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답변에 안철수 "제일 우려스러운 게 이런 것"
[마지막 TV토론] '탄소중립' 질문에 윤석열, 계속 '에너지 믹스'만 강조... 안철수, 마치 강의하듯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천연가스라든가 또는 뭐 원자력발전소, 이런 것들을 에너지믹스를 잘해서 쓰는 게 아니겠습니까?"
탄소 중립 방안에 대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답변이다. 2일 열린 마지막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탄소 중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질문을 던졌으나, 윤 후보는 '천연가스'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수단 중 하나로 언급하는 등 구체적 이해도가 떨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는 이후 "제가 제일 우려스러운 것이 이런 점들"이라며 "많은 정치인들이, 전기를 생산하는 곳만 해결하면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다고 잘못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치 안 후보가 '탄소중립'과 관련해 윤 후보에게 '미니 강연'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2일 오후 TV토론에서 안 후보는 "탄소중립에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다. 어떤 방법들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했다. 윤 후보는 "뭐 다 알고 계시는 방법들 아니겠느냐"라며 "에너지 믹스를 탄소배출이 적은, 또는 거의 되지 않는 그런 신재생에너지라든가 천연가스라든가 또는 뭐 원전 이런 것들을 믹스를 잘 해서 쓰는 거 아니겠느냐"라고 답했다.
천연가스는 다른 화석연료에 비해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이 덜 배출되어 경우에 따라 '저공해'로 분류된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에너지생산 원단위당 배출로 계산했을 때는 탄소를 덜 배출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연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가솔린 등 다른 화석 연료보다 오히려 더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탄소중립' 달성 수단으로는 사용되기 어렵다. 메탄 배출까지 함께 계산하면, 오히려 석탄보다도 지구 온난화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LPG차를 2024년부터 저공해차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 후보 역시 "천연가스는 (방법이) 아니다"라며 "천연가스는 CO2(이산화탄소)가 나오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윤 후보를 향해 "에너지 믹스만 탄소 배출하지 않게 잘 한다면, 탄소중립이 가능하다는 말씀인가?"라고 재차 물었다. 윤 후보는 "거기에 또 여러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개발하는 데 (쓰이는) 여러 첨단 디지털 기술도 많이 적용되지 않겠느냐"라고 부연했다. 이에 안 후보는 "그것도 역시 에너지 믹스"라며 탄소 배출이 전기 생산뿐 아니라 제조업‧목축업‧운송수단‧냉난방 등에서도 나온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에너지 믹스 말고 나머지 네 가지(제조업‧목축업‧운송수단‧냉난방)에 대해서는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느냐?"라며 "(대통령이) 전문가들만큼 세부적인 것을 알 필요가 있겠느냐만, 큰 방향은 알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에너지 만드는 과정과 또 사용하는 과정, 여러 방면에서 탄소 배출을 억제해야 한다는 말씀"이라며 "천연가스도 일단 탄소배출량이 적으니까, 일단은 하루 아침에 탄소 제로 에너지를 쓸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답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천연가스의 탄소배출량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반복해 말한 것이다.
철강산업 탄소배출 지적하자... 윤, "포집하지 않느냐" 되물어
▲ 마지막 토론에 참석한 대선후보들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안 후보는 "철강 생산할 때 탄소가 굉장히 많이 배출된다. 그건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건가?"라고 묻자, 윤 후보는 "공학적 프로세스는 잘 모르겠다"라며 "안 후보께서 잘 아시면, 저와 우리 시청자들께 설명해주시면 안 되겠느냐"라고 이야기했다.
안 후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CO2를 생산하는 사업 중 하나가 철강"이라고 말하자, 윤 후보는 "탄소 포집을 하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안 한다. 포집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다"라며 "해결할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탄소중립을 이룰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크게 어떤 방향으로 기술이 진행되고 있고, (탄소중립이) 가능하려면 어떤 지원을 할 것인가가 정부의 역할 아니겠느냐? 그래서 여쭤봤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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