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4명 중 1명이 18세 이하... '미접종' 청소년이 위험하다
12~17세 확진자 중 84.7%는 미접종자... 교육시설 방역패스 중단에 '인센티브' 필요성 제기
▲ 2021년 12월 21일 오전 경기도의 한 학교에서 찾아가는 학교 단위 백신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5835명 → 8167명 (12월 18세 이하 코로나 확진자 추이)
1만 1009명 → 6834명 (12월 60대 이상 코로나 확진자 추이)
18세 이하와 60대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 양상이 확연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12월 5주차 0~9세의 일평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률이 10만 명당 16.5명(4587명)으로 전연령대 중 가장 높고, 10~19세는 10만명 당 11.3명(3790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미접종자가 많아 백신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소아청소년들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접종 대상인 12~17세의 접종률 제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이는 코로나19 전체 확진자 중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이 1/4를 차지하며, 현재의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과 직결된다.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이 시행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집단은 백신 효과가 떨어진 60대 이상과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소아·청소년이다. 문제는 전체 확진자 대비 60대 이상의 비율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소아·청소년의 비율은 점점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4일 학원 등 교육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효력을 집행정지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최근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률 상승 기류가 꺾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학원과 독서실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은 청소년들이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만드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방역패스 집행정지 법원 판결로 우려 커져
▲ 질병관리청 <국내 18세 이하 코로나19 발생 현황 (1.1.0시기준)> 자료. 전체적인 유행 규모가 감소하면서 확진자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전체 확진자 대비 18세 이하 확진자의 비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 질병관리청
6일 0시 기준 13~18세 (지난해 기준 12~17세) 1차 접종률은 76.2%, 2차 접종률은 54.0%로서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16~18세의 1차접종률은 86.6%, 2차접종률은 69.9%로서 상당히 높다. 1차 접종률만 보면 국민 전체 1차 접종률인 86.3%를 넘어선 높은 수치다. 반면 13~15세의 경우 1차접종률 66.3%, 2차접종률 38.6%로 아직 저조한 편이다.
현재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확진자 발생률은 백신 접종률에 반비례하고 있다. 18세 이하는 연령이 높을수록 접종률이 높은데, 접종률이 가장 높은 18세의 발생률이 10만명당 5.3명으로 가장 낮고, 17세 6.7명, 16세 9.0명, 13~15세 11.4명, 7~12세는 15.5명이다.
접종 대상인 12~17세에서 발생하는 확진자 역시 미접종자에 집중돼있다. 질병청이 3일 발표한 '코로나19 확진자 예방접종력 분포'(지난해 12월 26일 기준)를 살펴보면 4주(21.11.28~21.12.25)간 1만5명의 12~17세 확진자 중 84.7%는 미접종자, 9.6%는 1차접종자, 5.7%가 2차접종 완료자였다.
청소년은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이상반응 의심 신고 사례도 적었다. 질병청이 6일 발표한 '소아 청소년 (12~18세) 이상반응 의심사례 신고현황'을 살펴보면 10만건 당 이상반응 의심사례 신고율은 312.1건으로, 전체 인구의 신고율(403.2건)의 77% 수준이었다. 연령이 낮을수록 신고율도 감소했다.
돌파구는 인센티브?
▲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한 스터디카페에서 관계자가 '방역패스 적용 중단'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 연합뉴스
여전히 방역적인 측면에서, 또 청소년 개인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소아청소년 접종의 중요성은 상당하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당장 학원 등에서의 방역패스 적용이 어려워진만큼 청소년 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 정부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소아 청소년 대상 방역패스, 특히 학습권이나 교육권을 건드리는 것은 학부모 입장에서 반발심을 가질만한 부분이었다. 교육부가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전면등교를 강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앞뒤가 안 맞는 지점도 있었다"라며 "앞으로는 100% 다 맞출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면서 접종률을 상승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 교수는 "소아 청소년 대상으로는 '바우처 시스템' 같은 백신 인센티브를 통해 접종률을 끌어올렸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중학생의 경우에는 접종률이 낮은데, 아무래도 감염되었을 때 어떤 고통을 겪고 후유증이 남는지에 대해서 홍보가 제대로 안 돼 있기 때문"이라면서 "나이가 어리면 코로나19에 감염되어도 건강상의 피해가 없는것처럼 이야기 되고 있는데 확진자가 많아지면 외국의 경우처럼 중환자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백신은 감염과 중증화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교육시설 방역패스 중단이 청소년 접종에 영향을 끼칠 것이 우려되며, 이와 같은 법원의 결정이 '백신 무용론'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전체 확산을 억제한다는 차원에서도 청소년 접종이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앞으로는 백신 접종을 비롯한 방역 조치는 개인의 기본권과 공공의 이익을 조화시킬 필요는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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