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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이한열 열사 이어 민주투사로…배은심 여사 별세

3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치료받았지만... 88년부터 유가협 회장으로 활동

등록|2022.01.09 10:42 수정|2022.01.09 10:42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천정인 기자 = 고(故)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가 9일 오전 5시 28분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2세.

배 여사는 지난 3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전날 퇴원했다.

퇴원 후 주변인과 무리 없이 대화를 나누는 등 건강을 회복한 것처럼 보였으나 하루 만에 다시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이 쓰러진 그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소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여사의 사망 원인은 명확하지 않아 부검이 필요하다는 게 의료진의 판단이다.

타지역에 있는 그의 가족이 모두 병원에 도착하는 대로 부검 여부 및 장례 절차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던 배 여사는 아들 이한열 열사가 1987년 6월 9일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지자 아들의 뒤를 이어 민주화운동에 일생을 바쳤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에 참여해 민주화 시위·집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힘을 보탰다.

그는 1998년부터 유가협 회장을 맡아 422일간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끌어냈다.

고(故) 전태일 열사의 모친인 고(故) 이소선 여사와 고(故) 박종철 열사의 부친 고(故) 박정기 씨 등과 함께였다.

2019년에는 용산참사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용산범대위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배 여사는 이러한 민주화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6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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