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여론조사 토대로 '전망대 사업' 부각한 국제신문
조사 의뢰자와 목적 쏙 빠져... '황령산 개발' 반대 환경단체 기자회견도 '긍정적' 표현으로 제목 뽑아
'부산의 대표 정론지' 국제신문은 지난 14일 2면에 <부산랜드마크 전망대 시민 57% "필요하다">를 실었다. 해당 기사는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서치앤리서치'가 13일 발표한 '부산 관광인프라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며 부산시민 10명 중 6명이 랜드마크 전망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지역언론 5개사 중 국제신문이 유일하게 보도한 해당 여론조사 결과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했는지 알 수 없었다. 또한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치는 응답자 수, 응답률, 대상자 선정 방식, 조사 방법, 기간 등도 밝히고 있지 않아 해당 여론조사 결과에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국제신문은 부산시민 57%가 랜드마크 전망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결과를 제목으로 올려 부각했다.
불충분한 여론조사 결과 보도로
전망대 사업 필요성 부각한 국제신문
기사에 따르면 이번 여론조사는 부산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응답자의 57.7%가 '랜드마크 전망대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10.3%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57.7%와 10.3%의 응답만 기사에서 언급해 전체 응답은 알 수 없었고, '부산랜드마크 전망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에만 주목했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10.3%의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이어 언급한 문항은 '부산이 국제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이었다. 해당 문항에 대한 보기는 '관광축 연결로 관광 효율성 제고', '해안가-도심 연계성 강화', '랜드마크 조성', '산지 개발로 관광축 범위 확대', '기타'로 구성돼 있었다. 문항에 대한 보기가 '부산이 국제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종합적이고 다양한 과제들을 포함하고 있다기 보다는, 어디에 답하든 '랜드마크 전망대'로 수렴되는 모습이었다.
또한 기사에 따르면, '관광지로서 부산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은'이라는 문항에 대해 사포지향의 매력을 활용한 휴양중심지(38.1%), 랜드마크 형성을 통한 도시 이미지 강화(29.3%)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랜드마크 전망대'보다는 사포지향 즉, 산·강·바다·온천을 끼고 있는 부산의 자연적 조건을 활용한 휴양지로의 방향성에 더 많은 시민이 답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기사의 제목과 리드에서 강조한 건 '랜드마크 전망대' 필요성이었다.
가장 큰 문제를 보인 문항이 포함된 기사 내용은 "시민 대부분은 랜드마크 전망대 등 관광인프라 육성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이다. 정확한 여론조사 문항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해당 기사는 관광인프라 육성의 대표 예시로 '랜드마크 전망대'를 들었다. 다른 관광인프라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랜드마크 전망대' 사업만 언급하는 것은 해당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홍보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는 기사의 마지막 문단 리서치앤리서치 관계자 인터뷰 인용에서 더욱 확실해졌다. 리서치앤리서치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의 함의를 "랜드마크 전망대와 같은 산지 대상 관광 인프라를 확충해 주요 해안 관광지와 관광축을 연결해야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라고 정리했다. 관계자의 발언으로 이번 여론조사가 '랜드마크 전망대' 사업을 부각하기 위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복된 국제신문의
'황령산 전망대' 사업 띄우기
지난 8월 19일,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삼섭 대원플러스그룹 회장과 '황령산 유원지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부산 환경단체는 23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령산 개발 중단을 촉구했다. 황령산은 부산의 허파로, 그 가치가 점점 커져 항상 개발의 표적이 돼 왔지만 시민의 선택은 개발보다 보전이었다는 게 주요 이유였다.
이 소식을 전한 13건의 기사 중 유일하게 긍정적 표현으로 제목을 뽑은 언론사가 '국제신문'이었다. 환경단체의 '반발', '중단' 요구를 '공영개발 촉구'라 프레임했다.
부산MBC <시민단체 "황령산 개발 시민 의견 수렴 먼저..환경파괴 우려">
KNN <환경단체, 황령산 랜드마크 개발 규탄>
경향신문 <"개발업자 우선하는 박형준" 부산 황령산유원지 조성에 환경단체 반발>
부산일보 <"시민 빠진 행정" 부산 황령산 개발 사업에 환경단체 '반발'>
연합뉴스 <부산시민단체 "황령산 전망대 사업 환경훼손 불가피...중단해야">
노컷뉴스 <"부산의 허파, 황령산 보존해야...전망대 사업 중단하라">
서울신문 <부산시민단체, "황령산 유원지 개발 사업 즉각 중단하라">
뉴스1 <부산 환경단체, 황령산 개발 사업에 "환경 파괴 시대착오적 발상">
중앙일보 <'부산의 허파' 황령산에 전망대·로프웨이 계획...환경단체 "취소하라">
더팩트 <"황령산 개발 즉각 중단하라"...부산 환경단체 '반발'>
프레시안 <"부산 허파 위협하는 황령산 개발은 기후위기 시대 반하는 거꾸로 행정">
부산제일경제 <"환경파괴 우려" 부산 황령산 유원지 조성에 환경단체 '반발'>
국제신문 <부산 환경단체 시에 황령산 공영개발 촉구>
이후에도 국제신문은 <"황령산 전망대, 자연과 지형 친화적 건축으로 가치 높일 것">(9/17, 2면)을 통해 그리스 산토리니를 예로 들며 황령산 개발 입장을 주요하게 전달했다.
11월 8일에는 3면 <황령산 봉수전망대 사업, 지방행정연구원 투자심사 추진 논란>을 통해 부산시는 황령산 봉수전망대 조성사업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투자심사 및 타당성조사 심사 대상으로 보고 있지만, 대원플러스그룹 측은 민간투자사업이기 때문에 심사 대상이 아니라 보고 있다며 대원플러스 그룹의 입장을 주요하게 전달했다. 또 시 관계자의 인터뷰를 통해 어떻게하면 심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지도 전했다.
국제신문은 '황령산 전망대 개발 사업'을 2면, 3면 등 주요면에 배치해 왔고, 꾸준히 개발주의 입장에서 이를 보도해 왔다. 그 중에서도 이번 12월 14일 2면 좌측 상단에 배치한 여론조사 기반 기사는 개발에 명분을 부여하는 몇몇 결과만을 부각했기 때문에 그 아쉬움이 더욱 컸다. 여론조사 결과가 지역의 주요 공공재 개발 명분이 되는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 지역언론은 더욱 신중히 그 결과를 해석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할 것이다.
지역언론 5개사 중 국제신문이 유일하게 보도한 해당 여론조사 결과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했는지 알 수 없었다. 또한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치는 응답자 수, 응답률, 대상자 선정 방식, 조사 방법, 기간 등도 밝히고 있지 않아 해당 여론조사 결과에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국제신문은 부산시민 57%가 랜드마크 전망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결과를 제목으로 올려 부각했다.
전망대 사업 필요성 부각한 국제신문
기사에 따르면 이번 여론조사는 부산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응답자의 57.7%가 '랜드마크 전망대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10.3%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57.7%와 10.3%의 응답만 기사에서 언급해 전체 응답은 알 수 없었고, '부산랜드마크 전망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에만 주목했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10.3%의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이어 언급한 문항은 '부산이 국제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이었다. 해당 문항에 대한 보기는 '관광축 연결로 관광 효율성 제고', '해안가-도심 연계성 강화', '랜드마크 조성', '산지 개발로 관광축 범위 확대', '기타'로 구성돼 있었다. 문항에 대한 보기가 '부산이 국제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종합적이고 다양한 과제들을 포함하고 있다기 보다는, 어디에 답하든 '랜드마크 전망대'로 수렴되는 모습이었다.
또한 기사에 따르면, '관광지로서 부산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은'이라는 문항에 대해 사포지향의 매력을 활용한 휴양중심지(38.1%), 랜드마크 형성을 통한 도시 이미지 강화(29.3%)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랜드마크 전망대'보다는 사포지향 즉, 산·강·바다·온천을 끼고 있는 부산의 자연적 조건을 활용한 휴양지로의 방향성에 더 많은 시민이 답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기사의 제목과 리드에서 강조한 건 '랜드마크 전망대' 필요성이었다.
가장 큰 문제를 보인 문항이 포함된 기사 내용은 "시민 대부분은 랜드마크 전망대 등 관광인프라 육성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이다. 정확한 여론조사 문항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해당 기사는 관광인프라 육성의 대표 예시로 '랜드마크 전망대'를 들었다. 다른 관광인프라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랜드마크 전망대' 사업만 언급하는 것은 해당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홍보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는 기사의 마지막 문단 리서치앤리서치 관계자 인터뷰 인용에서 더욱 확실해졌다. 리서치앤리서치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의 함의를 "랜드마크 전망대와 같은 산지 대상 관광 인프라를 확충해 주요 해안 관광지와 관광축을 연결해야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라고 정리했다. 관계자의 발언으로 이번 여론조사가 '랜드마크 전망대' 사업을 부각하기 위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국제신문 <부산랜드마크 전망대 시민 57% “필요하다”>(12/14, 2면) ⓒ 국제신문
반복된 국제신문의
'황령산 전망대' 사업 띄우기
지난 8월 19일,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삼섭 대원플러스그룹 회장과 '황령산 유원지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부산 환경단체는 23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령산 개발 중단을 촉구했다. 황령산은 부산의 허파로, 그 가치가 점점 커져 항상 개발의 표적이 돼 왔지만 시민의 선택은 개발보다 보전이었다는 게 주요 이유였다.
이 소식을 전한 13건의 기사 중 유일하게 긍정적 표현으로 제목을 뽑은 언론사가 '국제신문'이었다. 환경단체의 '반발', '중단' 요구를 '공영개발 촉구'라 프레임했다.
부산MBC <시민단체 "황령산 개발 시민 의견 수렴 먼저..환경파괴 우려">
KNN <환경단체, 황령산 랜드마크 개발 규탄>
경향신문 <"개발업자 우선하는 박형준" 부산 황령산유원지 조성에 환경단체 반발>
부산일보 <"시민 빠진 행정" 부산 황령산 개발 사업에 환경단체 '반발'>
연합뉴스 <부산시민단체 "황령산 전망대 사업 환경훼손 불가피...중단해야">
노컷뉴스 <"부산의 허파, 황령산 보존해야...전망대 사업 중단하라">
서울신문 <부산시민단체, "황령산 유원지 개발 사업 즉각 중단하라">
뉴스1 <부산 환경단체, 황령산 개발 사업에 "환경 파괴 시대착오적 발상">
중앙일보 <'부산의 허파' 황령산에 전망대·로프웨이 계획...환경단체 "취소하라">
더팩트 <"황령산 개발 즉각 중단하라"...부산 환경단체 '반발'>
프레시안 <"부산 허파 위협하는 황령산 개발은 기후위기 시대 반하는 거꾸로 행정">
부산제일경제 <"환경파괴 우려" 부산 황령산 유원지 조성에 환경단체 '반발'>
국제신문 <부산 환경단체 시에 황령산 공영개발 촉구>
이후에도 국제신문은 <"황령산 전망대, 자연과 지형 친화적 건축으로 가치 높일 것">(9/17, 2면)을 통해 그리스 산토리니를 예로 들며 황령산 개발 입장을 주요하게 전달했다.
11월 8일에는 3면 <황령산 봉수전망대 사업, 지방행정연구원 투자심사 추진 논란>을 통해 부산시는 황령산 봉수전망대 조성사업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투자심사 및 타당성조사 심사 대상으로 보고 있지만, 대원플러스그룹 측은 민간투자사업이기 때문에 심사 대상이 아니라 보고 있다며 대원플러스 그룹의 입장을 주요하게 전달했다. 또 시 관계자의 인터뷰를 통해 어떻게하면 심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지도 전했다.
국제신문은 '황령산 전망대 개발 사업'을 2면, 3면 등 주요면에 배치해 왔고, 꾸준히 개발주의 입장에서 이를 보도해 왔다. 그 중에서도 이번 12월 14일 2면 좌측 상단에 배치한 여론조사 기반 기사는 개발에 명분을 부여하는 몇몇 결과만을 부각했기 때문에 그 아쉬움이 더욱 컸다. 여론조사 결과가 지역의 주요 공공재 개발 명분이 되는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 지역언론은 더욱 신중히 그 결과를 해석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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