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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또 '직장 내 괴롭힘' 논란... "근로감독 실시해야"

창원 물류센터 노동자 "성소수자 아웃팅, 2차 피해"... 사측 "신속하게 조사·조치"

등록|2022.01.10 17:37 수정|2022.01.10 17:37

▲ 민주노총 경남본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는 1월 10일 오후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에 대한 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했다. ⓒ 윤성효


물류업체 '쿠팡'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지만 회사가 피해자 보호 조치를 지대로 하지 않아 아웃팅 등 2차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쿠팡 측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와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쿠팡 창원1센터에 3개월 계약직으로 입사한 ㄱ씨는 10일 오후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민주노총 경남본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와 기자회견을 열어 "근무하는 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2차 가해, 성희롱을 겪어야 했다"며 쿠팡에 대한 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센터에서 코로나19 방역예방 업무(왓쳐)를 맡아온 ㄱ씨는 입사 후 관리자 ㄴ씨로부터 외모 평가 등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을 겪을 때마다 바로 회사에 알렸고 조치를 요청했지만 창원1센터에서는 즉각적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며칠이 지나 쿠팡 본사에서 내려와 조사를 했지만,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일부만 인정받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쿠팡은 오히려 가해자와 단둘이 화해하도록 자리를 마련했다"며 "그 자리에서 제가 성소수자인걸 알고 있다는 말까지 듣게 돼 더 큰 상처를 받았다"고 전했다.

ㄱ씨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인 상황도 힘든데, 가해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저를 아웃팅(본인의 의도와 상관 없이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이 폭로되는 일)한 건 아닌지 불안했다"고 주장했다.

병원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는 그는 "노조에서 공문을 보내자 그제서야 회사에서 안부전화를 하고 1개월 유급휴가를 줬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김한민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은 발언을 통해 "쿠팡 물류센터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과 관련해 노조하고 상담을 진행한 센터들이 있다"며 "고용노동부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수진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는 "쿠팡, 정부는 노동자들이 노동에서의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더 이상 일터에서 노동자들이 고통받지 않을 수 있도록,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해 즉각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직장 내 괴롭힘 등을즉각 수사하고 사업주 의무를 위반한 쿠팡 근로감독을 실시하라"고 촉구하며 창원고용노동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노조의 주장과는 달리 해당 직원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해 본부 조사팀을 파견하여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후 가해자 징계 등 조사 결과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며 "향후에도 적극적으로 재발 방지 교육을 실시하고, 사건 발생 시 신속한 조사와 조치를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진정 내용에 대해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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