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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란한 질문엔 야유·회피... 답변 돌리기로 반박 봉쇄

[3차 대선후보 4자토론] 윤석열 후보, 상대 후보 깔보는 태도로 일관

등록|2022.02.21 23:37 수정|2022.02.21 23:37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원래 또 생각을 잘 바꾸시지 않나."
"그거 대답하면서 시간 쓰기 싫다."
"엉뚱한 것 하고 내빼는 데는..."
"또 얘기해봐야 본인 얘기만 할 게 뻔해서..."
"오바를 많이 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1일 저녁에 진행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법정 TV토론(3차 TV토론) 중 상대 후보들에게 한 말들이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토론 내내 상대 후보들을 야유하거나 상대 후보들의 질문에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코로나 시대의 경제 대책'을 토론하던 중 "여당 후보로서 집권정부의 방역 정책의 실패를 인정했는데 야당 코스프레 하는 것 아니냐"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공격했다.

그런데 윤 후보는 "이걸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의견을 듣고 싶다"면서 질문을 이 후보가 아닌 심 후보에게 던졌다. 이는 지난 1·2차 TV토론에서도 윤 후보가 자주 보였던 모습이다. 윤 후보는 앞서 TV토론에서 이 후보를 공격하는 발언을 한 뒤 그에 대한 생각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도 여러 차례 물었다.

곧장 이 후보는 "제가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다"라고 항의했고, 윤 후보는 "이야기를 해봐야 본인 이야기만 할 것이 뻔해서 객관적으로 3자 입장에서서 (심 후보에게) 말씀을 들어보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이 후보는 "반박할 시간을 주는 게 토론이다. 다른 사람이 주장하지 못하도록 봉쇄를 하나"라며 "기본적인 규칙을 지켰으면 좋겠다"라고 지적했다.

말문 막히면 "오바" "엉뚱" 비난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후보의 토론 태도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가 윤 후보의 과거 인터뷰에서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한 발언을 지적하자, 윤 후보는 "답변할 필요도 없다" "그거 대답하면서 시간 쓰기 싫다"고 구체적 답을 피했다.

발언 말미에 상대 후보를 조롱하는 듯한 윤 후보의 말도 여러 차례 이어졌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의 뉴딜정책을 차용한 것을 두고 "그 주장이 말이 안 되고 실현성이 없는데 계속 같은 생각을 (이어갈 것인가)"라고 말한 뒤 "원래 또 생각을 잘 바꾸시니 (또 바꿀 건가)"란 말을 덧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생각을) 잘 바꾸는 건 윤 후보다"라고 맞받아쳤다.

뿐만 아니라 윤 후보는 심상정 후보의 부동산 정책 관련 질문과 자신이 보유한 집의 종부세 관련 질문에 말문이 막히자 "오바를 많이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 후보가 "사드를 불필요하기 배치한다고 하고 (북한) 선제타격을 한다고 하니 한반도 리스크가 올라가고 있다. 이게 바로 경제를 망치는 길"이라고 질문하자 윤 후보는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하면서 부정부패에 제대로 법을 적용했나"라고 말을 돌렸다.

이에 이 후보가 "딴 이야기하지 말고 답을 하라"고 말하자, 윤 후보는 "엉뚱한 거 하고 내빼는 데는..."이라면서 상대 후보를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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