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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가 달라졌어요... 3연승 질주 '탈꼴찌' 성공

[프로배구] 한국전력 꺾고 6위 '점프'... 중위권도 보인다

등록|2021.12.22 09:51 수정|2021.12.22 09:51

▲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올리고 기뻐하는 우리카드 선수단 ⓒ 우리카드 배구단 홈페이지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파죽의 3연승을 달리며 마침내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신영철 감독이 이끄는 우리카드는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세트 스코어 3-0(28-26 25-20 25-19)으로 꺾었다.

이로써 5연패 뒤 3연승을 거두며 반전에 성공한 우리카드는 6승 11패, 승점 21로 현대캐피탈(승점 19)을 제치고 최하위에서 벗어나 6위에 올랐다. 또한 5위 삼성화재(승점 22점), 4위 OK금융그룹(승점 23점)도 바짝 추격하며 중위권 진입까지 바라보고 있다.

반면에 이날 승리했다면 3위에서 단숨에 1위로 도약할 수 있었던 한국전력은 우리카드의 거침 없는 상승세 앞에 힘도 써보지 못하고 완패를 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제야 몸 풀린 나경복-알렉스, 우리카드가 살아났다 

이날 승부는 사실상 1세트에서 판가름 났다. 우리카드는 쌍포 나경복과 알렉스 페헤이라를 앞세워 23-19로 앞서나가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한국전력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시몬의 오픈 공격과 신영석의 서브 에이스, 다우디 오켈로의 후위 공격 연달아 터지면서 거짓말처럼 23-23 동점을 만들었다.

또한 우리카드에 1점을 더 내줘 23-24 세트포인트에 몰린 상황에서도 서재덕과 다우디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25-24로 역전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듀스에서 우리카드의 집중력이 더 강했다. 나경복이 다우디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다시 세트포인트를 만든 뒤, 알렉스가 과감한 퀵 오픈으로 마침표를 찍으며 1세트를 28-26으로 힘겹게 따냈다.

치열했던 1세트를 따낸 우리카드는 기세가 오른 덕분인지 2, 3세트는 더 쉬웠다. 나경복은 2세트에서 62.5%에 달하는 높은 공격 성공률로 5점을 올렸다. 반면에 한국전력은 범실을 11개나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졌다.

우리카드는 3세트에서도 한국전력을 몰아붙였다. 특히 12-8에서 하현용이 서재덕의 퀵오픈을 블로킹한 것이 한국전력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놓았다. 더 이상 뒤집기 어려울 만큼 점수 차가 벌어지자 우리카드는 체력 안배를 위해 주전 선수들을 대거 벤치로 불러들이는 여유를 과시했다.

한국전력도 다우디, 서재덕, 이시몬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뺐다. 이는 승부를 포기하고 백기를 들었다는 의미였다. 결국 3세트도 우리카드가 25-19로 따내면서 불꽃 튀는 접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5연패 뒤 3연승 '깜짝 반전'...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과의 경기를 치르는 우리카드 선수단 ⓒ 우리카드 배구단 홈페이지


이날 우리카드는 나경복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1점을 올리며 물오른 활약을 펼쳤다. 또한 알렉스도 19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반면에 한국전력은 철석같이 믿었던 다우디가 12점에 그치면서 끝내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하며 남자부의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올 시즌에도 외국인 공격수 알렉스를 포함해 전력을 그대로 유지했고, 정규리그 개막 전 컵대회에서 6년 만의 우승까지 차지하며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달랐다. 포르투갈 국가대표 경기를 뛰고 온 알렉스가 체력 저하로 고생했고, 결국 3연패로 시작했다. 여기에 세터 불안과 조직력 붕괴 등 악재가 겹치면서 5연패의 늪에 빠지기도 했다. 경기력에 실망한 신영철 감독은 일부 주전 선수들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충격 요법'을 쓰기도 했다.

최근의 우리카드는 확 달라졌다. 나경복과 알렉스가 공격력을 되찾았고, 승부처마다 집중력이 살아나며 3연승과 함께 꼴찌에서 탈출했다. 더구나 아직 시즌 중반인 데다가 남자부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리면서 지금부터라도 분발한다면 우리카드의 상위권 진입도 가능하다.

물론 아직 보완할 점도 있다. 세터 하승우의 소극적인 경기 운영과 경험 부족 등으로 공격수들과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 장면이 자주 나오고 있다. 특히 선수 시절 컴퓨터 세터로 이름 날렸던 우리카드의 신영철 감독이기에 더욱 성에 안 찰 수 있다.

뒤늦게 몸이 풀린 우리카드가 본격적으로 순위 경쟁에 가세하면서 남자부는 더욱 혼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우리카드가 우승 후보의 저력을 되찾은 것인지, 아니면 깜짝 돌풍에 그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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