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판세를 바둑에 빗대봤다... 끝내기 전략은?
바둑 기풍을 통해 살펴본 두 후보에게 남은 큰 끝내기 자리
▲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왼쪽)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25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서울 상암 SBS 오라토리움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제2차 초청후보자토론회에서 악수를 나눈 후 이동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이번 대선은 흑을 쥔 윤석열 후보와 백을 쥔 이재명 후보가 마치 대한민국이라는 큰 판을 놓고 펼치는 바둑과 같다. 서로 다른 기풍을 갖는 '우주류' 다케미야 마사키 9단(윤 후보)의 화려한 세력바둑과 정반대 '지하철 바둑'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이 후보)이 맞붙은 대국이라는 인상도 든다.
부동산 폭등과 인국공, 조국 사태로 그 어느 대선 못지않게 강한 정권교체 분위기 속에서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는 우주류의 다케미야와 같은 방식으로 착점을 했고, 이재명 후보는 착실히 실리를 얻는 전략으로 맞섰다. 이제 판세는 마무리 단계로 들어가고 있어 그동안 판세를 정리해본다.
초반 포석은 흑을 쥔 윤석열 후보가 그동안 대선에서 보수후보가 보여주지 못한 이대남 공략에 성공하며 포석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대장동, 그 분, 장남 등 이슈를 선점하며 후보 배우자 김건희 리스크도 선제적으로 관리하며 판을 짜나갔다.
이에 맞서 백을 쥔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쌓아온 탄탄한 행정능력과 소확행을 내세우며 차분히 실리위주 전략으로 대략 38%선을 지키면서 역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게 포석을 마무리했다.
중반 전투
포석이 마무리되며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져 흑(윤 후보)과 백(이 후보) 모두 총력전을 벌였다. TV 토론이 벌어지기 이전부터 무속, 신천지, 대장동, 본부장, 법카, 친인척 후보 부인 가족까지 총동원된 치열한 장외전투와 공중전이 치열하게 한치의 양보도 없이 펼쳐졌고, 윤 후보가 TV 토론을 수차례 연기하며 어렵게 성사된 TV 토론에서 네거티브의 정점을 찍으며 혈전이 펼쳤졌다.
이에 더해 여론조사도 코로나19로 인해 앞당겨진 디지털 전환을 피해갈 수 없었으며, 기존 전화면접원에 크게 의존했던 여론조사가 ARS+RDD 기계화로 인해 여론조사 비용이 크게 낮아지고 비대면 선거운동이 크게 늘어나면서 유권자도 후보와 마찬가지로 판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론조사가 대폭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오히려 '여론조사가 여론을 결정한다'는 상황이 돼 현재 정확한 판세가 어떻게 되는지조차 확인불가한 난전으로 이어졌다.
후반 마무리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2021년 6월부터 중앙선관위 대선 사무가 시작된 대선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선관위 주관 2차례 TV 토론이 끝난 현재 시점에서 대략 70~80%의 유권자가 후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이고 흑과 백 대략 40% 전후 지지를 받고 있는 팽팽한 상황에서 본격적인 끝내기가 시작됐다. 끝내기 시점에서 흑과 백 판세를 보면 초반 포석과 크게 달라진 것이 눈에 띈다.
먼저, 흑을 쥔 윤 후보는 큰 끝내기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큰 끝내기 자리가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로 보이지만, 안철수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제안을 했을 시점과 비교하면 현재 단일화를 해도 그다지 크게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자리로 보이지는 않는 것으로 읽힌다.
반면에 이재명 후보는 중반 전투에서도 지켜낸 탄탄한 지지층을 바탕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TV 토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각되는 윤후보 부동시 군면제 등 소폭이라도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곳이 몇군데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
여론조사 지지율은 모든 유권자가 투표를 한다는 가정에서 산출된 지표로 특히 세대별, 연령별, 지역별, 계급별, 이념별 등이 있다. 투표율이 달라지면 여론조사에 따라 예측한 1등 후보와 지지율이 달라진다.
흑과 백의 착점이 모두 끝나는 3월 9일 계가를 하게 되면 최종 득표율이 나오고 대한민국 5년을 책임질 다음 대통령도 선출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