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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1년... 거리에 선 위쑤따 스님 "반드시 봄혁명"

[인터뷰] 창원, 울산 등 연대 집회 참여... "미얀마도 한국처럼 민주주의 이뤄야"

등록|2022.01.12 09:59 수정|2022.01.12 09:59

▲ 미얀마 찟따수카 사원 지도법사 위쑤따 스님. ⓒ 윤성효


미얀마 봄혁명을 위해 한국의 거리에 선 수행자가 있다. 미얀마 찟따수카사원 대구법당 지도법사 위쑤따(VISUTA ASHIN) 스님이다.

2021년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뒤부터 위쑤따 스님은 한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집회'에 함께 해오고 있다.

일요일마다 창원역 광장과 동대구역, 롯데백화점 울산점 심지어 광주에서 열리는 연대집회에 참여한 그는 손팻말을 들거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위쑤따 스님은 군부의 탄압과 학살에 반대하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미얀마 안에서 국민들이 시민불복종항쟁을 벌인다면, 위쑤따 스님을 비롯한 미얀마 출신 이주민들은 한국에서 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여러 단체 역시 미얀마 봄혁명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 불교활동가지원기금운영위원회는 지난 2021년 11월 위쑤따 스님을 기금 대상자로 선정해 상장과 함께 활동기금을 전달했다.

대구 성불사는 지난해 6월 신도들이 모은 성금 600만 원을 위쑤따 스님한테 전달했다. 성불사는 미얀마의 평화와 민주화 운동을 응원하기 위해 성금을 모았다.

불교계 외국인주민지원협의체인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또한 지난해 6월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집회 때 성금을 전달했다. 이날 위쑤따 스님은 "대한민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적극 미얀마 민주화를 돕고 있어 우리의 혁명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위쑤따 스님은 창원역 광장에서 열리는 일요시위에도 자주 참석해 마이크를 들고 "미얀마 군부독재 반대한다"거나 "군부는 물러가라", "민주주의 지지한다"고 외쳤다.

지난 9일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45차 일요시위에도 참석해 위쑤따 스님은 미얀마 봄혁명의 의지를 담은 시를 낭송했다.

위쑤따 스님은 2015년 초청비자로 한국에 처음 왔다. 이후 미얀마에 갔다가 2019년에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지금까지 계속 대구법당에 적을 두고 있으면서 활동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미얀마 군부쿠데타 발발 1년을 앞둔 가운데, 11일 위쑤따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위쑤따 스님은 한국말이 아직 서툴러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의 통역 도움을 받았다. 위쑤따 스님은 "미얀마 봄혁명은 반드시 온다"고 믿고 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고마운 마음뿐... 미얀마 봄혁명 성공해야"
 

▲ 미얀마 찟따수카 사원 지도법사 위쑤따 스님. ⓒ 윤성효



- 미얀마에 이어 한국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미얀마에서는 신도들에게 설법하고 외국어 학원을 개원하여 학생들을 무료 가르치고 있었다. 은사 스님과 손잡고 사찰 2채를 설립했다. 매년 대학 입학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을 교육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미얀마 이주노동자들과 유학생들의 불교신행을 지도하고 있다. 쿠데타 발발 이후 비폭력 민주화운동을 지원하는 활동도 한다."

- 미얀마 쿠데타 발발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지금 하고 싶은 말은.
"국내·외에서 많은 국민이 민주주의를 위해 나서고 있다. 세계 시민들이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모금 활동도 해주고 있는데, 늘 고맙게 생각한다. 세계 시민의 바람대로 봄혁명은 완수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가 한국에 있지만, 미얀마 시민들과 늘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쿠데타 이후 한국의 거리에서 '미얀마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는데 어떤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는지.
"군부는 국민들이 뽑은 국민정부를 무시하고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거기서 더 나아가 시민들을 마음대로 체포하고 학살까지 하고 있다. 정의롭지 못한 일들이 고국 미얀마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자는 생각에 거리로 나서게 되었다."

- 한국 여러 지역의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움직임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는지.
"한국 여러 지역에서 연대집회가 벌어지고 있다. 고마운 일이고, 미얀마 사람들은 힘이 난다. 미얀마가 민주주의 될 때까지 변하지 않고 함께 해줄 것이라 믿는다. 미얀마도 한국처럼 민주주의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 미얀마 봄혁명은 승리할 것이라고 외치는데,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독재 타도를 위해 여러 방식으로 싸우고 있다. 또 국제 사회에서도 미얀마 군부독재가 빨리 물러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계속 싸우면 미얀마 민주화가 꼭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계속 그렇게 외치고 있다."

- 미얀마에서 현재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으며,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사례가 있는지.
"할 말이 많지만, 자세히 소개할 수 없다.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는 것밖에는. 쿠데타군경이 마을에 불을 지르고, 주민을 학살하는 상황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군부가 폭격기를 이용하기까지 했다. 군부의 억압에 피난민도 많이 생겨났다."

- 미얀마에서도 스님들이 민주주의 등 사회 문제로 거리에 나오는 사례가 있는지.
"미얀마 민주주의를 활동하는 스님들이 많다. 특히 만달레이 지역에는 총승려회 소속 스님들이 거의 매일 거리 행진하고, 사찰 안에서 평화기도회를 열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군부의 강제 체포 억압으로 스님들의 활동들이 좀 줄었다고 한다."

- 한국에서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활동을 하면서 혹시 미얀마 군부로부터 위협이나 압력을 느끼지는 않는지.
"한국에 있으면서도 미얀마 군부의 위협이나 압력을 많이 느낀다. 군부가 누구나 체포, 폭행, 학살 등을 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다 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든다. 누구나 공포를 느끼면 약해진다. 그래서 함께 모여 힘을 모아 나가는 것이다. 미얀마 봄혁명을 위해, 정의를 위해 끝까지 나설 것이다. 그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라 생각한다."

- 한국 정부와 한국 사회에 하고 싶은 말은.
"한국 정부와 국민들한테는 대단히 감사한 마음뿐이다. 민주주의를 생각하면 한국이 최고 1등라고 확신한다. 한국 사회가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를 지지·지원해주고, 미얀마 민주화가 성공할 때까지 함께 해주길 바란다."

- 창원역 광장에서 열리는 일요시위 때 시를 낭송하기도 했는데, 외우고 하시는 건지. 시를 낭송하는 이유가 있다면.
"시에는 여러 뜻이 있다. 미얀마 국민들이 시를 들으면 기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말을 많이 할 필요 없이 시 하나만 낭송하면 바로 이해하고, 마음이 강해지고 있다고 본다. 우리 미얀마 국민들이 시를 계속 낭송하라고 요청하기도 하고, 저도 시를 좋아한다. 칼날보다 펜촉이 더 날카롭다."

- 한국에서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활동을 하면서, 고국에 있는 가족이나 해당 불교사원이 걱정이 되지는 않는지.
"미얀마 안에 우리 사찰을 많이 생각한다. 사찰에 군경이 왔어 조사하고, 나중에 미얀마에 들어가면 알아달라며 조사를 몇 번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저의 걱정보다 우리 국민 모두를 걱정하게 된다. 그래서 저부터 군부독재가 하루 빨리 타도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더 하고 싶은 말은?
"오직 미얀마 군사독재를 반드시 타도하고, 미얀마 '봄혁명'이 성공하도록 해야 한다는 다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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