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윤석열 포옹에 '이낙연 등판' 기다리는 민주당
국민의힘 '원팀' 이미지 굳히자 위기감... 이 전 대표 '조용한 행보'에 "일각에선 부글부글"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선후보와 당대표 사이의 갈등을 봉합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인선을 성사시키는 등 국민의힘이 통합 행보를 이어가자, 더불어민주당 쪽에선 이낙연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과 주말 사이 국민의힘이 '원팀'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것처럼 더불어민주당에선 이 전 대표에게 그 역할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후 2주 간 칩거를 이어가던 이 전 대표는 지난 10월 24일 이재명 대선후보를 만난 뒤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았었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사실상 개별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더불어민주당은 '원팀'의 이미지를 내비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조용한 일정"을 말했지만, 이 후보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에선 그의 '본격 등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후보가 유권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 만큼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이를 넘어서는 '극적 타이밍'을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이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우선 '이낙연 세력' 차원의 화합은 큰 무리 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 캠프에서 핵심 측근으로 꼽혔던 오영훈·박광온 의원은 각각 선대위 후보비서실장과 공보단장을 맡아 이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6일 추가로 인선된 선대위 대변인단에도 이낙연 캠프에서 일한 김영웅 전 장애인위원장과 김효은 전 경기도 평화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관건은 이 전 대표 본인의 등판이다. 당 관계자는 6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국민의힘에서 김종인을 내세웠으니 우리도 중도 확장에서 강점을 보이는 이 전 대표가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라며 "일부 지지자 사이에선 부글부글 끓는 여론도 올라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호남 출신(전남 영광)이란 상징성도 지니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주 간 금·토·일요일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호남을 돌았는데, 이 전 대표와의 동행은 성사되지 못했다.
호남지역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에서도 이 전 대표의 지지 세력은 잘 통합되어가는 중"이라며 "다만 모두가 이 전 대표의 생각을 궁금해 하는데, 나름 극적인 타이밍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6일 이 전 대표를 향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 후보는 MBC <뉴스외전> 인터뷰에서 "지난 (2017년) 대선의 경선에서 뻔히 질 걸 알았던 저도 (지고 나니) 섭섭하고 상처입고 그러더라"라며 "(이 전 대표의)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이 전 대표에게) 인사 드리고 전화 드리고 하는데, 조만간 실제로 마음을 내서 함께 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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