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선도국가로 건너가기, 안철수뿐이다

[나는 왜 ○○○을 지지하는가 / 안철수]

등록|2022.02.28 07:13 수정|2022.03.02 15:41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역대급으로 엎치락 뒤치락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상황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네거티브를 극복하고 포지티브 선거 문화를 위한 기획으로 '나는 왜 ○○○을 지지하는가'를 마련했습니다. 각 후보 캠프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유권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고 설득합니다. 이번 순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대위의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입니다.[편집자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전남 순천시 아랫장에서 가진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나는 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왜 철학자가 정치에 끼어드는가?"라고 의아해하는 분들의 목소리가 함께 들린다. 철학과 정치는 생년월일이 같다고도 말해보고, 살 빠진 정치가 철학이고 살찐 철학이 정치라고 해봐도 의아함을 쉽게 풀어주지는 않는 것 같다.

노자나 공자도 한 편으로는 정치인들이고 퇴계와 율곡 그리고 다산까지도 정치인이며 소크라테스에게도 정치인으로서 삶의 모습이 있다. 지금 세상에서는 제도적인 어떤 문제도 정치가 아니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 지식은 문제를 해결한 처방전이다. 지식 수입자를 넘어서서 지식 생산자의 삶을 살고 싶으면서도 문제 속으로 뛰어들지 않으면 사유와 행위 사이에 아귀가 맞지 않는다. 훈수꾼 이상으로 살기 힘들다.

책에 나오는 인간에게서는 진짜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체취가 느껴지지 않는다. 체취는 상황과 조건에 따라 변화무상하여 일정하지 않다. '인간'이라는 단어를 관통하여, 진짜 인간을 알고 싶거나, 인간으로 완성되고 싶거나,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진짜 인간'의 체취에 코를 박는 모험을 해야 한다.

우리는 인간을 가끔 모순적 존재라고 설명하지만, 그 모순을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순'은 개념으로만 존재한다. '모순'을 이해하는 것보다도, '모순'이 날 것으로 각축하는 현장에 참여하거나 자기 스스로 '모순의 현장' 자체가 되어볼 필요가 있다. 모순의 현장 가운데 가장 센 곳이 정치와 전쟁이다. 정치와 전쟁을 좁게 보면 권력 실험장이고, 넓게 보면 인간 실험장이다. 실험장을 통과하지 않고 나온 처방전은 자칫 구멍이 날 수 있다.

현대에서 법률과 제도로 허용되며 자신의 이익과 안전이 배타적으로 보장되는 가장 큰 정치 공간은 지구도 아니고 민족도 아니고, 바로 국가다.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건국-산업화-민주화의 직선적 발전을 이어받아서 민주화 다음을 도모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조정훈


그 결과로 지금은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기득권끼리 박 터지게 싸우고 있을 뿐이다. 소위 진영 갈등이다. 서로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도 모른 채 그저 싸울 뿐이다. 자신에게서 싸우는 이유가 찾아지지 않으니, 상대방만 배제되면 만족한다. 이것이 소위 '무조건 정권교체'이고 '무조건 정권 연장'이다. 이 두 기득권 세력에게는 희망이 없다. 다 알지 않은가? 두 세력 다 과거만 파먹고 살아왔다.

김대중 대통령 때까지는 대통령을 뽑을 때, 심한 경쟁 속에서도 각자가 자신만의 '최선'을 선택했다. 그 뒤로 바로 '차선의 선택'을 하였다. 지금은 '차악의 선택'을 강요받는 지경이 되었다. 정치는 막장에 이르고, 국민은 외통수에 걸렸다. 국가의 민낯은 정치다. 정치의 추락은 매우 심각하게 경각심을 가지고 봐야 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기득권 세력들은 무슨 이데올로기를 가졌든 간에 정치의 추락에 책임이 있다. 자신이 정치의 추락을 조장하는 일원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는 반성도 없고 희망도 없다.

도약이냐 추락이냐의 기로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글래드 여의도 호텔에서 열린 ‘G3 디지털경제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1820년대 대분기를 거치며 선진국과 후진국이 나뉘어진 이래 그 위치가 교체된 일은 없다. 그때 후진국은 지금도 후진국이고, 그때 선진국은 지금도 선진국이다. 선진국은 선진국 높이의 시선을 가졌고, 후진국은 후진국 높이의 시선에 갇히기 때문이다. 후진국이라도 선진국 높이의 시선을 가지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가 전략국가나 선도국가로 벗어난 나라는 단 하나도 없다. 올라서야 할 때 올라서지 못하면 현상이라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추락한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8위 정도를 하던 나라다. 도쿄에 전철이 1927년에 건설되는데,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는 1913년에 건설된다. 아르헨티나가 프랑스나 이태리보다 더 잘 살았다. 우리도 지금 우상향의 도약하는 길로 갈 것이냐 아니면 우하향의 추락의 길로 갈 것이냐가 갈라지는 변곡점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도약해야 할 때 도약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이 정치갈등과 사회분열과 포퓰리즘이다. 우리는 지금 우리보다 앞서서 중진국 함정에 빠졌던 나라들이 추락할 때 보여주던 현상을 그대로 겪고 있다. 나는 이것을 매우 위험한 신호로 받아들인다. 내가 '인간 실험장'인 정치 영역에 발을 들인 이유도 바로 이런 위기의식과 책임감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4차산업혁명이라는 문명적 분기점을 맞고 있다. 위기이자 기회이다. 이것이 기회인 이유가 있다. 패러다임이 깨지지 않으면 후발주자들에게는 기회가 없다. 그런데 지금 4차산업혁명이라는 간판을 걸고 기존의 패러다임이 깨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국력이 가장 강할 때이다. 선도국가로 도약할 시도를 해본다면 지금밖에 없다. 문제는 이렇게 황금 같은 기회를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정치권에서는 최악의 선거 풍경을 만들고 있을 뿐이다. 기회를 위기로 몰고 가려는 무지와 무모함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라를 걱정한다면, 한탄하지 않을 수 없는 답답한 형국이다.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것은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도약하는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다른 사람이 한 생각의 결과를 받아서 살던 삶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삶으로 옮겨가는 일인데, 여기서는 창의성이 특히 중요해진다. 창의성은 대답이 아니라 질문으로 표현된다. 대답은 기능이지만, 질문은 자신만의 고유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표현되는 일이므로 전적으로 인격적인 문제가 된다.

선도국가 레벨에서는 윤리적 기업이 더 지속 가능하고 더 큰 이익을 낸다는 것은 상식이다. 인격으로 표현되는 도덕적 민감성이나 윤리적 민감성이 핵심 사안으로 등장한다. 도덕적 민감성이 사회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공사 구분인데,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선 사람이나 지도자를 뽑겠다고 하는 사람이나 공사 구분을 못하는 일에 대해서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끼지 못한다. 느끼더라도, 그것으로 행위를 교정하지는 않는다. 공사를 구분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한다.

도덕적 민감성이나 윤리적 민감성이 없어도 상관을 하지 않는다. 무엇을 보고 선택을 하는가. 오직 하나, 진영이다. 저 사람만 아니면 된다는 배제의 신념뿐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모두 많이 추락해 있다. 인간의 뿌리가 되는 가치를 소홀히 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같은 꿈, 같은 사명감

안철수 후보와 나는 둘 다 '초딩'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이 어디에 있는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어떻게 가야 하는가 하는 주제를 놓고는 같은 생각을 한다. 같은 꿈을 꾸고, 같은 사명감을 가졌으니, 같이 할 수밖에 없다.

나라의 진보는 미래적일 때만 가능하다. 지금 맞이할 미래는 AI, 메타버스, 생명공학, 초격차 기업이 연상되고 팬데믹도 연상되는데, 이렇게 연상되는 미래와 가장 잘 어울리는 후보는 안철수 후보밖에 없다는 것도 내가 지지하는 중요한 이유다. 2021년 9월 30일, 안철수 후보를 처음 만나서 내가 꺼낸 첫마디는 이랬다. "왜 정치를 하십니까?" 안철수 후보가 대답하였다. "나라를 살려야 합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했겠는가.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선대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합류한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1월 19일 오후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덧붙이는 글 필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상임선대위원장입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