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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 잘했다" "왜 윤석열을 까노" 안철수 부산유세 반응

[D-15] 22일 부산 부평동·광복동 선거전 현장... ‘부산의 아들’ 부각

등록|2022.02.22 16:28 수정|2022.02.22 16:31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2일 부산 광복로를 찾아 집중유세를 펼쳤다. 발언에 앞서 안 후보가 홈런 스윙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 안철수 후보 캠프


"마! 고마해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부산 야구장에서 흔히 만나는 구호를 외치며 힘차게 홈런 스윙을 날렸다. 한 번 더 해보자는 제안에도 그는 흔쾌히 응했다. 그는 다시 "고마해라(그만 해라의 부산사투리)"를 외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첫 대통령선거 TV토론을 끝낸 다음 날인 22일, 고향 부산을 방문한 안철수 후보의 얼굴에선 자신감이 묻어났다. 이날 그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적폐 교대, 적폐 교체는 위험하다"라며 사실상 완주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더 이상의 단일화 논의는 필요없다는 의미였다.

대선 토론 끝나자마자 부산 향한 안철수

부산의 첫날 일정인 부평동 깡통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이 "어제 토론 잘했다"라고 말을 건네자 안 후보는 활짝 웃었다. 선관위 첫 대선 토론을 본 상인들은 안 후보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일부 상인은 "TV 잘 보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단일화 협상 결렬 이후 첫 TV토론에서 안 후보는 사실상 '윤석열 저격수'를 자임했다. 안 후보의 경제 관련 질문 파상공세에 윤 후보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토론 직후 안 후보는 "윤 후보의 발언이 가장 실망스러웠다"라고 소감을 말했고, 윤 후보는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스튜디오를 떠났다.

<오마이뉴스>가 만난 시민들도 TV토론만큼은 안 후보가 우세라고 평가했다. 최아무개(74)씨는 "이재명씨나 윤석열씨나 자기주장만 하던데 안 후보는 합리적으로 토론하더라. 제일 나았다"라며 후한 점수를 줬다. 김아무개(56)씨는 "이재명 후보도 잘했지만, 그나마 안 후보가 있어서 토론의 질이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정아무개(62)씨는 "윤 후보가 제대로 할 말을 했고, 안 후보는 가장 안정감이 있어 보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2일 부산 중구 부평동 깡통시장을 찾아 상인과 부산 시민을 만나고 있다. ⓒ 김보성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2일 부산 중구 부평동 깡통시장을 찾아 상인과 부산 시민을 만나고 있다. ⓒ 김보성


상인들의 토론 언급에 안 후보는 "제 실력의 반밖에 안 썼다"라고 답했다. 다음 TV토론도 자신이 있다는 얘기였다. 이에 고무된 안 후보는 이날 여러 번 '부산의 아들'을 부각했다. "부산의 아들이 일내겠다", "부산이 고향이고, 범천동이 산다", "할아버지가 부산상고, 아버지가 부산공고, 자신은 부산고를 나왔다"라는 식이었다. "부산사람의 명예를 지키겠다"라고도 했다.

안 후보와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도 많았다. 안 후보는 배우자인 김미경씨와 함께 일일이 사진 촬영 요구에 응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김씨는 완치 이후 지난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유세에 나온 데 이어 이번 부산 일정에도 동행했다.

부산지역 공약 발표와 '적폐교대, 적폐교체는 안 된다'라는 내용을 담은 즉석연설까지 이어지면서 그의 발걸음은 더 느려졌다. 불과 200~300여 미터 시장 거리를 이동하는 데 1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결국 그는 예정됐던 유세 시작 시간을 훌쩍 넘겨 광복로에 준비된 유세차에 올랐다. 그리고 그는 이 자리에서 재차 이렇게 말했다. 한마디로 윤 후보로는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수단으로 정권교체가 필요한 것입니다. '묻지 마 정권 교체'가 위험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정권교체만 되면 다 잘 될 거라는 생각,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2일 부산 광복로에서 집중유세를 펼치고 있다. ⓒ 안철수 후보 캠프


TV토론 반응 나쁘지 않지만, 안 후보 지지율은?

부산 출신 후보를 강조하고 있지만, 안 후보의 지역 지지율은 아직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지난 1월 3일 발표된 KBS부산, 부산MBC, KNN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부산 만 18세 남녀 1005명, 1월 2일~3일, 유무선 전화면접, 응답율 11.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 안 후보는 9.4%를 받는 데 그쳤다. 1위인 윤석열 후보 41.2%, 2위인 이재명 후보 30.8%와는 상당한 격차다.

안 후보가 방문한 이 날 지역 일간지인 <부산일보>도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한 조사(부산 만 18세 남녀 1000명, 2월 19일~20일, 무선 ARS방식, 응답률 11.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내용을 보면 안 후보는 윤석열 후보 52.0%, 이재명 후보 32.4%에 이어 7.4%를 차지했다.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한 중앙여론조사심의위 등록 여론조사는 이 두 건이 유일하다(해당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심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조사방식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부산 민심은 안 후보보다 윤 후보에 쏠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는 안 후보가 윤 후보만 비판한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상인은 안 후보를 안으며 환영하면서도 "잘해야지. 그런데 저쪽 사람을(이재명) 까야지. 왜 이 사람을(윤석열) 까노"라며 어제 토론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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