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후 청와대 향한 자영업자들 "21일부터 24시간 영업"
[현장]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정부에 손실보상 소급적용 요구 집단 소송할 것"
▲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소속 자영업자들은 15일 정책건의서와 잘라낸 머리카락을 상자에 넣고 청와대로 행진했다. ⓒ 신나리
코로나로 인한 시간제한 등 영업규제에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이 21일부터 정부 방역지침에 따르지 않고 24시간 영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아래 코자총)은 15일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코로나피해 실질 보상 촉구 정부규탄 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10여 명의 자영업자들은 삭발식을 하며 정부를 대상으로 손실보상 집단소송에 나선다고 밝혔다.
오호석 코자총 공동대표는 "더는 버틸 수 없다며 힘들어한 자영업자 26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라며 "정부에서 주는 쥐꼬리만 한 손실보상금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없다. 이제 우리는 피해보상 소송을 진행하고 길로 나와서 100% 보상받을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을 듣던 자영업자들이 눈물을 훔치며 "우리도 죽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에서 왔다는 한 자영업자는 "정부의 모든 지침을 그대로 이행하고 기다리라고 하면 기다렸다. 그런데 손에 남은 건 각종 압류 독촉장, 체납요구서뿐"이라며 "정부는 한 시간, 두 시간 숫자만 만지작거리지 말라. 2년간 학습하지 않았나. 영업시간 제한은 방역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호소했다.
"자영업자 권리는 헌법에 명시... 정부 상대로 소송하면 이길 수 있다"
▲ 15일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소속 자영업자 10여 명이 삭발식에 참여하며 정부의 영업 시간제한 철폐를 요구했다. ⓒ 신나리
자영업자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단상에서는 삭발식이 진행됐다. 삭발식에 참여한 한 자영업자는 "머리 깎는다고 뭐가 달라지냐고 하는데, 그만큼 우리가 절실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며 "고통의 흔적인 머리카락을 청와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내비쳤다.
이어 코자총은 정부에 ▲ 영업시간 제한 조치 철폐 ▲ 매출액 10억 원 이상 자영업자 손실보상 대상 포함 ▲ 손실보상 소급 적용 및 100% 보상 실현 ▲ 서울·지자체 별도 지원 방안 마련 ▲ 코로나 발생 이후 개업한 모든 업소 손실보상금 추가 적용 등을 요구했다.
코자총은 향후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진행할 계획도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7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소상공인법)을 개정해 보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보상 대상이 법 공포일인 2021년 7월 7일 이후 발령된 집합금지명령에 따른 영업금지 또는 영업 제한에 대해서만 국한돼 있다는 것이다.
소송 진행을 맡은 천상현 변호사(법무법인 황해)는 "자영업자들의 권리는 헌법에 명시된 내용이다. 정부를 상대로 소송하면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자영업자들에게 집단소송에 참여해달라 호소했다.
정책건의서와 자영업자들이 잘라낸 머리카락을 상자에 넣고 청와대로 행진한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코자총 소속 자영업자들이 모두 21일부터 24시간 영업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자총은 한국외식업중앙회·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대한제과협회·한국자영업연대 등 15곳의 연대체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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