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977년 레시피로 만드는 크리스마스 인기 간식
참을 수 없는 달다구리 견과류, 스파이스 너트와 글레이즈 아몬드
캐나다 크리스마스 시즌은 준비가 굉장히 바쁘다. 한 해 가장 큰 행사이기 때문이다. 선물도 준비하고 집안도 장식해야 하니 참으로 분주하다. 남편은 노바스코샤에 사는 누님과 형수님께 보낼 선물을 준비하느라 주말을 보냈다. 우리 집은 캐나다의 서쪽 끝, 그분들은 동쪽 끝에 사시기 때문에, 부지런히 준비해서 부치지 않으면 제때 도착하기 어렵다. 따라서 남편의 마음이 몹시 바빴다.
노인들의 선물은 간직할 물건보다는 먹어서 없어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남편은 이것저것 먹을 것을 더 많이 준비했다. 선물은 한 군데로 보내고, 그러면 두 분이 만나서 함께 선물을 열고 식사를 하시기 때문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그래서 집에서 만든 식초와 크리스마스 푸딩, 집에서 말린 꽃차를 넣었고, 새로이 쇠간 파테도 만들고, 그리고 이 달다구리 견과류 간식도 잊지 않았다. 만들기 쉬우면서도 추억이 서려 있는 우리 집의 인기 크리스마스 간식이기 때문이다.
형편이 어렵던 시절에 만들던 크리스마스 간식
나를 만나기 훨씬 전부터 혼자였던 남편은 삼남매를 혼자서 키워서 출가시켰다. 그는 아이들이 어릴 때 이혼을 하게 되었고, 상황은 참으로 좋지 않았다. 일도 하고 아이들도 챙겨야 하는 삶은 싱글대디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주변의 따뜻한 손길 덕분에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다고 남편은 늘 감사한다.
그 와중에 크리스마스 시즌이 닥치면서, 선생님들께 선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했다. 선물을 살 돈은 물론 없었다. 그래서 남편은 아이들과 함께 견과류를 이용한 간식을 만들어, 예쁘게 포장하여 들려 보냈다고 했다. 선생님들의 반응이 좋았고, 바로 땡큐 카드를 받아 들고 온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남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꼭 이 두 가지 너트 간식을 만든다. 작년에는 코비드 때문에 가족 식사가 금지되어서, 이렇게 이것저것을 만들어 모아서 바구니에 담아서 아이들 집에 배달하였다. 그래도 올해는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이라도 함께 모여서 할 수 있게 되어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혼자 사시는 누님과 형수님께는 올해에도 가지 못하니 또 선물을 준비한다.
남편이 만드는 이 견과류 간식은, 캐나디안 리빙(Canadian Living)이라는 잡지사에서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나온 책자에 있는 것이다. 원 레시피는 자그마치 1977년에 출간된 것이다. 그야말로 옛날 재료로 옛맛 나는 간식인 것이다.
설명도 작은 글씨로 단 몇 줄이지만,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간식은 달달하고 맛있다.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평소에 늘 해 먹는 것은 아니니 명절 기분은 충분히 낼 수 있다.
글레이즈드 아몬드(Glazed Almonds)는 버터와 설탕, 콘시럽을 넣어 끓인 후, 껍질 벗긴 아몬드를 넣어 섞어주고 굳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 깨강정과 거의 비슷한 과정인데, 설탕으로 만들어서 나중에 굳으면 딱딱하게 깨 먹는 맛이 재미있다.
스파이스드 너트(spiced nuts)도 만들기 쉽다. 가염 땅콩만 가지고 해도 되고, 혼합 너트류를 가지고 해도 된다. 계핏가루를 넣어서 어른들도 좋아하는 맛이고, 식고 나면 바삭해서 더욱 좋다.
이렇게 완성된 것들을 모두 모아서 하나의 상자에 넣으려는 남편. 그러나 실패하고 말았다. 자식들이 고모께 전해달라고 가져온 선물들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여러모로 시도를 하다가 두 개의 박스에 나눠서 포장하였다.
그리고 선물의 마지막은, 우리가 사는 지역의 상록수 가지이다. 비닐 충전재 대신 뒷마당의 나뭇가지를 넣는 것이다. 누님의 소포에는 그 댁의 마당에서 딴 나뭇가지가 담겨서 온다. 선물 박스를 열면 향긋한 나무 향이 올라오니, 선물을 마음과 함께 담아서 자연과 함께 보내면서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것이다. 자연의 나무가 넉넉한 캐나다여서 가능한 일이리라.
이렇게 다 담아서 발송을 하고 온 남편 마음이 들떠 있다. 물건을 보내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무사도착을 기원하는 마음도 선물의 일부이리라. 이 작은 물건들로 혼자 사는 두 분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드릴 수 있기를...
글레이즈드 아몬드(Glazed Almond)
북미식 계량컵 사용(1컵=240ml)
버터 1큰술, 콘시럽 1큰술, 설탕 1/3컵, 아몬드 1컵, 껍질 벗긴 것, 소금 1/4 작은술
1. 두툼한 프라이팬에 버터와 콘시럽, 설탕을 넣고 녹을 때까지 중강 불로 가열한다.
2. 재료가 녹으면 아몬드를 넣고, 가끔 저어가면서 10~15분가량 익힌다.
3. 쿠킹포일을 넓게 준비한다.
4. 아몬드가 캐러멜 색이 돌면 불에서 내리고, 준비된 포일 위에 펼친다.
5. 즉시 소금을 그 위에 뿌려준다.
6. 완전히 식으면 적당한 크기로 부숴서 밀봉하여 보관한다.
스파이스 너트(Spiced Nuts)
소금 가미된 땅콩 또는 견과류믹스 2컵, 달걀흰자 1개 분량, 가볍게 거품 내서 사용
설탕 4큰술, 계핏가루 4작은술, 건포도 1컵, 소금 1/2 작은술
1. 오븐을 165°C로 예열한다.
2. 땅콩과 달걀흰자를 섞어준다. 땅콩이 골고루 코팅될 정도로 흔들어준다.
3. 설탕과 계핏가루를 섞어서 땅콩 위에 뿌린다. 고루 묻도록 잘 섞어준다.
4. 베이킹 팬에 펼치고 예열된 오븐에 넣는다.
5. 중간에 한두 번 섞어주면서 20분 정도 구워준다.
6. 꺼내서 큰 볼에 담고, 건포도를 넣어서 섞어준다.
7. 소금을 뿌려 섞어주고, 완전히 식을 때까지 중간중간 섞어준다.
8. 밀폐용기에 넣어 보관한다.
노인들의 선물은 간직할 물건보다는 먹어서 없어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남편은 이것저것 먹을 것을 더 많이 준비했다. 선물은 한 군데로 보내고, 그러면 두 분이 만나서 함께 선물을 열고 식사를 하시기 때문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 글레이즈 아몬드와 스파이스 너트. 크리스마스 콘셉트니까 초록색과 빨간색 털실로 묶어주면 분위기가 더욱 그럴듯해진다. ⓒ 김정아
형편이 어렵던 시절에 만들던 크리스마스 간식
나를 만나기 훨씬 전부터 혼자였던 남편은 삼남매를 혼자서 키워서 출가시켰다. 그는 아이들이 어릴 때 이혼을 하게 되었고, 상황은 참으로 좋지 않았다. 일도 하고 아이들도 챙겨야 하는 삶은 싱글대디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주변의 따뜻한 손길 덕분에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다고 남편은 늘 감사한다.
그 와중에 크리스마스 시즌이 닥치면서, 선생님들께 선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했다. 선물을 살 돈은 물론 없었다. 그래서 남편은 아이들과 함께 견과류를 이용한 간식을 만들어, 예쁘게 포장하여 들려 보냈다고 했다. 선생님들의 반응이 좋았고, 바로 땡큐 카드를 받아 들고 온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남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꼭 이 두 가지 너트 간식을 만든다. 작년에는 코비드 때문에 가족 식사가 금지되어서, 이렇게 이것저것을 만들어 모아서 바구니에 담아서 아이들 집에 배달하였다. 그래도 올해는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이라도 함께 모여서 할 수 있게 되어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혼자 사시는 누님과 형수님께는 올해에도 가지 못하니 또 선물을 준비한다.
남편이 만드는 이 견과류 간식은, 캐나디안 리빙(Canadian Living)이라는 잡지사에서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나온 책자에 있는 것이다. 원 레시피는 자그마치 1977년에 출간된 것이다. 그야말로 옛날 재료로 옛맛 나는 간식인 것이다.
▲ 캐나디안 리빙 크리스마스 특별호 ⓒ 김정아
설명도 작은 글씨로 단 몇 줄이지만,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간식은 달달하고 맛있다.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평소에 늘 해 먹는 것은 아니니 명절 기분은 충분히 낼 수 있다.
글레이즈드 아몬드(Glazed Almonds)는 버터와 설탕, 콘시럽을 넣어 끓인 후, 껍질 벗긴 아몬드를 넣어 섞어주고 굳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 깨강정과 거의 비슷한 과정인데, 설탕으로 만들어서 나중에 굳으면 딱딱하게 깨 먹는 맛이 재미있다.
스파이스드 너트(spiced nuts)도 만들기 쉽다. 가염 땅콩만 가지고 해도 되고, 혼합 너트류를 가지고 해도 된다. 계핏가루를 넣어서 어른들도 좋아하는 맛이고, 식고 나면 바삭해서 더욱 좋다.
▲ 크리스마스를 위한 견과류 간식 만들기 ⓒ 김정아
이렇게 완성된 것들을 모두 모아서 하나의 상자에 넣으려는 남편. 그러나 실패하고 말았다. 자식들이 고모께 전해달라고 가져온 선물들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여러모로 시도를 하다가 두 개의 박스에 나눠서 포장하였다.
▲ 상자를 가득 채운 선물. ⓒ 김정아
▲ 상록수 가지를 담은 선물상자. ⓒ 김정아
그리고 선물의 마지막은, 우리가 사는 지역의 상록수 가지이다. 비닐 충전재 대신 뒷마당의 나뭇가지를 넣는 것이다. 누님의 소포에는 그 댁의 마당에서 딴 나뭇가지가 담겨서 온다. 선물 박스를 열면 향긋한 나무 향이 올라오니, 선물을 마음과 함께 담아서 자연과 함께 보내면서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것이다. 자연의 나무가 넉넉한 캐나다여서 가능한 일이리라.
▲ 크리스마스 선물 박스 ⓒ 김정아
이렇게 다 담아서 발송을 하고 온 남편 마음이 들떠 있다. 물건을 보내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무사도착을 기원하는 마음도 선물의 일부이리라. 이 작은 물건들로 혼자 사는 두 분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드릴 수 있기를...
글레이즈드 아몬드(Glazed Almond)
북미식 계량컵 사용(1컵=240ml)
버터 1큰술, 콘시럽 1큰술, 설탕 1/3컵, 아몬드 1컵, 껍질 벗긴 것, 소금 1/4 작은술
1. 두툼한 프라이팬에 버터와 콘시럽, 설탕을 넣고 녹을 때까지 중강 불로 가열한다.
2. 재료가 녹으면 아몬드를 넣고, 가끔 저어가면서 10~15분가량 익힌다.
3. 쿠킹포일을 넓게 준비한다.
4. 아몬드가 캐러멜 색이 돌면 불에서 내리고, 준비된 포일 위에 펼친다.
5. 즉시 소금을 그 위에 뿌려준다.
6. 완전히 식으면 적당한 크기로 부숴서 밀봉하여 보관한다.
스파이스 너트(Spiced Nuts)
소금 가미된 땅콩 또는 견과류믹스 2컵, 달걀흰자 1개 분량, 가볍게 거품 내서 사용
설탕 4큰술, 계핏가루 4작은술, 건포도 1컵, 소금 1/2 작은술
1. 오븐을 165°C로 예열한다.
2. 땅콩과 달걀흰자를 섞어준다. 땅콩이 골고루 코팅될 정도로 흔들어준다.
3. 설탕과 계핏가루를 섞어서 땅콩 위에 뿌린다. 고루 묻도록 잘 섞어준다.
4. 베이킹 팬에 펼치고 예열된 오븐에 넣는다.
5. 중간에 한두 번 섞어주면서 20분 정도 구워준다.
6. 꺼내서 큰 볼에 담고, 건포도를 넣어서 섞어준다.
7. 소금을 뿌려 섞어주고, 완전히 식을 때까지 중간중간 섞어준다.
8. 밀폐용기에 넣어 보관한다.
덧붙이는 글
기자의 브런치에도 같은 내용이 실립니다 (https://brunch.co.kr/@lachouette/)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