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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수사한 5명 극단 선택" 이재명 발언은 '사실 반 거짓 반'

[팩트체크] 홍준표·유승민 국힘 경선 당시 발언의 재탕... 서울중앙지검장 때 수사한 사람은 3명

등록|2022.01.07 20:33 수정|2022.01.07 20:33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월 6일 MBC '100분토론'에서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MBC


[검증대상] 이재명 후보 "윤석열 수사한 5명 극단적 선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6일 MBC '100분토론'에서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한 수사 도중 사망한 고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김문기 전 개발1차장과 관련해 "너무 무리한 수사가 한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많다"면서 "특수부 검사 출신인 윤석열 후보가 수사한 사람 중에 5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말도 있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관련보도 : 이재명 "윤석열이 수사한 사람 중 5명이 극단 선택" http://omn.kr/1wrul )

그러나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본인의 책임이 있는 죽음을 다른 누군가의 죽음으로 덮으려는 지독히 냉혹한 정치적 술수"라면서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수사 지휘를 얘기하는 것이라면, 엄중한 법집행과 '재명수호'를 위한 편향수사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검증 내용] 5명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 왼쪽부터 국민의힘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해 9월 2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예비후보자 4차 방송토론회에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수사를 받다 숨진 5명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는 지난해 9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주장과 일치한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9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는) 중앙지검장으로 벼락출세한 보답으로 득달같이 특수 4부까지 동원하여 우리 진영 사람 1000여 명을 무차별 수사하여 200여 명을 구속하고 5명을 자살케 한 분"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사주를 받아 고 이재수 장군의 구속이 결정되기도 전에 수갑을 채워 포토라인에 세우는 등 참을 수 없는 모욕을 줬다"면서 "적폐수사한다고 얼마나 탈탈 털고 모욕을 줬으면, 고 이재수 장군을 비롯해 고 조진래 전 의원, 고 김인식 KAI 부사장, 고 변창훈 검사, 고 정치호 변호사 등 다섯 사람이나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했겠나"라며 5명의 실명을 직접 언급했다.

윤 후보는 9월 16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1차 TV 토론회에서 홍 후보가 이 문제를 제기하자 "나는 당시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다 했고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다"면서 "5명이 누구를 말하는 건가, 그렇게 많은 분들이 우리 사건과 관련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10월 1일 5차 토론회에서도 "이재수 사령관, 김인식 KAI 부사장, 변창훈 검사, 정치호 변호사, 그리고 중앙지검 수사를 받다가 자살한 대검 수사관이 있다"면서, 조진래 전 의원 외에 한 명을 더 거론했다.

이에 윤 후보는 당시 "그때 중앙지검 수사와 관련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신 분은 두 분 내지 세 분 같고, 나머지는 다른 분 같다"면서 "김인식 부사장은 해외 담당인데 우리는 그쪽 부분은 아예 수사도 안 했고 소환도 안 한 상태였고, 죽은 대검 수사관도 조사 자체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라고 밝혔다.

"5명 극단 선택" 주장의 기원은 홍준표·유승민 발언, 그런데 하나하나 따져보면...

실제 유승민 전 의원이 거론한 5명 가운데 윤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수사한 사람은 3명이었다.

윤 후보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지검장 재직 시절(2017년 5월~2019년 7월) 국정원 댓글 조작 수사 방해 사건, 기무사 세월호 민간인 사찰 사건 등을 수사했다.

국군기무사령관 출신인 고 이재수 장군은 지난 2018년 12월 7일 세월호 참사 당시 민간인 사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도중 유서를 남기고 투신해 사망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그해 11월 2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법률보좌관으로 파견됐던 고 변창훈 검사는 지난 2017년 11월 7일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의혹' 사건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받던 도중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투신해 숨졌다.

이에 앞서 같은 사건으로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국정원 소속 고 정치호 변호사도 2017년 10월 31일 숨졌다.

다만 고 김인식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사장은 지난 2017년 9월 21일 KAI 전 대표의 경영 비리 의혹 수사 도중 숨졌지만, 당시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김 부사장을 소환하거나 조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조진래 전 국회의원은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홍준표 의원 측근으로, 지난 2019년 5월 25일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도중 숨졌다. 다만 이 사건 수사는 창원지방경찰청에서 진행했고, 검찰 송치 후 소환 조사도 창원지검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서울중앙지검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검증결과] "윤석열이 수사한 5명 극단적 선택" 이재명 주장은 '사실 반 거짓 반'

"윤석열 후보가 수사한 사람 중에 5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이재명 후보 주장은, 지난해 9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준표·유승민 후보 주장과 일치한다.

다만 유승민 전 의원이 직접 이름을 거론했던 5명 가운데 윤 후보가 지검장이던 서울중앙지검에서 직접 수사를 받았던 이는 3명이다. 나머지 2명 가운데 1명은 중앙지검 수사 관련자이지만 직접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나머지 1명은 창원지검에서 수사를 받았다. 따라서 이 후보 주장은 '사실 반 거짓 반'으로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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