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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예산이 남아 나무를 벤다는 대전시

등록|2022.02.22 15:26 수정|2022.02.22 15:27

벌목현장의 모습모두 벌목되어 사라진 나무들 ⓒ 이경호

 

일부 간벌지역의 모습. ⓒ 이경호



지난 21일 대전 갑천 답사 과정에서 저수로의 나무를 베어 놓은 것을 확인했다. 대전시는 저수로의 나무를 매년 정기적으로 베고 있다. 이번에 벤 구간은 가수원교에서 상보안 유원지까지 약 4.5km였다. 대전시 관계자는 예산이 남아 하천의 잡목을 제거해 우기시에 쓰레기가 나무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이에 관련 계획 내용을 물었지만 대전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 제거하는 주수나 폐기되는 수목의 양조차 확인하지 않고 있었다. 모든 판단은 현장에 위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목 전체를 벨지 간벌을 할지를 모두 현장에 위임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제거되는 수목의 수도, 제거되어진 토지의 면적도, 제거된 총량조차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동안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나무를 벨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세금이 들어가는 일인 만큼 당연히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대전시는 근거나 계획 없이 하천의 나무를 베는 데 돈을 써왔다. 그동안 제거된 수목 효과나 효용성 평가도 해봄직 하지만 없었다. 단지 매년 겨울 수목을 제거하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전시 말대로 나무에 쓰레기가 걸리는 걸 관리하기 위해서라면, 아주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는 아니라도 사업 구간의 쓰레기 수거량이나 처리 비용 등을 산정하고 제거비용과 수거비용의 비교를 통해 사업 형태를 선택하는 과정 정도는 밟아야 한다.

대전시는 여름철 수목 등에 걸린 쓰레기를 제거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실제로는 대부분 방치한다. 실제로 제거하지도 않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무를 베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동안은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나무를 제거한다고 말해왔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계속해서 그런지 올해는 쓰레기 핑계를 댄다. (버드나무 대규모 벌목, 홍수예방 때문이라고? http://omn.kr/m6bf)

주먹구구식 하천관리는 이제 지양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숲과 녹지를 지키는 것이 오히려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21세기 행정에도 적절하지 않다. 시민과 협의조차 하지 않는 사업이기도 하다. 매년 문제제기를 하는 환경단체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사업만 진행하고 사후에 확인하게 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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