 늘어나자, 2달 만에 소아청소년 접종에 대한 정부의 기조가 '자율적 선택'에서 '강력 권고'로 바뀐 것이다.
10대 확진자 가장 많아... 12~17세 접종완료율 4.8%에 불과
중대본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도 "청소년은 예방접종을 받지 않을 경우 개인 방역수칙 준수만으로는 감염을 예방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현재 유행을 진단한 바 있다.
지난주 18세 이하 확진자 비율은 22.6%였다. 1996명(10월 3주)→2867명(10월 4주)→3376명(11월 1주)로 점점 확진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9일 발표한 11월 1주 전국 연령별 일평균 발생률을 살펴보면 10~19세는 일평균 발생률이 10만명 당 6.3명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다. 13~17세 연령군으로 좁히면 10만 명당 8.5명까지 올라간다.
최근 2주간 신규 집단감염 사례중 166건 중 교육시설이 47건을 차지할 정도로 학교·학원의 집단감염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12~17세 1차 접종률이 30.5%이고, 접종 완료율은 4.8%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접종을 하지 않은 소아·청소년의 감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접종 필요하다" 거듭강조
▲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월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기일 제1통제관은 "지금까지는 자율적 선택이라는 점이 더 부각이 된 것 같은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라며 "예전에는 소아·청소년에 확진자가 많지 않았는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많은 (확진자) 수가 나온다. 결국에 빨리 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설명했다.
이 제1통제관은 브리핑 말미에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 ▲소아·청소년의 감염 위험성이 매우 증가하고 있고 ▲소아·청소년은 성인에 비해서 면역이 약해 쉽게 감염되고 있고 ▲소아·청소년은 무증상이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라며 "소아·청소년 보호자께서는 아이들이 접종 받을 수 있도록 접종 협조를 부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년 초에는 어르신들이 우리 아이와 학생을 위해서 접종을 했다"라며 "이제는 우리 아이들과 학생들이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해서 접종을 받을 때다. 부탁을 드리겠다"라며 거듭 접종을 당부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현재 12~17세 백신 접종의 안전성은 충분히 확보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기남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지난 10일 방대본 브리핑을 통해 "소아·청소년의 경우 중증화 위험은 낮지만, 다기관염증증후군 같은 후유증이 있을 수 있으며 격리나 학업 손실, 심리적 위축 등 다른 영향도 크기 때문에 접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심근염·심낭염이 대부분이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는 경우 합병증 없이 회복이 됐다는 부분들을 감안해서, 접종의 보건학적·사회적인 편익이 크다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을 접종한 고3은 확진자는 많지 않은데 고1~2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다. 또 외국에서는 소아·청소년에서도 이전보다 중증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자료가 나오고 있다"라며 "반면 소아·청소년 접종 안전성에 대한 자료들은 점점 쌓여가고 있기 때문에, 전면 등교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을 이전보다는 강하게 권고해야 하는 상황은 맞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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