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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대놓고 반색한 조선일보... 동아·중앙과도 온도차

"윤석열의 결단과 안철수의 용단"... 동아일보 "유권자 어리둥절"

등록|2022.03.04 13:43 수정|2022.03.04 15:08

▲ 4일자 조선일보 사설 <尹 결단과 安 용단으로 단일화, 정권 교체 여론 따른 순리다> ⓒ 조선일보 PDF


4일 대다수 조간신문들은 전날 오전 전격적으로 이뤄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단일화 소식을 주요하게 다루며 사설에도 관련 논평을 실었다. 적지 않은 언론들이 '무원칙', '선거공학'이라는 등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도한 반면, 무조건적인 환영의 뜻을 밝힌 언론도 있었다.

특히 <조선일보>는 <尹 결단과 安 용단으로 단일화, 정권 교체 여론 따른 순리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단일화를 지지하는 뜻을 내비쳤다.

<조선일보>는 해당 사설에서 "통합 공동 정부 운영의 의지를 밝힌 윤 후보의 결단과 정권 교체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한 안 후보의 용단 모두가 순리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라며 "윤 후보가 승리해 정권 교체가 이뤄진다면 두 사람이 국민 앞에 약속한 통합 공동 정부의 정신을 지켜 갈라지고 쪼개진 국민을 통합하고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 국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라고 썼다. 단일화를 성사시킨 두 후보를 치켜세움과 동시에, 윤 후보의 대선 승리를 가정한 당부까지 한 것이다.

이는 단일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면서도 최소한의 균형 감각을 유지하려고 한 다른 언론사들의 태도와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세계일보>는 4일자 사설 <尹·安 단일화 극적 성사… 정치 개혁의 마중물 되기를>에서 "후보 단일화가 국민적 공감을 얻으려면 그저 '이기고 보자'는 식의 몸집 불리기여서는 안 된다. 더 나은 정권교체를 위해 연대가 필요했다는 점을 뒷받침할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문화일보>는 3일자 (석간) 사설 <尹·安 극적 단일화… 통합·개혁·미래 가치로 승부 걸어야>에서 "이제, 단일화가 두 후보가 내세운 것처럼 국정 운영 정상화를 위한 구국적 결단인지, 반대로 오직 당선과 권력 배분만을 노린 정치적 야합인지, 국민이 투표로 엄정하게 심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동아·중앙과도 미묘한 차이
 

▲ 4일자 조선일보 1면 ⓒ 조선일보 PDF

 

▲ 4일자 '조중동'에 실린 윤석열 후보 광고 ⓒ 조선일보 PDF


한편 이날 윤석열 후보 측은 보수언론으로 묶이는 '조중동'에 모두 1면 광고를 냈다.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함께 손을 들어올리고 있는 사진에, '윤석열과 안철수가 함께하는 정권교체'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였다.

하지만 세 언론사의 온도는 미묘하게 엇갈렸다. 1면을 살펴보면 <조선일보>는 <尹·安 단일화 "국민 통합정부 만들 것">이라는 헤드라인에 두 후보가 함께 손을 들어올린 사진을 배치했다. 광고에 쓰인 사진과 비슷하다.

또한 4면에는 <사전투표 용지에 안철수 옆에 '사퇴' 표기... 대선당일은 표기 없어, 안 찍으면 무효>라는 기사를 통해 사퇴한 안 후보를 찍으면 무효표가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하지만 <동아일보>는 <尹·安 단일화 "공동정부 구성">이라는 헤드라인 아래, 왼쪽에는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악수하고 있는 사진, 오른쪽에는 단일화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입장을 밝힐 당시의 사진을 배치했다. <중앙일보>는 <깜깜이 첫날 윤-안 단일화>가 1면 톱 기사 헤드라인이었고, 사진은 배치하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단일화 관련 <깜깜이 선거 앞둔 막판 단일화, 이래서 결선투표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냈는데, 여기엔 단일화 과정에 대한 비판도 담겨 있었다.

사설을 통해 <동아일보>는 "다만 전날까지도 단일화 결렬 책임을 놓고 거친 공방을 벌이다 초읽기에 몰린 상황에 이르러서야 전격 담판 형식으로 합의를 이뤄낸 과정이 과연 적절했는지는 의문이다"라며 "안 후보 스스로 '단일화 시한 종료' '완주' 등을 외쳐왔기에 유권자들도 다소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매번 반복되는 단일화에 관한 혼란을 막기 위해 대통령 결선투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여야 단일화, 남은 닷새만이라도 비전 경쟁을>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냈다. 이 후보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와 단일화한 것을 윤-안 단일화와 등치시킨 게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중앙일보>는 단일화에 대해선 따로 환영이나 비판의 메시지를 내지 않았고, 정책·비전 경쟁만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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