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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정책 중단 후보 뽑아달라", 종교·시민사회 456인의 '호소'

[현장] 3일 '한반도 평화 바라는 시국선언' 발표... "평화요구안에 답 없는 윤석열 유감"

등록|2022.03.03 14:08 수정|2022.03.03 14:09

▲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범창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윤정숙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등 각계대표 456명이 참여한 '평화로운 한반도를 바라는 종교, 시민사회 시국선언'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렸다. ⓒ 권우성


"평화와 협력을 위해 투표합시다."

종교·시민사회가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평화와 협력이 유일한 길'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시국선언을 했다. 6.15남측위원회를 비롯해 총 456명의 각계 대표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위험이 상시화된 시기, 갈등과 분열보다 평화와 협력을 향한 투표를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3일 오전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시국선언에서 종교·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균형 있고 뚝심 있는 정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하며 각계의 의견을 모아 만든 '평화통일요구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공존과 존중·언행일치 ▲남북공동선언과 합의의 계승과 실현 ▲군비경쟁의 악순환을 끊고 종전과 평화협정으로 나아갈 것 ▲평화와 주권에 기초한 균형있는 외교와 불평등한 대외관계 개선 ▲민의 주도적 참여와 역할 보장, 성평등한 방향에서의 실현 등이 담겼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평화 말하는 후보"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드 추가배치 등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니라 실질적인 평화"라면서 유권자를 향해 "적대정책을 중단할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은 군사전쟁에서 그치지 않고 경제전쟁으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라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존중하며 남북 상황을 평화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종교·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이제 유권자들의 시간"이라며 "전쟁과 대결을 선동하는 정치, 무기증강과 군비경쟁으로 향하는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남북합의의 이행을 통해 남북관계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정치가 필요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강대국들의 신냉전 대결에 휘말리거나 편 가르기, 줄 세우기 외교가 아닌 주변국과 평화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통해 공동의 위협을 넘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는 "오랫동안 한반도 평화와 여성의 안정과 안녕, 평화운동을 해왔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평화운동가로서도 여성으로서 대선 후보들의 말에 큰 상처를 받고 있다"라면서 "혐오가 아닌 평화를 말하는 후보에게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또 이날 오전 전격 단일화를 선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평화통일요구안'에 대한 답을 받지 못했다면서 강한 유감을 표했다.
 

▲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범창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윤정숙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등 각계대표 456명이 참여한 '평화로운 한반도를 바라는 종교, 시민사회 시국선언'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렸다. ⓒ 권우성


특히 "윤석열 후보는 종교 시민사회의 요구안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물론 선제타격 사드 추가 배치, 멸공, 일방적인 북한 비핵화만을 강조하는 미국 네오콘 식 대결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 이백윤 노동당 후보 등은 '평화통일요구안'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주 평화통일시민회의 상임대표는 "평화와 주권에 기초한 외교관계를 만들어가자는 우리의 요구가 무리한 것이냐. 아니면 윤석열·안철수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거냐"라면서 "분단이라는 우리의 상황은 정치·경제·사회를 비롯해 우리의 생활과 사고방식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도 한반도 평화에 대해 두 후보가 답변을 보내지 않는 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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