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하게 일을 하시는 것" 백종원의 냉정한 평가
[TV 리뷰]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독특한 개성과 사연을 지닌 인생 2막 사장님들의 연이은 등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24일 방송된 SBS 예능 <골목식당>에는 38번째 골목 '고려대 정문앞 골목'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지며 닭반볶반집- 토마토제육덮밥집과 첫 만남, 치즈돌솥밥집과의 두 번째 만남이 방송됐다.
김현승-조혜림 부부 사장님이 함께 운영중인 닭반볶반집은, 특이한 메뉴 이름만큼이나 가게 위치에서 인테리어, 요리스타일, 운영 방침까지 범상치 않은 '마이 웨이'의 연속이었다. 사장님의 가게는 고대 골목에서 다시 구석 외진 곳으로 들어가야하는 외국인 게스트 하우스 옆에 위치하고 있어서 알고 찾아가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웠다. 불리한 지리적 접근성에 간판도 보이지 않아서 식당인지 알기 어려웠고, 가게 벽면에는 당연히 있어야 할 메뉴판조차 붙어있지 않았다.
어렵게 가게를 찾은 백종원은 데리아끼 치킨라이스와 라구파스타를 주문했다. 요리를 마치고 상황실로 이동한 부부 사장님은 그동안 가게 운영 방침을 둘러싸고 서로의 이견차가 극심했던 일화들을 고백했다. 홀을 담당하는 아내 사장님은 너무 많이 남는 잔반, 비효율적인 남편의 업무스타일, 포장과 배달을 거부하는 것 등에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남편은 음식의 퀄리티에 대한 자부심과 소신을 내세우며 반박했다.
남편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이기에 양을 많이주고 싶다"고 해명하자 아내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책임져야 한다"는 사이다같은 말빨로 받아쳤다. 남편의 영업시간 대비 지나치게 많은 노동량에 대해서는 "공부는 밤새 미치도록 하는데 시험 보면 성적이 안 나오는 학생"이라고 비유하며 남편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
MC들은 폭소하면서도 부부 사장님 모두 각자 나름의 일리있는 주장이라 선뜻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었다. 쉴틈없이 티격태격하는 듯한 부부였지만, 정작 백종원의 시식이 시작되자 긴장감에 아내가 남편 사장님의 손을 꼭잡으며 알콩달콩한 반전 분위기를 연출했다.
백종원의 신랄한 평가
백종원은 주력 메뉴인 치킨라이스의 닭고기 맛은 호평했지만, 정작 볶음밥은 느끼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백종원은 맛뿐만 아니라 영업 효율성에서도 아쉬움을 표시하며 차라리 흰밥을 쓰는게 낫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백종원은 "손님들의 만족도는 잔반으로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지적하며 "잔반 양을 보면 바꾸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백종원은 요리에 대한 자부심과 고집이 강한 남편 사장님에 대해서 "미련하게 일을 하시는 것"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씁쓸한 표정의 남편과 정반대로, 아내는 활짝 미소를 지으며 백종원의 평가에 격렬하게 공감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백종원은 남편이 직접 개발한 만든 라구파스타 소스와 피클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공을 들인 것에 비하여 감동이 없다"라고 혹평했다. 사장님 혼자서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고 열심히 하는 것에 비하여 지나치게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
또한 백종원은 "손님의 시각에서 봤을 때 가게가 쌩뚱맞다"고 신랄한 평가를 내놓았다. 치킨라이스의 재료 원산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1인분(9000원)과 2인분(2만 4000원)의 가격차이가 지나치게 심하고,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는 상호에서부터, 기본적인 메뉴판이나 홍보도 부족한 것이 "내공있는 집이라기보다는, 준비가 덜 된 가게라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결국 백종원은 경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아내 사장님의 의견에 손을 들어줬다. 남편 사장님은 고개를 갸웃하며 애매한 반응으로 앞으로 백종원과 아내의 의견을 얼마나 수용할지 궁금증을 높였다.
'오팔세대' 사장님들의 등장
토마토 제육덮밥집은 두 남녀 사장님의 이색적인 과거 경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주방을 담당하는 석훈 사장님은 음반사와 영화투자, 실용음악과 교수를 역임하는 30년간 예술 관련 업무에 종사했고, 홀 담당인 김진희 실장님은 연대 법대 석사 졸업에 소비자 단체 상담팀장을 역임했던 법무 관련 경력자라는 과거를 가지고 있었다.
50대인 두 사장님은 이른바 '오팔세대(Old people with acitve life, 은퇴 이후에도 활동적인 삶을 꿈꾸는 세대)'로서 요식업을 통하여 제 2의 인생에 도전한 것. 석훈 사장님은 "50대에 은퇴해서 새로 시작하지 않으면 앞으로 50년은 과거 이야기만 하다가 죽어야 한다. 김진희 실장님도 저와 비슷한 생각이어서 동업을 하게 됐다"고 사연을 밝혔다. 겉보기에 부부나 남매같아 보이는 편안한 분위기와 달리, 실제로는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오직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반전이 알려지며 MC들을 놀라게 했다.
두 사장님의 기묘한 인연도 한편의 드라마였다. 김진희 실장님은 돈가스집 창업을 꿈꾸며 가게 인테리어를 위하여 음향설치 전문가로 소개받은 석훈 사장님이 '이대로 가게 열면 망한다'고 강하게 만류하면서 창업을 포기했던 일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이후 요식업 경험을 쌓기 위하여 아르바이트를 수소문하던 김진희 실장님은 우연히 석훈 사장님이 운영하던 주꾸미 집에서 다시 1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그렇게 인연이 된 두 사람은 인생 2막을 위한 창업을 두고 의견을 교환하다가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동업까지 하게 된 것.
작년 3월 분식집으로 첫 창업했던 두 사장님은 기대감에 불탔으나 가게 오픈과 거의 동시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아픈 사연을 공개했다. 초보 사장님 시절의 두 사람은 처음엔 모두가 힘든 와중에 '그래도 우리는 장사가 잘된다'고 생각하며 무한 긍정했지만, 어느날 신문에서 '코로나 시대에 월매출 1억'을 넘긴 가게의 이야기를 보고나서야 현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던 씁쓸한 일화를 공개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이후 100여 군데가 넘는 유명 가게들을 찾아다니며 벤치마킹에 나섰고 현재의 자리에서 두 번째 가게를 오픈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
두 사장님은 이구동성으로 궁극적인 최종목표를 "헤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석훈 사장님은 "2호점을 내야 잘돼서 헤어질 수 있다. 아니면 계속 붙어있어야 한다"고 농반진반이 담긴 애절한 고백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주메뉴인 토마토 제육덮밥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백종원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맛있지만, 제육볶음 맛을 생각하고 드시는 분은 당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식을 위하여 호출된 금새록은 백종원의 설명도 아랑곳하지 않고 폭풍식사를 즐기며 만족했던 반면, 퓨전 음식을 선호하지 않는 김성주는 한 입을 먹자마자 "실험적인 맛"이라며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여기서 백종원은 사장님들에게 중요한 조언을 건넸다. "음식을 벤치마킹 하더라도 주고객층이 내 가게의 상권과 일치하는지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장님은 "딱 걸렸다"고 인정하며 오피스 상권과 외국인 유동인구가 많은 한남동에서 벤치마킹한 메뉴임을 고백했다. 이어진 주방점검에서는 전반적으로 청결상태가 미흡한 모습을 드러내며 의욕보다 부지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감동을 안겼던 치즈돌솥밥집이 다시 등장했다. 어느덧 학생에서 주부가 되어 다시 찾아온 사장님의 단골 손님들이 응원차 깜짝 방문하는 훈훈한 풍경이 연출됐다.
석은열 사장님은 백종원에게 일주일 동안 준비한 신메뉴 3종 덮밥으로 돌솥덮밥- 꽈리고추 고기덮밥-마늘종 고기덮밥을 선보였다. 20년차 내공을 발휘하여 마늘종과 두반장 등 새로운 재료들을 적절히 활용한 신메뉴에 백종원은 호평을 보냈다. 음식을 먹는 학생들의 영양까지 고려하여 양파와 콩나물 등 재료를 얹어주기 시작했다는 메뉴 개발을 둘러싼 뒷이야기는 사장님의 따뜻한 인품을 보여줬다.
유일한 문제는 지나치게 느린 조리 속도였다. 백종원은 중년의 여사장님 홀로 운영하는 가게 특성상 빠른 회전율이 중요한 대학가 상권에서 살아남으려면 조리 시간 단축과 주방의 효율적인 동선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기왕이면 학생들에거 더 맛있는 음식을 주고 싶어서 본인의 불편함과 번거로움까지 감수했던 사장님의 배려가 가게 운영에게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 것. 하지만 사장님은 메뉴를 연구하면서 불필요한 수고를 줄이고도 음식의 맛과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요령을 조금씩 터득해가는 모습이었다.
또한 백종원은 가게의 시그니처인 치즈밥을 포기하기보다는, 경쟁력있는 덮밥에 치즈는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곁들인다는 개념으로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백종원과 사장님은 단골 학생들에게 메뉴 테스트 이후 피드백을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대화를 이어가던 백종원과 사장님은 뜬금없이 고려대와 연세대의 '부심'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사장님이 "고대 학생들이 말을 잘 듣는다. 예쁘다"라고 칭찬하자 백종원은 "잘생긴 사람은 연대가 많다"고 주장했고 사장님은 "이 동네에서는 그러면 안된다"고 평소와 달리 단호하게 반박했다. 두 사람은 '고연전'이냐 '연고전'이냐는 호칭을 놓고도 귀여운 신경전을 벌였다. 연대 출신 85학번 요리연구가와 고대 앞에서만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시조새 사장님 간의 기묘한 자존심 싸움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진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신메뉴 시식을 위하여 돌솥밥집으로 몰려온 고려대 학생들의 모습, 닭반볶반집에서 백종원에게 남편 몰래 비밀 면담을 요청한 아내 사장님의 이야기가 소개되며 궁금증을 높였다. 자극적인 설정이나 빌런 만들기가 없어도 인생 2막을 꿈꾸는 중장년 사장님들의 유쾌한 케미와 인간미 넘치는 에피소드만으로 시청자들의 훈훈한 공감대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현승-조혜림 부부 사장님이 함께 운영중인 닭반볶반집은, 특이한 메뉴 이름만큼이나 가게 위치에서 인테리어, 요리스타일, 운영 방침까지 범상치 않은 '마이 웨이'의 연속이었다. 사장님의 가게는 고대 골목에서 다시 구석 외진 곳으로 들어가야하는 외국인 게스트 하우스 옆에 위치하고 있어서 알고 찾아가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웠다. 불리한 지리적 접근성에 간판도 보이지 않아서 식당인지 알기 어려웠고, 가게 벽면에는 당연히 있어야 할 메뉴판조차 붙어있지 않았다.
▲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어렵게 가게를 찾은 백종원은 데리아끼 치킨라이스와 라구파스타를 주문했다. 요리를 마치고 상황실로 이동한 부부 사장님은 그동안 가게 운영 방침을 둘러싸고 서로의 이견차가 극심했던 일화들을 고백했다. 홀을 담당하는 아내 사장님은 너무 많이 남는 잔반, 비효율적인 남편의 업무스타일, 포장과 배달을 거부하는 것 등에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남편은 음식의 퀄리티에 대한 자부심과 소신을 내세우며 반박했다.
MC들은 폭소하면서도 부부 사장님 모두 각자 나름의 일리있는 주장이라 선뜻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었다. 쉴틈없이 티격태격하는 듯한 부부였지만, 정작 백종원의 시식이 시작되자 긴장감에 아내가 남편 사장님의 손을 꼭잡으며 알콩달콩한 반전 분위기를 연출했다.
백종원의 신랄한 평가
▲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백종원은 주력 메뉴인 치킨라이스의 닭고기 맛은 호평했지만, 정작 볶음밥은 느끼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백종원은 맛뿐만 아니라 영업 효율성에서도 아쉬움을 표시하며 차라리 흰밥을 쓰는게 낫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백종원은 "손님들의 만족도는 잔반으로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지적하며 "잔반 양을 보면 바꾸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백종원은 요리에 대한 자부심과 고집이 강한 남편 사장님에 대해서 "미련하게 일을 하시는 것"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씁쓸한 표정의 남편과 정반대로, 아내는 활짝 미소를 지으며 백종원의 평가에 격렬하게 공감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백종원은 남편이 직접 개발한 만든 라구파스타 소스와 피클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공을 들인 것에 비하여 감동이 없다"라고 혹평했다. 사장님 혼자서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고 열심히 하는 것에 비하여 지나치게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
또한 백종원은 "손님의 시각에서 봤을 때 가게가 쌩뚱맞다"고 신랄한 평가를 내놓았다. 치킨라이스의 재료 원산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1인분(9000원)과 2인분(2만 4000원)의 가격차이가 지나치게 심하고,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는 상호에서부터, 기본적인 메뉴판이나 홍보도 부족한 것이 "내공있는 집이라기보다는, 준비가 덜 된 가게라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결국 백종원은 경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아내 사장님의 의견에 손을 들어줬다. 남편 사장님은 고개를 갸웃하며 애매한 반응으로 앞으로 백종원과 아내의 의견을 얼마나 수용할지 궁금증을 높였다.
'오팔세대' 사장님들의 등장
토마토 제육덮밥집은 두 남녀 사장님의 이색적인 과거 경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주방을 담당하는 석훈 사장님은 음반사와 영화투자, 실용음악과 교수를 역임하는 30년간 예술 관련 업무에 종사했고, 홀 담당인 김진희 실장님은 연대 법대 석사 졸업에 소비자 단체 상담팀장을 역임했던 법무 관련 경력자라는 과거를 가지고 있었다.
50대인 두 사장님은 이른바 '오팔세대(Old people with acitve life, 은퇴 이후에도 활동적인 삶을 꿈꾸는 세대)'로서 요식업을 통하여 제 2의 인생에 도전한 것. 석훈 사장님은 "50대에 은퇴해서 새로 시작하지 않으면 앞으로 50년은 과거 이야기만 하다가 죽어야 한다. 김진희 실장님도 저와 비슷한 생각이어서 동업을 하게 됐다"고 사연을 밝혔다. 겉보기에 부부나 남매같아 보이는 편안한 분위기와 달리, 실제로는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오직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반전이 알려지며 MC들을 놀라게 했다.
두 사장님의 기묘한 인연도 한편의 드라마였다. 김진희 실장님은 돈가스집 창업을 꿈꾸며 가게 인테리어를 위하여 음향설치 전문가로 소개받은 석훈 사장님이 '이대로 가게 열면 망한다'고 강하게 만류하면서 창업을 포기했던 일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이후 요식업 경험을 쌓기 위하여 아르바이트를 수소문하던 김진희 실장님은 우연히 석훈 사장님이 운영하던 주꾸미 집에서 다시 1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그렇게 인연이 된 두 사람은 인생 2막을 위한 창업을 두고 의견을 교환하다가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동업까지 하게 된 것.
작년 3월 분식집으로 첫 창업했던 두 사장님은 기대감에 불탔으나 가게 오픈과 거의 동시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아픈 사연을 공개했다. 초보 사장님 시절의 두 사람은 처음엔 모두가 힘든 와중에 '그래도 우리는 장사가 잘된다'고 생각하며 무한 긍정했지만, 어느날 신문에서 '코로나 시대에 월매출 1억'을 넘긴 가게의 이야기를 보고나서야 현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던 씁쓸한 일화를 공개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이후 100여 군데가 넘는 유명 가게들을 찾아다니며 벤치마킹에 나섰고 현재의 자리에서 두 번째 가게를 오픈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
두 사장님은 이구동성으로 궁극적인 최종목표를 "헤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석훈 사장님은 "2호점을 내야 잘돼서 헤어질 수 있다. 아니면 계속 붙어있어야 한다"고 농반진반이 담긴 애절한 고백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한편 주메뉴인 토마토 제육덮밥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백종원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맛있지만, 제육볶음 맛을 생각하고 드시는 분은 당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식을 위하여 호출된 금새록은 백종원의 설명도 아랑곳하지 않고 폭풍식사를 즐기며 만족했던 반면, 퓨전 음식을 선호하지 않는 김성주는 한 입을 먹자마자 "실험적인 맛"이라며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여기서 백종원은 사장님들에게 중요한 조언을 건넸다. "음식을 벤치마킹 하더라도 주고객층이 내 가게의 상권과 일치하는지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장님은 "딱 걸렸다"고 인정하며 오피스 상권과 외국인 유동인구가 많은 한남동에서 벤치마킹한 메뉴임을 고백했다. 이어진 주방점검에서는 전반적으로 청결상태가 미흡한 모습을 드러내며 의욕보다 부지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감동을 안겼던 치즈돌솥밥집이 다시 등장했다. 어느덧 학생에서 주부가 되어 다시 찾아온 사장님의 단골 손님들이 응원차 깜짝 방문하는 훈훈한 풍경이 연출됐다.
석은열 사장님은 백종원에게 일주일 동안 준비한 신메뉴 3종 덮밥으로 돌솥덮밥- 꽈리고추 고기덮밥-마늘종 고기덮밥을 선보였다. 20년차 내공을 발휘하여 마늘종과 두반장 등 새로운 재료들을 적절히 활용한 신메뉴에 백종원은 호평을 보냈다. 음식을 먹는 학생들의 영양까지 고려하여 양파와 콩나물 등 재료를 얹어주기 시작했다는 메뉴 개발을 둘러싼 뒷이야기는 사장님의 따뜻한 인품을 보여줬다.
유일한 문제는 지나치게 느린 조리 속도였다. 백종원은 중년의 여사장님 홀로 운영하는 가게 특성상 빠른 회전율이 중요한 대학가 상권에서 살아남으려면 조리 시간 단축과 주방의 효율적인 동선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기왕이면 학생들에거 더 맛있는 음식을 주고 싶어서 본인의 불편함과 번거로움까지 감수했던 사장님의 배려가 가게 운영에게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 것. 하지만 사장님은 메뉴를 연구하면서 불필요한 수고를 줄이고도 음식의 맛과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요령을 조금씩 터득해가는 모습이었다.
또한 백종원은 가게의 시그니처인 치즈밥을 포기하기보다는, 경쟁력있는 덮밥에 치즈는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곁들인다는 개념으로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백종원과 사장님은 단골 학생들에게 메뉴 테스트 이후 피드백을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대화를 이어가던 백종원과 사장님은 뜬금없이 고려대와 연세대의 '부심'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사장님이 "고대 학생들이 말을 잘 듣는다. 예쁘다"라고 칭찬하자 백종원은 "잘생긴 사람은 연대가 많다"고 주장했고 사장님은 "이 동네에서는 그러면 안된다"고 평소와 달리 단호하게 반박했다. 두 사람은 '고연전'이냐 '연고전'이냐는 호칭을 놓고도 귀여운 신경전을 벌였다. 연대 출신 85학번 요리연구가와 고대 앞에서만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시조새 사장님 간의 기묘한 자존심 싸움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진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신메뉴 시식을 위하여 돌솥밥집으로 몰려온 고려대 학생들의 모습, 닭반볶반집에서 백종원에게 남편 몰래 비밀 면담을 요청한 아내 사장님의 이야기가 소개되며 궁금증을 높였다. 자극적인 설정이나 빌런 만들기가 없어도 인생 2막을 꿈꾸는 중장년 사장님들의 유쾌한 케미와 인간미 넘치는 에피소드만으로 시청자들의 훈훈한 공감대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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