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앙금 남았나... 이준석 "공동대표 체제? 들은 바 없다"

합당 뒤에도 '이준석 단일체제' 재차 강조... "안철수, 감정에 솔직해 흥미롭다"

등록|2022.03.04 10:38 수정|2022.03.04 11:35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가 지난해 6월 16일 취임 인사차 예방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바라보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안철수 대표의 인간적인 대응이 참 항상 뭐랄까, 흥미롭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보수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한 감정의 앙금이 남은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 대표는 앞서도 여러 차례 안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워온 바 있다(관련 기사: 이준석 "'ㄹㅇㅋㅋ'는 당 대표로서 당연한 반응").

안 대표는 지난 3일, 국민의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며 단일화를 수용했다. 대선 뒤 합당도 약속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이 대표 언행 관련 질문이 현장에서 나오자 "별로 관심 없는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했는지 잘 모른다"라고 답했다. 이 대표를 '그 사람'이라 지칭한 것이다(관련 기사: [일문일답] 죄송하다는 안철수의 변 "내가 행정 기회 갖지 못했다").

이후 합당의 주도권을 두고 양당 간 정치적 갈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대표의 발언은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모양새로 풀이된다. 이미 그는 대구지역 기자간담회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관련 기사: 이준석 "안철수와 합당해도 당권 조율, 당명 변경 전혀 없다").

"안철수 인간적 대응, 흥미롭다... 공동대표 체제, 들은 바 없다"
 

이 대표는 4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저는 예전에 그분한테 '그 자'라고 표현한 적도 있다"라며 "그건 뭐 서로 그런 내용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안철수 대표의 인간적인 대응이 참 항상 뭐랄까, 흥미롭다"라고 답했다. '흥미'의 의미를 진행자가 묻자, 이 대표는 "흥미롭다, 인간적인 분이라서"라며 "항상 감정에 솔직한 분이기 때문에 그게 흥미롭다"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이번 단일화를 두고,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구체적 조건이나 내용이 있었는지에 대해 "우리 후보와 안 대표 사이에서는 굉장히 개괄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그래서 후보 같은 경우 공유할만한 내용은 공유했다"라면서도 "반대로 실무협상 단계에서 어떤 내용들이 있었는지는 차차 파악해봐야겠다"라고 답했다.

다만, 합당 후 '공동 대표' 체제에 대해서는 "그건 들은 바도 없고 협의의 대상도 아니었다고 들었다"라고 못을 박았다. '합당이 되더라도 이준석 대표 단일체제로 쭉 가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거기에 변화는 없을 걸로 보인다"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 서울시장 선거가 끝난 뒤에도 바로 합당하기로 했었다"라며 "그때도 당명 변경 요구나 이런 것들이 나와서 무산됐는데 이번에도 지켜봐야겠다"라고 꼬집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 대표는 "'당을 공동운영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국민의당과 저희 간 얘기가 오간 것이 없다"라며 "안 대표께서 어떤 역할을 하실지 당에서는 살펴보겠다"라고 반복했다. 에둘러 말했지만, 안 대표와 당권을 나눌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최고위원직 등 배분 놓고도 "요구는 할 수 있지만, 당에서 판단해야"
 

특히 그는, 지난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 이후 협의 도중 합의됐던 사안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이 대표는 "(이전 합의부터 협의를 시작하는 건) 전혀 아니다. 그때와는 상황이 완전 다르다"라며 "합당 관련해서도 그 당시 대선 경선에 대한 공정한 참여라든지 이런 것들을 이야기했었는데, 지금은 전혀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지방선거 이야기라든지 이런 것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 최고위원직이나 지역 당협위원장 자리 등을 배분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도 "나는 들은 바도 없고, 그 제안도 당 차원에서 한 적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협상단이라는 게 전권을 위임 받은 적도 없다"며, 설사 협상단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왔다고 해도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에서 요구는 할 수 있겠다"라며 "그런데 그거야말로 당에서 판단해야 되는 부분"이라며 당 대표인 자신의 판단과 승인이 필요한 문제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안 후보가 국무총리 등으로 '입각'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에 대해서도 "아니다. 우리가 전혀 자리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중에 공동정부가 구성되고 그 안에서 적절한 인사들이 추천되고 하면 고려해보겠지만, 지금 단계에서 그런 직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오간 건 없는 걸로 알고 있다"라는 이야기였다.

이 대표는 "공동정부, 연립정부라고 하면 DJP(김대중-김종필)정도 연대가 돼야겠다"라며 "그런데 DJP 정도는 상당 기간에 걸쳐 가치 연대를 추구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거를 일주일 남기고 안 대표의 사퇴 후 지지 선언이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솔직히 인수위 단계나 이런 걸 거치면서 우리가 승리한다면 논의해봐야 될 것 같다"라며 후순위로 미뤘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