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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합천창녕보 수문 개방, 4월까지 연장해야"

낙동강네트워크, 낙동강유역환경청 앞 기자회견 ... 수문 개방 종료 2→10일

등록|2022.02.03 12:55 수정|2022.02.03 13:33

▲ 낙동강네트워크는 2월 3일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에서 "합천창녕보 수문 개장 연장"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농민에게 농업용수를, 새들에겐 모래톱을 허락하라. 낙동강 생태계가 되살아난다. 합천창녕보 수문 개방 연장하라."

활동가들이 낙동강 합천창녕보 수문 개장 연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낙동강네트워크가 3일 창원 소재 낙동강유역환경청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환경부는 '4대강사업 조사'를 위해 2021년 12월 1일부터 합천창녕보 수문을 개방했다. 보 상류는 수문 개방으로 인해 관리수위가 105m에서 4.8m로 내려갔다.

환경부는 당초 2월 2일 보 수문을 닫을 예정이었다가 10일로 1주일 가량 연장했다. 오는 10일부터 다시 수문을 닫으면 수위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는 4월까지 보 수문을 열어 '4대강사업 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합천창녕보 상류 지역의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수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다.

합천창녕보 상류에는 도동·자모 양수장이 있다. 4대강사업으로 양수장 위치가 올라가 있다. 환경단체는 보 수문 개방에 맞춰 양수장 높이는 낮춰야 한다는 요구를 해왔다. 그러나 경북 고령에 있는 도동·자모 양수장은 시설개선을 하지 않고 있다.

합천창녕보 수문 개방 이후 상류 낙동강은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물에 잠겨 보이지 않던 '모래톱(등)'이 생겨나고 수달과 희귀새들이 찾아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환경단체는 "보 개방 전 민물가마우지 1종만 주로 목격이 됐는데, 개방 이후 12월 29일 달성보에서 합천창녕보 사이 낙동강 조류조사에서 흰꼬리수리, 독수리,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민물가마우지, 흰죽지, 백로, 왜가리, 비오리, 물닭, 검은등할미새 이렇게 11종이나 목격됐다"며 "놀라운 변화다. 수위가 낮아지고 모래톱이 돌아오니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고 했다.

멸종위기종 1급 야생생물인 '흰꼬리수리' 한 쌍이 물고기를 사냥한 채 모래톱에서 먹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었다는 것이다. 또 천연기념물인 '독수리' 14마리도 모래톱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것이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새들은 주로 모래톱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깊은 물을 선호하는 민물가마우지조차 모래톱에서 쉬면서 젖은 날개를 말리고 있는 모습이 목격된다"며 "이처럼 모래톱은 새들에게는 중요한 공간이다. 사냥한 것들을 먹는 먹이터이자 휴식을 취하는 휴식처인 것이다"고 했다.

이 단체는 "귀한 공간이 4대강사업으로 모두 사라져버렸다. 그 결과 지난 10년 동안 낙동강에서 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며 "다행히 이번 합천창녕보의 완전 개방으로 모래톱이 돌아오자 다시 새들이 찾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보 수문 개방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4대강사업 이전의 철새이동경로서의 낙동강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본격적인 양수장 가동철인 5월 모내기철 전까지는 수문개방을 연장해야 한다"며 "오는 4월말까지는 수문개방을 연장해서 낙동강 모니터링을 이어가야 한다. 그래야 수문개방의 이유인바 의미있는 모니터링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환경부에 대해, 이들은 "2월 3일이 아니라 2월 11일부터 수문을 닫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주일 연장으로는 안된다"며 "적어도 4월말까지는 수문개방을 연장해서 모니터링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보 수문 개방 이후 낙동강에는 생명이 다시 돌아와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며 "4월까지 개방해서 4대강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인 곽상수 마을이장(고령)은 "보 수문을 닫아 '녹조'가 생긴 물로 농사를 지으면 '시아노톡스'라는 독성 물질이 농작물에 생긴다는 연구가 있다"며 "녹조 물을 이용해서 생산한 농작물을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결국 농민이 피해를 보게 된다. 안전한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 수문 개방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 낙동강네트워크는 2월 3일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에서 "합천창녕보 수문 개장 연장"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 낙동강네트워크는 2월 3일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에서 "합천창녕보 수문 개장 연장"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대표가 2월 3일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에서 "합천창녕보 수문 개장 연장"을 요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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