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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해지한 적금 원복 불가? 과연 타당한가

잘못된 클릭으로 3년 만기 적금 중도 해지로 손해... 금감원, 구제 방법 고민해야

등록|2022.01.27 15:40 수정|2022.01.27 16:27
전업주부이면서 재테크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전문투자자 A씨는 최근 곤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A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LG엔솔 공모주를 청약하고 21일 환불금을 돌려받았다. 돌려받은 환불금으로 예적금 담보 대출했던 곳에 서둘러 상환을 정리했다. 그러다 2 금융권 대출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대출 상환이 아닌 상계를 눌러버리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상계 처리된 계좌는 복구할 수 없다? 

서둘러 은행에 전화했지만 업무시간이 지났는지 받지 않자 부랴부랴 콜센터로 전화해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 안된다'였다. 이미 상계 처리된 계좌는 복구할 수 없다는 말뿐이었다. 실수로 잘못한 클릭 한 번에 3개월 앞둔 3년 만기의 적금이 해지되는 순간이었다. 만기 중도 해지라 이자는 1/10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돈 벌려고 하루 종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힘들었는데 정작 너무나 쉽게 사라져 버린 돈이 되었다.

다음날 A씨는 대출 상계된 계좌 원복 처리 가능 여부를 위해 해당 영엄점에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안된다는 기계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A씨가 대출 상환, 상계 문제로 영업점에 여러번 전화를 걸치면서 답답했던 부분은 직원들 조차 상환, 상계 용어를 모르는 사람이 있었다고 했다.

A씨는 " 제가 가입한 적금이 영업점에 창구 계좌 개설 해지는 창구에서만 가능하다"라는 문구를 들어 억울함을 주장했지만  '상환, 상계' 뜻을 정확히 모르고 처리한 고객 잘못으로 몰아갔다.

전문가인 A씨가 상환, 상계의 뜻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A씨는 문제 해결을 위해 차분히 대화를 이어갔다.  A씨 "물론 고객이 잠시 헷갈려서 잘못할 수도 있지만, 예적금을 담보 대출받는 이유가 잠시 대출받아 돈을 빌려 쓰고자 함이지 상계처리로 상환할 거면 애초부터 적금을 해지하지 누가 대출이자 물어가면서 대출받겠냐고" 항변해 봤지만 소용없었다고 했다.

 A씨는 구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커뮤니티 회원들과 정보를 교류했고, A 씨와 비슷한 사례로 금감원에서 구제받은 적이 있다는 한  회원의 정보로 A씨는 금감원에 민원을 넣기로 결심했다. 실수로 해지한 적금을 금감원에 넣어 해결된 사례가 있다하니, 분명 구제의 길이 있긴 있는 것이다.

시대가 편리해지면서 누구나 모바일로 직접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편리해진 만큼 책임도 늘어났다. 고객이 직접 해지 했다는 이유만으로 원복불가 방침을 고수하는것이 타당한 것인지는 알수없다. 고객이 실수한 부분을 [취소] 할수 있는 시스템이 분명 만들어져야 하고, 영업점은 취소를 원할시 금감원의 명령이 아닌 즉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 은행의 앱들은 고객입장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곳도 분명 있다. 어떤 은행은 고객의 혼선을 막기 위해 예적금 담보 대출 상환 시 [상계]라는 메뉴 자체가 아예 없는 곳도 있다. 하지만, A씨가 실수를 한 은행의 메뉴는 다른 곳과는 조금 다르게 예적금 담보 대출을 상환할 시 [상환, 상계] 메뉴를 나란히 배치함으로써 고객들에게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있다.

A씨 말대로 상계할 거면 해지를 하지 뭣하러 이자를 내면서 대출을 하겠느냐는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고객에게 혼선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은 민원을 받아들여 한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A씨가 실수한 그 은행은 각 지점마다 운영하는 방식이 다른 곳인데 어떤 지점은 모바일 대출을 아예 금지해 놓은 곳도 있다. 아마도 그런 실수가 있을까 미리 막아놓은 것 같다. 실제, 해당은행의 다른 영업점에 근무하는 직원 B씨에게 문의했더니 모바일 대출은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모바일 대출 자체를 막아놓았다고 했다.

금감원 어떤 답변 내놓을까 

일반 은행권과 다르게 시스템을 운영하는 2금융권에 예적금을 하는 이유는 예탁금 이율이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정한도 금액은 비과세로 운영되기 때문에 일반 은행권보다 2금융권에 더 많이 예치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예탁금 이율은 높지만 대출 위험성 부분이 노출된 만큼 보다 시급한 모바일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보인다.  2금융권이 서민친화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규모가 커진 만큼 그에 대한 서비스도 향상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객이 실수로 해지한 적금, 해당 은행에서는 원복 불가의 답을 받았지만, 금감원에서는 어떤 결과를 내려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A 씨는 자신과 같은 실수를 범하지 말라는 차원에서 정보 공유를 하였으며 재테크 강사답게 커뮤니티 회원들에게도 상환, 상계 용어를 잘 확인해 자신과 같은 실수를 하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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