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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은 기본, 개성은 덤, '싱어게인2'의 감동

[TV 리뷰] JTBC <싱어게인2-무명가수전>, 사연을 노래하다

등록|2021.12.18 11:56 수정|2021.12.18 11:56

▲ JTBC <싱어게인2-무명가수전> 포스터 ⓒ JTBC


지난 12월 6일 오후 9시, 화제와 호평 속에 방영되었던 JTBC 노래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의 시즌2가 시작되었다. '싱어게인2-무명가수전(아래 <싱어게인2>)'으로 명명된 시즌2 역시 시즌1과 동일한 방식으로 경연이 진행되었으며, 사회자 이승기와 심사위원의 구성도 같았다. 다만, 시즌1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던 김종진이 빠지고 윤도현이 들어와, <싱어게인2>의 심사위원은 규현, 김이나, 선미, 송민호, 유희열, 윤도현, 이선희, 이해리로 구성되었다.

실력은 기본, 개성은 덤

6일 방송된 1회에는 개성이 강한 출연자들이 대거 등장해 <싱어게인2>의 출발을 인상적으로 장식했다.

첫 번째 주자였던 27호 가수는 이문세의 '빗속에서'를 절제된 감성으로 부르며 합격했다. 김추자의 '님은 먼곳에'를 부른 38호 가수는 안타깝게 보류 판정을 받았지만, 실력과 개성은 그 누구에도 밀리지 않을 만큼 독특했다. 42호 가수가 새로운 해석으로 덧입혀 부른 김현철의 '달의 몰락'은 드라마틱했다.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부른 7호 가수는 슬픔을 그대로 드러내는 호소록 짙은 목소리로 최초 'All 어게인(심사위원 7인 모두에게 합격)'을 받으며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한결같은 음색을 자랑한 24호 가수는 '슈가맨' 조로 등장해 자신의 노래 '사랑인 걸'을 심사위원과 출연자들이 절로 따라 부르게 만들었다. 역시 자신의 노래 '오빠야'를 부른 4호 가수의 남다른 텐션은 눈길을 끌었다. 괌에서 왔다는 중년의 3호 가수는 자신의 노래 '하늘 끝에서 흘린 눈물'의 고음을 예전과 다름없이 소화했다.

'오디션 최강자' 조에서는 반가운 가수가 얼굴을 드러냈다. 2011년 Mnet <슈퍼스타K3>의 우승자인 울랄라세션이 22호로 출연해 조용필의 '모나리자'를 부르며 건재한 실력을 과시했다. 2012년 KBS2 < TOP 밴드2 > 준우승 팀인 로맨틱펀치의 보컬 63호 가수는 개성있는 스타일로 등장했다. 그는 들국화의 '아침이 밝아올때까지'를 부르며 능숙한 무대 매너를 선보였지만 마치 신인처럼 긴장한 것 같았다. 31호 가수의 귀여우면서도 우아한 매력과 목소리는 블랙핑크의 'How you like that'의 새로운 편곡과 잘 어우러졌다. 그녀는 두번째로 All 어게인을 받았다.

<싱어게인2>의 참가 자격이 앨범(싱글 포함)을 낸 가수인 만큼, 출연자들은 대체로 이미 기본적인 실력을 검증받았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쟁쟁한 실력자들 사이에서 얼마나 더 노래를 잘 부르느냐 만큼 얼마나 인상적인가도 중요해진다. 가창력이 뒷받침된 1회 출연자들의 다채로운 매력은 <싱어게인2>의 시작을 풍성하게 채워 주었다.

13일 방송된 2회 역시 출연자들의 다양한 매력이 돋보였다. 자신을 '타조알'이라고 소개한 51호 가수는 선명한 목소리로 긱스의 '짝사랑'을 부르며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했다(All 어게인). 11호 가수는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를 현대적으로 개사해 부르며 수준급의 기타 실력을 자랑했다.

이제 스물이 된 64호 가수는 최연소 참가자임에도 여진의 '그리움만 쌓이네'가 담은 감성을 제대로 살려냈다는 호평을 받으면서 BTS의 안무를 커버하는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All 어게인). OST조로 자신들의 노래인 드라마 <청춘의 덫> 주제가 '청춘의 덫'과 <연애의 조건>의 주제가 '묘해, 너와'를 부른 62호와 48호 가수(All 어게인)의 실력과 감성도 심사위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 JTBC <싱어게인2-무명가수전> 한 장면 ⓒ JTBC


사연을 노래하다

이후 출연한 20호, 17호, 34호, 43호 가수들은 노래뿐 아니라 남다른 사연과 멘트로 깊은 감동을 주었다. 이들의 사연에는 어려움 속에서도 잃지 않았던 노래에 대한 열정과 자신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밴드 '글루미 써티스'의 보컬이었던 20호 가수는 '전주만 뜬' 밴드의 노래 '바꿔'(드라마 <추노>의 OST)를 끝까지 열창했다(All 어게인). 이제는 해체된 밴드이지만, '그들의 몫'까지 노래하겠다는 20호 가수의 다짐에는 완창을 할 수 없었던 노래와 밴드 멤버들에 대한 애틋함이 담겨 있었다.

자신을 '정통 하드락' 가수라 소개한 17호 가수는 시즌1에서 2위를 한 정홍일의 전화를 받았다는 사연을 전했다(All 어게인). 20여 년 동안 1700회의 공연을 했지만, "유명 가수는 출연만으로 인정을 받지만, 자신과 같은 무명은 매번 무대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면서 "나같은 가수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마치 옆집 엄마처럼 친근하고 다정한 모습을 보이던 17호 가수는 김광석의 '일어나'를 시원한 고음으로 부르며, 그녀와 같은 '멋진' 가수도 있다는 것을 각인시켰다.

'쎈언니' 이미지로 표현된 34호 가수는 코로나19로 더욱 열악해진 무명 가수들의 생활을 실감나게 전해줬다. 그녀는 과거엔 1년간 300번의 공연을 했지만, 공연을 아예 할 수 없게 되면서 월세도 낼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자신의 선택이기에 책임도 자신의 몫이라며, 40대 여성 뮤지션으로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볼 이 현실에 대한 확신이 필요해 <싱어게인2>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한다.

34호 가수는 자신을 포함해 참가자가 가장 많은 '재야의 고수'조를 가리키며, 다들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무명이 힘든 이유는 음악을 못해서가 아니라 음악을 못하게 될까봐"라면서, "음악을 계속하려면 유명해져야 한다"고 말하는 34호 가수의 이야기는 이 시기가 너무나 힘든 사람들을 떠올리게 했다.

34호 가수는 신촌블루스의 '골목길'을 그녀만의 해석으로 특색있게 불렀다(All 어게인). 가수는 '만나면 아무 말 못하면서', 사뭇 야유하듯 조금은 짜증내는 듯하지만, 곧 비탄을 감추지 않다가 화를 내고는, 종내는 웃는다. 자조와 만족이 동시에 담긴 그 웃음에는 해볼 테면 해보라는 수용과 그리 신경쓰지 않겠다는 여유가 담겨 있었다.

한 노래에 담아낸 다양한 감정들은 34호 가수의 인생을 파노라마처럼 드러내는 듯했다. 34호 가수는 그렇게 노래로 자신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스스로를 향한 독려이자 다짐을 34호가 부르자, 43호 가수가 화답했다.
 

▲ JTBC <싱어게인2-무명가수전> 한 장면 ⓒ JTBC


자신의 노래 'Heaven'을 떨리는 목소리로 부른 43호 가수는 김현성이었다. 성대결절로 예전처럼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된 김현성은 '비운의 가수'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어 나왔다고 말을 했다. 예전과 다른, 다소 거친 음색이 뒤섞인 목소리로 최선을 다해 노래 부르는 김현성을 보며 심사위원 규현은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만다.

김현성은 예전처럼 노래를 하지는 못했지만 <싱어게인2>의 표어처럼 진정으로 "다시 나를 부르고" 있었다. 그는 더이상 '실패한 가수'로 기억되는 비운의 가수가 아니었다. "내가 멈추지 않는 한 실패는 없어요"라고 말한 심사위원 이선희의 말처럼 김현성은 멈추지 않는 가수였다. 비록 그는 떨어졌지만 시청자는 아낌없이 그의 노래에 All 어게인을 주었을 것이다.

<싱어게인2> 2회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부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에 따른 무명 가수들의 어려움이 전달된 회차였다. All 어게인은 받은 48호 가수 역시 무대가 간절해 꼭 Top 10에 들어 콘서트를 하고 싶다는 심정을 전했다.

어려움을 맞이한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43호 가수 김현성의 노래는 지지 말라는 독려와 응원의 무대이기도 했다. 오디션의 특성상 김현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지만, 노래는 담긴 마음은 최종회까지 이어질 것이다. 그 마음으로 1회에서 탈락한 9호 가수 오드리와 56호 가수 한이서, 2회에서 탈락한 23호 가수 한수지와 12호 가수 윤덕원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양선영 시민기자의 개인 포스트 '평범한 그녀'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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