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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들 단식기도에 나서다

[김삼웅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연구 33] 사제단의 단식기도 소식을 들은 정의구현사제단은 동조단식에 들어가

등록|2022.03.04 15:49 수정|2022.03.04 15:49

▲ 자료사진 ⓒ 자료사진


이날 기도회가 여느 행사와 크게 다른 점은 〈단식기도에 임하는 우리의 다짐〉이란 결의문을 채택하고 1969년 사제서품을 받은 16명의 사제들이 1주일간 단식기도를 결행한 것이다. 그리고 인천교구 사제단의 단식기도 소식을 들은 정의구현사제단은 16일부터 동조단식에 들어갔다. 이 역시 종교계에서는 드문 일이다.

단식기도에 임하는 우리의 다짐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 해방을 알려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가 4, 18-19)

우리는 교회 성서와 공의회 문헌과 한국 주교단 메시지를 통해서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내려 인권회복, 민주회복을 외쳐왔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의 현실은 점점 심각해져 교회의 예언자적 사명을 수행함에 있어서 어려움은 더욱 고조되고 양심수들만이 날로 늘어가는 실정이다.

또한 오늘의 사회정의 구현에 몸 바쳐야 할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절감하지 못하여 모세의 고달픈 순례(민수 11-12장)를 기피했고 착한 사마리아인(루가 10, 25~37)을 동경했을 뿐 그 사마리아인은 되지 못했다. 그리하여 '행동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야고보 2. 14~26)이라는 질책을 면할 수 없었던 우리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시대적 상황 속에서 주께서 무엇을 요구하시는지를 깨닫고자 열렬히 기도하고 1977년 9월 12일부터 단식기도를 계속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결의를 새롭게 다짐한다.

1. 가난하고 억눌린 형제들과 고통을 함께 하고 우리 자신의 내적 쇄신을 위하는 보다 적극적인 신앙 행위를 계속한다.
2. 인간의 기본권을 저해하거나 독소가 되는 모든 법 체제를 개선하도록 계속 촉구한다.
3. 긴급조치로 구속된 학생, 교수, 근로자, 민주인사, 성직자의 석방을 계속 촉구한다. (주석 2)


주석
2> 앞의 책, 339~340쪽.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연구]는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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