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FA 영입 포기한 한화, 3년 연속 꼴찌 예약?

[KBO리그] ‘14년간 가을야구 1회’ 한화, 약점인 외야 전력 보강 아쉬움

등록|2021.12.22 09:36 수정|2021.12.22 09:36

▲ 외부 FA 영입 포기를 선언한 한화 정민철 단장 ⓒ 한화이글스


KBO리그 FA 시장에 나온 14명의 FA 승인 선수 중 21일까지 7명이 벌써 계약에 이르렀다. KIA 타이거즈로의 이적이 확정적으로 알려진 나성범까지 합하면 절반이 넘는 8명의 FA 선수가 계약한 셈이다.

대부분의 FA 선수가 예상을 뛰어넘는 계약 기간 및 금액으로 후한 대접을 받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최종 순위 1위 kt 위즈부터 4위 LG 트윈스까지 네 팀이 모두 FA 계약을 했다. 상위권 팀들이 적극적으로 FA 선수를 잡아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2년 연속 10위를 기록한 한화 이글스는 내부 FA 최재훈과 5년 총액 54억 원에 잔류 계약한 뒤 FA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한화 팬들은 모기업 본사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며 전력 보강에 뜻이 없는 야구단을 비판하고 있다.

한화 구단은 SNS에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그렇다고 외부 FA 영입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아니다. 올해와 비교해 내년 한화 전력 구성에 달라지는 것은 새로운 외국인 타자 터크먼 뿐이다. 한화의 사과문을 보면 '구단의 육성 기조', '우리의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한화 구단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장 먼저 제시되는 문구 'THIS IS OUR WAY(이것이 우리의 방식이다)'와 같은 내용이다.

한화는 외부 FA를 영입하면 내년에 임기 2년 차를 맞이할 구단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수베로 감독의 리빌딩 기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듯하다. 당장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 5년 총액 54억 원에 한화에 잔류한 FA 최재훈 ⓒ 한화이글스


하지만 느긋하게 리빌딩을 추구할 만큼 한화가 여유로운 상황은 결코 아니라는 인식이 팬들은 물론 구단 외부에서 힘을 얻고 있다. 한화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14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이 단 1회에 불과하다. '보살 팬'이라 불려온 한화 팬들이 자발적인 모금으로 트럭 시위에 나설 만큼 분노하는 데는 다 이유와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한화 팬들이 원하는 것은 외부 FA를 영입해 당장 우승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최하위권에서 벗어난 가운데 시즌 막판까지 순위 싸움을 펼칠 수 있는 재미있는 야구를 보여달라는 것이다. 설령 포스트시즌에는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정규 시즌 최종일까지 긴장감 넘치는 승부를 보고 싶다는 것이다.

한화의 마지막 외부 FA 영입은 2016시즌을 앞두고 데려온 심수창과 정우람이었다. 당시 한화는 내부 육성은 뒷전인 가운데 외부 FA 영입에만 함몰된 시기임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 2022년 임기 2년 차를 맞이하는 한화 수베로 감독 ⓒ 한화이글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마운드와 안방, 그리고 내야는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 때마침 10개 구단 중 한화가 리그에서 가장 취약한 외야를 보강할 수 있는 국가대표 출신 외야수 6명이 FA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한화가 머뭇거리는 사이 나성범을 포함한 5명의 FA 외야수의 행선지가 이미 결정되었고 FA 시장에는 외야수가 손아섭만이 남게 되었다.

스토브리그에서 최하위권이 사실상 결정된 가운데 시즌이 개막되면 김빠진 리그가 될 공산이 커진다. 특히 한화와 같은 인기 구단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임기 3년 중 2년 차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KIA와 계약이 해지된 윌리엄스 감독의 전철을 수베로 감독이 밟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2022년 한화의 최종적인 팀 성적이 주목된다.

[관련 기사] 한화가 버린 이용규, 키움 선봉장으로 완벽 부활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