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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의 '손님 골라태우기' 사실로 드러나

‘평일 밤 도심→비도심 단거리’?호출성공률?23%,?동일조건 장거리(54%)의 절반

등록|2022.02.23 12:55 수정|2022.02.23 13:23

▲ 카카오택시의 유형별 호출 성공률 ⓒ 서울시 제공


평일 심야 시간대에 짧은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카카오택시를 호출할 경우 호출 성공률이 극히 떨어지는 이유를 설명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카카오택시가 목적지와 거리에 따라 승객을 골라태운다는 통념이 뒷받침된 것이다.

플랫폼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카카오택시는 심야시간대 호출이 잘 안된다는 민원을 많이 받아왔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작년 10~11월 두 달간 여론조사 업체 조사원이 승객을 가장하는 '미스터리 쇼퍼'가 돼서 카카오택시를 스마트폰 앱으로 불러서 이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실태 조사는 장거리(10km 이상)와 단거리(3km 이내), 평일과 주말, 도심과 비도심 등으로 구분해 적정 표본이 확보될 때까지 계속됐다.

총 841대를 호출한 결과, 평일 밤시간대에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단거리' 통행의 호출 성공률(23%)이 가장 낮았다. 그러나 동일한 조건에서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에는 호출 성공률(54%)로 치솟았다.

장거리(81.8%)보다는 단거리(66.4%), 주말(88.1%)보다는 평일(63.3%), 아침(79.0%)과 저녁(83.2%)보다는 밤시간대(58.6%)일수록 호출 성공률이 낮았다.

이번 조사를 자문한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장거리 호출 성공률이 높고 단거리는 낮은 점, 밤시간대 호출 성공률이 낮고 배차 실패 횟수도 타 시간대보다 높은 점을 고려할 때 목적지를 보고 골라 태운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시가 최근 택시업계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카카오택시의 자사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에 대한 실태조사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에 성공한 경우 중 약 39%는 가맹택시(카카오T블루)가 배차된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업계에서 제기한 '콜 몰아주기'를 의심할 만한 결과이지만 시는 "카카오택시의 배차 알고리즘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콜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가맹택시 비율이 40%로 높은 것은 콜 몰아주기 개연성이 있다"며 "카카오택시의 가맹-중개 분리 등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호출 성공률이 가장 낮아 택시잡기가 어려운 '평일 밤시간대'의 경우 택시 부족 요인도 있는 만큼 택시 공급 확대를 위해 부제해제, 전기택시 보급확대 등 시 차원의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다.

시는 카카오택시에게 승객의 목적지를 구체적인 위치가 아닌 자치구 단위까지만 포괄적으로 표출하고 장기적으로는 목적지를 미표기하는 내용의 단계적 개선방안을 요청했다.

시는 카카오택시 콜 몰아주기를 조사중인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번 실태조사 자료를 제공하고, 국토교통부에도 플랫폼택시의 목적지 미표기 등 제도 개선도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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