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옷이 없어" 문제는 만족감이야
옷장을 잘 채우는 건강한 쇼핑법... 빈틈을 메워라
▲ 텅빈옷장 ⓒ Nathan Dumlao/Unsplash
지난 글에서 패션 번아웃을 일으키는 5가지 감정에 대해 알아보았다. 부족가/실패감/자책감/피로감/위축감 등 5가지 중에서 아마도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부족감이 아닐까 생각한다. 옷장을 보면 늘 떠오르는 생각. '오늘 뭐 입지?'
몇 년 전 패스트 푸드점에서 있었던 일이다. 옆에 대학생처럼 보이는 20대 여성 둘이 대화를 한다. 바로 옆자리였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그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는데 듣다 보니 흥미로워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B: 뭐? 너 옷 산지 얼마 안 됐잖아.
A: 몰라, 옷 살 거야.
B: 안돼, 옷 그만 사, 너 옷 너무 많은 것 같아.
A: 이렇게 옷이 없는데 작년에 뭐 입고 다녔지?
B: 그럼 작년 사진을 봐!
친구의 솔루션을 듣고는 나는 무릎을 탁 쳤다. 작년에 헐벗고 다니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방법은 '작년 사진을 보는 것'. 하지만 이내 곧 친구의 통찰(?)이 실제 솔루션에는 가깝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부족감이란, 진짜 옷이 없어서가 아니라 옷으로 인한 만족감이 떨어질 때 생기는 심리적 부족감이기 때문이다.
▲ 라이프스타일에따른옷장 ⓒ CHUTTERSNAP/Unsplash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의 라이프 스타일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단정하게 갖춰 입어야 하는 모임(공간)과 편하게 사적으로 만나는 모임(공간).
예를 들어 보자면 40대 프리랜서 직장인의 경우 '프리랜서'라 단정하게 갖춰 입어야 할 옷의 비율이 20% +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캐주얼 아이템의 비율이 80% 정도를 차지한다.
이건 사람의 성향에 따라 나뉘기도 하는데 사적인 모임에서라도 깔끔하고 세련되게 입는 걸 좋아한다면 단정하고 세련된 느낌의 아이템이 80% + 편하고 캐주얼한 아이템이 20% 가 된다.
이처럼 누구나 환경과 심리적인 기준으로 자기만의 옷장 속 아이템을 구성하게 되는데 이게 라이프 스타일과 성향 두 가지를 기준으로 채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 만족스러운 옷장이 되기 위해서는 1) 환경에 맞는 아이템이 잘 채워져 있는가? 2) 입었을 때 만족감을 주는가? 이 두 가지 질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때 입을 옷이 없다는 것은 질문에 대한 답이 신통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30대 직장인 A씨는 자유분방하고 밝은 성격이지만 회사는 보수적인 편이라 정장에 가까운 옷을 입어야 하고 조금이라도 튀는 색의 옷을 입으면 상사에게 눈치를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펑키한 오버핏 청재킷에 알록달록한 원피스를 입고 거기에 옥스포드 슈즈를 매치하는 과감한 스타일링의 소유자인 터라 회사에서 자신의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가 회사를 그만둘 것이 아니라면 회사 밖에서 개성을 좀 더 마음껏 펼치는 솔루션이 필요하다. 이럴 경우 회사에 있는 시간이 아무리 많더라도 출근용 아이템의 옷장 비율은 딱 필요하게만 채우는 것이 맞다. 그리고 그 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아이템이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해야 할 것이다.
40대 직장인 B씨는 옷에 관심이 없는 편이었지만 남은 생은 조금 다르게 입고 싶어졌다. 무엇이 문제인지 봤더니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아이템은 잘 갖춰져 있었지만 '입었을 때의 만족감은 거의 없는' 무채색과 편하기만 한 아이템 일색이었다.
쇼핑을 할 때 옷장을 분석해야 하는 이유는 옷장의 '빈틈'을 메우는 것이 성공적인 쇼핑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옷을 살 때 '직장에서 입을 옷이 필요해'라고 하지만 거기에는 '직장이라는 상황에 맞으면서 부족한 부분(무채색)을 커버하는'이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쇼핑을 하려거든 그 계절의 아이템을 전부 파악한 뒤 라이프 스타일과 만족감에서의 구멍 난 곳을 찾아야 한다. 그 구멍이 바로 옷장에서의 빈틈이며 삶을 좀 더 충만하게 채워줄 스타일 솔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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