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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은 단 두 명, 이들이 '옥상'에 올라간 이유

서면시장번영회 해고노동자를 돕기 위한 정남준 작가의 사진전, '옥상에 해가 떴다'

등록|2022.01.12 10:08 수정|2022.01.12 10:43
부산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서면이다. 2016년 11월 19일 '박근혜 하야 10만 시국대회'가 열린 곳이 바로 서면이다. 부산의 지하철 노선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환승하는 곳이라 지하상가는 안 파는 물건이 없을 정도이다. 지상으로 올라가면 고층빌딩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리고 '서면시장'이라 불리는 전통시장이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민주노총 서면시장번영회 지회의 시작 

지난 2020년 12월에 서면시장에 작은 변화가 있었다. 서면시장번영회에서 일하던 주차요원 6명, 사무직 3명으로 '민주노총 부산일반노조 서면시장번영회 지회'을 결성하였다. 서면시장번영회는 서면시장 상인들의 모임이다. 회장단을 선출하고 사무직원과 주차관리, 경비, 청소노동자 등을 고용해 시설관리와 시장번영회 사업을 운영한다. 회장단은 서면시장 운영 일체를 책임진다.

노조활동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고 한다. 서면시장번영회 회장단는 노조를 반기지 않았다. 반년도 되지 않는 시점에 7명이 탈퇴하였다. 남은 조합원은 김태경 지회장과 허진희 조합원 단 둘이다. 김태경 지회장은 쟁의행위에 단 하루 만인 2020년 5월 1일 해고되었다. 허진희 조합원도 지난해 10월 인사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하여 11월 15일로 해고 통보하였다.
 

▲ 옥상에 해가 떴다 ⓒ 정남준


'부산일반노조 서면시장번영회 지회'의 조합원은 단 두 명이다. 투쟁 257일차를 넘기며 "부당해고 철회하고 당장 원직복직 실시하고 노동조합과 교섭에 나서라!"라며 시장번영회 회장단에 요구하고 있다.

정남준 사진가의 다섯 번째 개인사진전의 현장이 서면시장이다. 그는 "한 현장을 끈질기게 기록하면서 수시로 세상에 드러내는 작업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뼈까지 드러난 폐허 위에서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흐릿한 희망이 전부일 때가 많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것, 그것은 배고픈 속을 채워주는 밥과도 같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해고 노동자들은 서면시장 옥상에서 250일 넘게 농성 중이다. 사진전의 공간이 그들의 농성 현장이다. 김태경 지회장과 허진희 조합원은 긴 농성으로 최악의 경제적 빈곤 상태에 놓여있다. 이번 사진전 '옥상에 해가 떴다'는 그들의 생계비 지원을 위한 사진전이다.

이번 사진전에는 서면시장 현장 기록사진과 정남준 사진가가 아끼는 사진 일부를 포함하여 총 26컷이 전시된다. 오는 17일 시작되는 사진전은 서면시장 옥상에서 농성 중인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할 때까지 계속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래는 '옥상에 해가 떴다' 사진전에 전시될 사진 일부이다.
 

▲ 서면시장번영회지회 투쟁문화제 ⓒ 정남준

   

▲ 부산일반노조 서면시장번영회지회 ⓒ 정남준

   

▲ 자갈치 시장의 모습 ⓒ 정남준

   

▲ 양산솥발산 열사묘역 ⓒ 정남준

  

▲ 황령산에서 내려다 본 부산 ⓒ 정남준

   

▲ 서면시장번영회지회 투쟁문화제때 ⓒ 정남준

   

▲ 부산일반노조 서면시장번영회지회 ⓒ 정남준

   

▲ 식당 어무이(어머니) ⓒ 정남준

덧붙이는 글 정남준 사진가는 "여러 차례 사진전을 하면서 이런 부탁은 처음"이라며 "사진액자 판매는 개당 15만 원입니다. 사진 규격은 20*24인치(50.8cm*60.96cm)로 동일하고, 캔버스 액자이고, 전시는 이젤 거치대로 진행합니다. 판매 금액의 50%는 해고 노동자들의 생계비로 지원합니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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