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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 나선 노원 월계동 주민들, "일방적 은행 폐점 반대"

신한은행 폐점에 따른 피해 해결을 위한 주민대책위 기자회견 열려

등록|2021.12.03 17:34 수정|2021.12.03 18:19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미륭미성삼호3,4차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신한은행 폐점 결정에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나섰다.

3일 오후 3시, 월계동 삼호종합상가 앞에서 열린 '신한은행 폐점에 따른 피해 해결을 위한  주민대책위 기자회견'에는 70여 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대부분 70대 노인들이었고 상가 상인도 여럿 눈에 띄었다.

이들은 "노인층 배제하고 주민편의 무시하는 무분별한 은행폐점 반대한다"면서 신한은행과 정치권에 적극적인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 3일 오후 노원구 신한은행 월계동지점 앞에서 신한은행 폐점에 따른 피해 해결을 위한 주민대책위 기자회견이 열렸다. ⓒ 이은혜


주민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 배경에는 한 지역 내 연이은 은행 폐점이 있다. 최근 인근 상가 국민은행 출장소가 폐점 결정된 데 이어 내년 2월 신한은행마저 폐점될 위기에 처한 것. 신한은행이 사라지면 5천여 세대가 사는 일대에 은행은 단 한 곳도 남지 않게 된다. 주민의 절대다수가 고령층인 점을 감안하면 노인들의 금융소외가 심화될 처지다.

집회에 참여한 주민 권성회씨는 "5천 세대나 넘게 거주하는 단지에 유일한 은행인데 일방적으로 나가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면서 "은행이 없어지면 멀리까지 가야 되는데 노인들은 불편해서 어떻게 하냐. 주민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대책위 공동대표를 맡은 주민 강미경씨는 "금융이 일반 사기업처럼 그저 돈벌이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씨는 "공과금, 관리비, 노령연금, 재난지원금, 임금 수령 등 수많은 거래를 은행을 통해서 하는 만큼, 금융은 주민들 삶에 있어 필수영역"이라면서 "공공의 영역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강미경 주민대책위 공동대표는 금융의 공공성을 강조했다. ⓒ 이은혜


신한은행이 위치한 상가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은주수씨는 상인으로서의 위기감을 전했다. 은씨는 "인근에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상권이 많이 죽었는데, 은행까지 나간다고 하니 충격이 크다"고 전하며 "아무쪼록 좋은 방안을 강구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주민대책위는 신한은행 측에 디지털 라운지 전환이 아닌 출장소 전환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하며 "디지털 거래에 소외될 수 있는 주민불편에 적극적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또 국회의원, 구청장 등 정치권에도 "주민대책위로 결성된 주민의 뜻을 받들어 적극 문제 해결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주민대책위는 향후 구청장, 국회의원 면담과 신한은행 면담 등을 통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 "꽃 피는 봄에도 신한은행을 이용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에 주민들이 꽃모양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 이은혜


한편, 은행의 무분별한 점포폐쇄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어왔다. 최근 국회 입법 조사처의 '은행권의 점포 축소와 금융소외계층 보호를 위한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년 간 1천개 점포가 폐쇄되었다고 한다. 이에 최근까지 충남태안군 태안읍, 서울 성동구 응봉동, 도봉구 도봉2동 등에서도 주민들의 항의 집회와 서명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다. 월계동 주민들의 직접행동이 금융당국의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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