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지역, 제방도로 건설 아닌 보호지역 지정해야"
천주교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갑천습지보호지역 지정 위한 미사
▲ 미사중인 모습. ⓒ 이경호
1월 첫 번째 토요일부터 매주 월평공원 갑천 구간에서 거리미사가 열리고 있다. 천주교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에서 진행하는 거리미사는 갑천지역을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해달라는 요구를 위해 시작 되었다.
지난해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습지보호지역을 요구하는 갑천지역에 대규모 제방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지역의 시민사회와 환경단체의 반발이 있었다. 생태환경위원회는 20여년간 갑천을 지켜왔던 역사가 있다며 대규모 토목공사를 진행하는 제방도로가 아니라 보호지역 추진을 빨리 하라는 요구를 시작한 것이다.
이후 2007년 월평공원과 갑천유역을 통과하는 대규모 관통도로 건설계획이 발표되었다. 이 과정에서도 역시 대규모 반대활동이 일어났다. 시민들은 월평공원 갑천지역에 생태환경의 건강성을 한차례 확인했던 때라 보호운동은 더 거세게 일어 났다. 하지만 관통도로 건설은 강행되었고, 이 과정에서 대전시는 보호지역 지정을 약속했다. 관통도로 건설 백지화 싸움은 졌지만, 작은 성과였다.
▲ 보호지역 지정 지정용역 결과보고서. ⓒ 이경호
대전시는 사업시행자였던 LH와 협의를 통해 2011년까지 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용역을 마무리 했다. 용역보고서에는 "멸종위기종이나 희귀종이 다수 서식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습지의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런 용역결과를 토대로 대전시는 환경부에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신청했지만, 국토부가 하천유역에 보호지역 지정은 불가하다며 제동을 걸었다.
2021년부터 하천에도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가능하게 되면서 대전시민들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다시 요청하고 있다. 시민들은 갑천에 다시 대규모 토목공사를 계획하는 것에 분개하고, 대전시가 약속했던 보호지역추진을 다시 요구하고 있다. 습지보호지역을 추진을 위해서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해야 하는 제방도로 건설은 중단되어야 한다.
▲ 미사종료후 기념사진. ⓒ 이경호
생태환경위원회 강승수 신부의 주관으로 매주 이뤄지는 미사에는 매주 50여명의 신도와 지역의 시민환경 활동가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5일 필자도 참여해 미사를 올렸다. 5일 미사에는 약 70여 명의 시민이 함게 했다. 당일 미사에는 허태정 대전시장이 찾아와 보호지역 추진을 하겠다며 입장을 밝혔다. 제방도로건설 중단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대전시가 추진하겠다는 보호지역 추진은 의미가 없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던 제방도로건설계획은 물관리 일원화가 되면서 2022년 환경부로 이관되었다. 환경부가 이제 결단해야 하는 것이다.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는 부서이기에 제방도로건설이 중단과 보호지역 지정으로 정책방향이 선회되기를 바란다.
제방도로 건설 중단에 대한 입장발표와 대응계획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대전시의 보호지역 지정에 진정성은 없다고 봐도 될 듯 하다. 제방도로건설관련해서 대전시가 중앙정부와 선을 긋고 보호지역을 지정하는 과정을 밟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방도로는 별도이며 보호지역만 지정하겠다면 우리는 말뿐인 선언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미사가 끝나고 함께 모인 70여명의 시민들은 월평공원을 산책하며 플로깅을 진행했다. 30분이 짧은 미사 후 월평공원 갑천의 보호를 위한 작은 실천활동을 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매주 토요일 진행하는 미사는 계속 될 예정이다. 대전시, 환경부가 협의와 합심하여 보호지역을 지정하고 제방도로가 백지화 되기를 바래본다. 그렇지 않다면 월평공원과 갑천의 생태는 심각한 훼손이 될 수 밖에 없다. 대전시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자연하천국간 우각호, 자연제방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구간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래본다. 천주교 신도는 아니지만 간절히 기도해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