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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여가부 폐지 말라" - 이준석 "입장 변화 없을 것"

10일 국회서 면담... "여가부 없었으면 저희는 죽었다" 호소

등록|2022.02.10 11:35 수정|2022.02.10 11:46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여성가족부 폐지 하지 마세요. (여가부) 없었으면 우린 죽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만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이자 인권 활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돌연 이런 말을 꺼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여가부 폐지)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이용수 활동가와 만나 "문재인 정부 들어 그들이 약속했던 외교적인 조치나 할머니들을 지원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하지 못하고, 민주당도 국회 차원에서 활발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저희도 이 문제에 있어서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 보인 데 대해 당 대표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열심히 노력해서 이용수 활동가님 활동하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양금희·하태경 의원이 앞으로 꾸준히 잘 모시고 입법 지원이나 외부적인 활동을 지원하도록 노력할 것이고, 100여 명 국회의원 모두 이 문제에 관심 가지도록 당 대표로서 지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활동가는 "여태까지 (국민의힘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아무 말도 없고 그랬는데, 어떻게 대해주려나 걱정했다"며 "(그렇지만) 여러분이 힘쓰고 계시고, 또 바쁘고 그런데도 생각을 항상 해줬다는 게 나타난다. 제가 아마 오해를 한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 활동가는 "여기 와서 여러분한테 (문제를) 알리고, 제가 이렇게 고문방지협약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데,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 간절히 부탁한다"며 이 대표와 하태경 의원 손을 꼭 잡았다.

이준석 "여가부 폐지 공약 세밀한 검토 통한 것...입장 변화 없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면담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하 의원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저희 당이 할머니를 모시고 유엔(UN) 고문방지협약 있는 스위스 제네바로 같이 가겠다. 국회에서도 할머니가 원하는 결의안이 바로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돌연 이 활동가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공약인 '여가부 폐지'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단도리 제대로 할 수 있는 부처를 저희가 둬서 그거('위안부' 문제 해결) 집어넣도록 하겠다"며 "저희 대선후보 공약이 그렇게 나와서, 그렇게(여가부를 폐지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답했다.

이 활동가는 "여가부 없었으면 저희들 죽었다"고 다시 한번 철회를 요청했고, 이 대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더 큰 예산과 더 큰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 활동가와의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 부분은 저희가 공약한 사안이고 세밀한 검토를 통해 한 것이기 때문에 (여가부 폐지) 입장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할머니 말씀은 일부 여가부 수장들이 하던 위안부 피해 여성에 대한 지원이라든지 (그런 것에) 차질이 없길 바란다는 뜻으로 저는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위안부 문제 관련해 저희가 개편하는 정부조직법 체계하에서는 조금 더 실무적이고 더 강한 협상력을 가진 부처들이 이 일을 맡아 처리하길 기대하고 있어"며 "외교부에서도 이 문제를 자신들이 주인인 것처럼 맡아서 처리할 수 있으면 좋겠고, 노동과 인권에 대해서도 저희 부처 개편 방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가부는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피해자 13명에 대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생계급여 등을 지급하고, 임대주택 우선 임대, 간병비 등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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