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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0년 만에 월평공원서 만난 가재, 잘 살아라

등록|2021.11.15 11:08 수정|2021.11.15 11:09

월평공원 갑천에서 만난 가재. ⓒ 이경호


지난 12일, 대전 서구 월평공원 갑천지역 답사 도중 작은 웅덩이에 갇힌 가재를 만났다. 10여 년 전 월평공원과 갑천 습지지역에서 우연히 확인한 적이 있어 서식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당시에도 매우 기쁘게 가재를 확인했던 기억이 있다.

가재는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이라면 어린 시절 직접 잡았던 경험이 많을 것이다. 필자 역시 어릴 적 가재를 잡아 작은 보에서 가재끼리 싸움을 시키며 놀았던 기억이 있다. 사람과도 친근했기 때문에 '가재는 게 편',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 등의 속담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가재를 만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가재를 볼 수 없는 이유는 어렵지 않다.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농도 1급수에 서식하는 지표종이기 때문이다. 오염되지 않는 계곡이나 냇물에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도시에서는 거의 볼 수 없으며, 시골 지역에서도 오염된 지역에서는 서식하지 못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월평공원 갑천에 가재가 서식하는 것은 그야말로 대전시민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복이다. 가재가 월평공원에 서식처를 살아가는 것은 기적이다.
 

가재의 모습. ⓒ 이경호


월평공원 갑천이 왜 대전 최고의 생태계 보고라고 불리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가재의 경우, 멸종위기종은 아니다. 전국 맑은 계곡에서는 확인되고 있기에 다행이긴 하지만, 과거보다 서식처 영역이 줄어든 것 역시 주지의 사실이다. 언제 멸종위기종이 될지 모를 종이기도 하다.

생태체험과 교육을 자주 하는 필자 역시 근 10년 만에 모습을 다시 확인할 정도로 보기 드물다. 굳이 가재를 잡으려고 하지 않아서 보지 못하는 측면도 있지만, 개체 수가 과거처럼 만다면 훨씬 더 자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우연히 만난 가재는 다시 계곡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가재가 월평공원 갑천 지역의 서식처에서 지속적으로 머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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