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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도전? 때 되면... 유·초·중·고 교육, 교육감에 전권 넘겨야"

[인터뷰]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록|2021.12.25 19:56 수정|2021.12.25 19:56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21일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 경기도교육청

 
이재정 경기도교유감이 "유·초·중·고 교육은 교육감에게 전권을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에서 교육을 발전시키고 미래학교를 만들어나가는 것, 고교 학점제를 준비하기 위한 교원역량 개발이 차기 경기도교육감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10여 개 언론사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날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일부 취재진을 제외하고는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2022년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이 교육감의 향후 행보를 둘러싼 질문이 나왔지만, 이 교육감은 "때가 되면 말하겠다"라며 3선 출마 여부를 언급하지 않았다.

'2022년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제안이 오면 받아들이겠느냐?'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도 "가정을 하면서 답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 교육감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백신'을 강조했다. 모두발언에서 그는 "백신을 맞아 집단 면역을 만들어 내는 일만이 이 사태를 막는 일이고, 인류 팬데믹 역사의 교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작용 때문에 학부모나 아이들이 백신접종을 반대한다'는 질문에는 "부작용으로 인한 어려움도 있지만, 백신을 맞지 않아서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아이를 사랑한다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답했다.

다음은 인터뷰 질의응답을 요약한 내용.

"차기 교육감 임무? 코로나19 상황에서 교육 발전시키는..."

- 재선 임기도 3년 6개월을 지나 마무리 단계다. 그 간의 소회가 궁금하다.
"가장 큰 소회는 (교육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10만 명이 넘는 선생님이 전문적 학습공동체 만들어서 혁신 교육이 여기까지 왔다. 교육은 함께 힘을 모으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다.

앞으로 혁신학교와 혁신교육을 잘 이끌고 미래교육과 미래학교 정책을 잘 구성해서 미래기반을 만드는 게 중요한 과제다. 덧붙여서 광교 청사를 칸막이도 자기 자리도 종이도 없는 스마트 오피스로 꾸미는데, 이를 2022년 1년 동안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차기 교육감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무엇이라 보는가.
"차기 교육감 임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떻게 교육을 발전시켜나가고, 이런 상황에서 미래교육과 학교를 만들어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 고교 학점제를 준비하기 위해서 교사 역량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교원이 유사 교과군이나 융복합 교과를 지도할 수 있도록 전공 심화, 진로 선택 과목 직무연수를 확대하고, 희망하는 복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복수전공 자격취득 과정을 지원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선거가 갖는 의미가 무척 중요하다. 학부모님들이나 지역에서 교육 운동하시는 분들을 비롯한 유권자 여러분들이 심사숙고해서 선거에 참여하면 좋겠다."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21일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유·초·중·고 교육은 교육감에게 전권을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도교육청


- 교육감 1기와 2기의 성과, 또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2014년 7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됐다. 기억하시겠지만 4.16 세월호 비극 속에서 트라우마를 어떻게 치유하고 학생들을 어떻게 추모하며 유가족들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움을 드리느냐가 큰 과제였다.

전례가 없었고, 그래서 힘들고 어려웠다. 4월 16일이 올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으로 장학재단을 만들려고 했는데, 실패로 돌아간 것이 서글픈 일이다. 언젠가는 이뤄졌으면 한다.

누리과정이 시작되면서 우리에게 1조 원 정도가 필요했는데, 박근혜 정부 시절 어떤 때는 마이너스 교부가 돼서 어려웠다. 선거 운동하면서 '교육 재정은 이재정이 책임지겠습니다' 했는데 책임은 못 지고 어려움만 가중해서 가슴 아팠다. 그럼에도 역점을 둔 것이 교육을 학생 중심으로 재편해 보자는 것이었다. 학생 중심 현장 중심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게 교육의 기본 정신이었는데, 잘된 일이라 본다.

2기에 접어들어서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미래학교다. 4차 산업혁명에 인공지능교육이라든가 빅데이터 교육 등의 기능적인 면을 떠나서 실제로 아이들이 다양한 꿈을 가질 수 있게 교육을 바꾸는 게 미래학교다.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는 미래교육을 꿈꾸고 있다."

- 학생 스스로 꿈과 진로를 찾는 정책도 있었는데?
"꿈의학교, 꿈의대학이다. 경기도교육이 새로 시작하면서 성공적으로 가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이라 생각한다.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게 성공 요인이다. 학교에서 해볼 수 없는 도전을 할 수 있게 했다. 경기도의회에서 조례도 만들고 시군에서 지원해주신 덕분이다. 더 큰 발전이 있으면 좋겠다."

- 일부 학부모나 아이들이 부작용 때문에 백신접종을 반대한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어려움도 있지만, 백신을 맞지 않아서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경기도 165만 학생들 가운데 아직 사망에 이른 사람이 없다는 것이 백신의 결과다. 아이를 사랑하신다면 백신을 맞아야 한다. 백신이 우리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대화채널 있는데 거부하고 농성하면 해법 없어"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3선 도전과 관련해 "때가 되면 말하겠다"고 답했다. ⓒ 경기도교육청

 
- 경기도는 아니지만 최근 등교 시 어린이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민식이법 등이 시행됐음에도 여전한 문제다. 안전한 통학로, 해법은 무엇인가.
"구도심의 경우 특히 보도가 제대로 안 되어 있어 어려움이 있다. 통학로를 제대로 확보하는 게 중요한 과제다. 또 학교 앞 30킬로미터 감속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우리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를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생들 교통안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학교 비정규직 노조와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교육청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말도 있는데,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공식적으로 대화를 하자는 게 제 입장이었다. 교육계니까 시위나 불법적인 농성은 하지 말자고 몇 차례 같이 얘기를 했는데, 언젠가는 대화를 한 다음 날에도 농성을 했다.

제 원칙 하나는 농성 중에는 대화를 안 한다는 것이다. 농성 중에 대화를 하는 게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교육감과 노조 사이에는 아이들이 있다. 교육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같은 교육을 담당하는 입장에서 노조도 생각을 해야 한다.

천막치고 농성하면 얘기를 듣고 아니면 안 하는 거? 이거, 아니다. 대화채널이 있는데 거부하고 농성하면 해법이 없다. 단협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서로 간에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합의하는 게 중요한 일이지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2022년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가.
"교육 기본정책과 중장기 방향, 국가 방향을 국가교육위원회가 결정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기에 (위원회 중에서) 국민참여위원회 역할이 막중하다.

또 현장교사나 교육청 등이 어떤 방식으로 전문위원회에 참여하느냐가 중대한 문제인데, (여기서) 유·초·중·고 교육에 대해서는 교육감에게 전권을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 최근 청소년단체에서 청소년 국가교육위원회 참여 폭이 적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국민참여위원회에 학생대표도 당연히 참여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 자치회 목소리를 듣고 학생 참여를 강화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만약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제안이 온다면 수락할 건가.
"(웃음) 가정을 하면서 답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3선 도전을 위한 출마는?

"때가 되면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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