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로 사라진 김윤동 미래, 감독은 책임지지 않았다
[KBO리그] 긴 재활 끝에 방출된 김윤동, 후진적인 투수 혹사 희생양으로 전락
▲ 지난 1월 31일자로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 김윤동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는 지난 1월 31일 우완 투수 김윤동을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하고 방출했다. 2019시즌을 끝으로 실전 등판이 없었던 김윤동은 3년 가까이 재활에 매진하고 있었다. 최근 KIA 구단이 육성선수 전환을 권유했지만 김윤동이 그 제안을 고사해 결국 KIA를 떠나게 되었다.
김윤동의 마지막 등판은 2019년 4월 1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이었다. 당시 그는 타자를 상대하며 투구하던 도중 오른쪽 어깨를 부여잡고 마운드 위에 주저앉았다. 밀려드는 통증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을 끝으로 김윤동은 마운드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 김윤동 프로 통산 주요 기록
▲ 김윤동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김윤동의 부상 원인은 혹사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93년생인 그는 경북고 외야수 출신으로 현재 KIA의 선발진의 한 축인 임기영과 동기다. 프로 입문 후 투수로 전향한 김윤동은 2017년 필승조 불펜의 일원으로 7승 4패 11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59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14로 KIA의 통합 우승에 공헌했다.
하지만 2017년 65경기 80.1이닝, 2018년 64경기 82.2이닝으로 2년 연속 60경기 8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혹사에 내몰렸다. 2019년에는 부상당한 경기를 포함해 9일 동안 5경기에 등판해 4.1이닝 동안 무려 128구를 던지는 혹사를 당하고 말았다.
2018년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6.2km/h였으나 2019년에는 143.4km/h로 2.8km/h 하락해 혹사로 인한 적신호가 들어온 상태였다. 프로에 입단한 뒤 투수로 전향해 어깨가 싱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큰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복귀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혹사를 당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김윤동과 비슷한 시기에 불펜 필승조의 일원으로 뛰었던 좌완 임기준 역시 단기 혹사에 시달린 끝에 잦은 부상으로 2019시즌이 마지막이 되었다. 그는 2020년 10월 KIA로부터 방출되었다.
▲ 마지막 등판이었던 2019년 4월 18일 사직 롯데전에서 부상당한 김윤동 ⓒ SPOTV
일각에서는 김윤동이 방출된 뒤에도 당시 감독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한다. 하지만 감독과 선수의 관계를 '사제지간'으로 표현할 만큼 수직적인 한국의 선수단 문화 속에서 감독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선수를 찾기란 어렵다.
선수가 뛸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이 감독이라는 논리도 설득력이 없다. 만일 김윤동이 체계적이며 과학적으로 관리를 받았다면 만 28세 생일도 지나지 않아 한창 던질 전성기에 방출되는 상황은 빚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선수가 경기에 계속 나서려는 욕구를 적절히 관리하는 역할이야말로 지도자에게 필수적이다. 감독과 단장이 동시에 교체된 KIA가 이제는 후진적인 혹사로부터 자유로울지 이목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김윤동은 소속팀 없이 재활하는 가시밭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향후 김윤동이 과거의 구위를 되찾아 1군 마운드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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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민상현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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