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도시농부가 해야 할 일들을 소개합니다
본격적으로 텃밭에 나가기 전에 준비해 놓으면 좋은 것들
마음이 옴짝옴짝한다. 생각만 해도 미소 짓게 된다. 흙을 만지러 나가고 싶어 드렁드렁 시동을 거는 3월. 본격적으로 텃밭에 나가기 전 도시농부가 준비해 놓으면 좋은 것들을 설레는 마음으로 챙겨보자.
좋은 텃밭 구하고 토양분석까지
아직도 텃밭을 알아보는 중이라면 집과 가까운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거기에 접근하기 좋고, 물 구하기도 쉬우며, 햇빛이 잘 드는 곳이라면 금상첨화겠지만 모든 것이 갖춰진 곳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 조건이 좋지 않아도 흙을 만지고 싹을 틔우며 열매 보는 것을 '즐길' 마음만 있다면 어디든 시작해 보자.
텃밭을 구했다면 그 땅의 성질을 알아보면 어떨까? '토양 분석'은 농업 전문가들이나 할 것 같지만 손바닥 텃밭으로 시작하는 도시농부도 재미 삼아 해볼 만하다.
방법은 텃밭의 여기저기, 세 군데 이상에서 흙을 푼다. 이때 지표면에 있는 흙은 1센티 정도 긁어내고 그 아래에 있는 흙으로 15센티 깊이까지 계속 채취하여 섞은 후 깨끗한 비닐(라면 한 봉지 정도의 양)에 담아 농업기술센터로 가져가면 된다.
결과지는 3주~1달 후에 집으로 보내주는 데 비료 사용 처방서, 토양 중금속 분석, 적합한 작물추천도 있다. 처음에는 내용이 어려울 수도 있는데 농업기술센터에 전화하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동반작물과 경쟁작물 보며 작물 정하기
'당신은 나의 동반자, 영원한 나의 동반자'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작물도 동반작물과 경쟁작물이 있으니 그에 맞춰 작물 배치를 하면 좋다. 초보가 많이 심는 작물들을 중심으로 동반작물을 찾아보면서 어떻게 심을지 머릿속으로 계획해 보자(농촌진흥청 농업기술포털 '농사로' 에 보면 18종에 이르는 작물의 동반식물과 경쟁식물을 소개하고 있다).
텃밭 대표 작물인 토마토를 바질과 함께 심으니 궁합이 맞아서 잘 자랐다. 대부분의 허브는 해충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하니 참고하자. 콩류의 뿌리에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있어 공기 중 질소를 땅에 공급해 거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주변 작물에 도움이 된다. 옥수수나 수수같이 2미터 가까이 자라는 작물은 오이 등과 가까이 심으면 지지대 만드는 품을 아낄 수 있다.
텃밭 쌈 채소 대장인 상추와 깻잎(들깨)은 되도록 조금만 심자. "우리 집은 맨날 상추랑 깻잎만 먹어요?"라는 식구들의 투정과 눈치 없는 수확량 사이에서 곤란할지도 모른다. 쌈밥집에서 먹었던 쌈 채소 중에 맛있었던 것을 함께 심어(예를 들면 당귀, 케일, 적 겨자채 등) 올해는 '다품종소량생산'으로 가자.
씨감자 만들기
텃밭으로 달려가기엔 차가운 기운이 아직 남아 있지만 이럴 때 준비해 두면 좋은 것이 있으니 바로 씨감자. 봄 작물은 꽃샘추위가 가신 다음 심는 것이 냉해 피해를 막을 수 있는데 씨감자를 심는 시기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사는 남부지방의 경우 3월 중순 이후부터 심을 수 있고 전국적으로는 4월 중순까지 가능하다. 씨감자는 따로 사지 않고 시장에서 사 온 감자를 어두운 곳에 보관하여 직접 싹을 틔워도 된다.
심을 때는 싹이 난 부분이 하늘을 향하도록 심는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는데 감자는 바이러스나 역병에 약하다는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소독을 권하는데 깨끗한 칼로 자르고 바로 심었더니 병충해를 입지 않고 잘 자라주었다. 운이 좋았을지도 모르니 심기 전에 상하거나 속이 검은 것이 있는지 확인하여 상태가 좋은 것으로 심자.
심고 나서는 멀칭(농작물의 뿌리를 보호하고 땅의 온도를 유지하며, 흙의 건조ㆍ병충해ㆍ잡초 따위를 막기 위해 하는 바닥 덮기를 말한다. - 표준국어대사전)을 해 주면 좋은데 '까만 비닐은 이제 안녕'하고 겨울 동안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나 잡초, 낙엽 등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것을 모아 덮어줘도 된다.
마른 가지를 필요한 만큼 구하기 어렵다면 마트나 시장에서 산 채소를 다듬고 나온 것들, 양파나 대파 껍질, 양배추와 배추 겉잎 등 양념이 묻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를 덮어줘도 된다. 생각보다 찌꺼기들이 잘 모아져서 활용할 만하다.
거름으로 쓸 수 있는 것들
뿌리 작물은 열매를 맺을 때 칼슘이 필요한데 물이 있어야 흡수가 잘 된다. 늦은 봄 가뭄에 대비해 칼슘 액비(난각칼슘)를 만들려면 달걀 껍데기가 필요하니 껍데기 안쪽 하얀 막을 떼고 잘게 부순 뒤 미리 모아두면 좋다.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때 땅을 고르면서 미리 발효 시켜 둔 커피 거름을 넣어주고 그 뒤로는 중간중간 음식물 찌꺼기(위에서 말한 채소 다듬고 나온 껍질 등)로 작물의 뿌리 주변을 덮어주면 좋은 거름이 된다.
잡초가 자라나기 시작하면 생장점 아랫부분을 낫으로 벤 다음 다시 그 땅을 덮어주면 잡초도 막고 거름도 되니 이 또한 좋은 방법이다. 그 밖에도 난각칼슘과 EM 발효액은 희석해 잎에 뿌려 주면 좋고, 물 줄 때는 소변 발효시킨 것을 섞어 웃거름으로 활용하면 좋다.
"텃밭에 나갈 때 뭐가 필요한가요?"
텃밭에서 쓸 물건으로는 밭에서 신을 장화, 토시, 주머니(수확물 담아올 때), 고무장갑, 목장갑, 모자, 페트병 스프레이 분사기(사진 참고), 플라스틱 대야나 바구니(수확물 거둘 때 사용), 신문, 작은 칼과 가위, 앉은뱅이 의자 등이 있다.
농기구는 여러 용도로 사용하기 좋은 호미, 잡초 벨 때 쓰는 낫 정도면 된다. (가끔 쓰는 큰 농기구들은 빌려서 사용하자) 손잡이가 있는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아두면 목욕갈 때처럼 그것만 챙겨 나가도 되니 하나쯤 만들어 둘 만하다.
좋은 텃밭 구하고 토양분석까지
텃밭을 구했다면 그 땅의 성질을 알아보면 어떨까? '토양 분석'은 농업 전문가들이나 할 것 같지만 손바닥 텃밭으로 시작하는 도시농부도 재미 삼아 해볼 만하다.
방법은 텃밭의 여기저기, 세 군데 이상에서 흙을 푼다. 이때 지표면에 있는 흙은 1센티 정도 긁어내고 그 아래에 있는 흙으로 15센티 깊이까지 계속 채취하여 섞은 후 깨끗한 비닐(라면 한 봉지 정도의 양)에 담아 농업기술센터로 가져가면 된다.
결과지는 3주~1달 후에 집으로 보내주는 데 비료 사용 처방서, 토양 중금속 분석, 적합한 작물추천도 있다. 처음에는 내용이 어려울 수도 있는데 농업기술센터에 전화하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동반작물과 경쟁작물 보며 작물 정하기
'당신은 나의 동반자, 영원한 나의 동반자'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작물도 동반작물과 경쟁작물이 있으니 그에 맞춰 작물 배치를 하면 좋다. 초보가 많이 심는 작물들을 중심으로 동반작물을 찾아보면서 어떻게 심을지 머릿속으로 계획해 보자(농촌진흥청 농업기술포털 '농사로' 에 보면 18종에 이르는 작물의 동반식물과 경쟁식물을 소개하고 있다).
텃밭 대표 작물인 토마토를 바질과 함께 심으니 궁합이 맞아서 잘 자랐다. 대부분의 허브는 해충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하니 참고하자. 콩류의 뿌리에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있어 공기 중 질소를 땅에 공급해 거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주변 작물에 도움이 된다. 옥수수나 수수같이 2미터 가까이 자라는 작물은 오이 등과 가까이 심으면 지지대 만드는 품을 아낄 수 있다.
텃밭 쌈 채소 대장인 상추와 깻잎(들깨)은 되도록 조금만 심자. "우리 집은 맨날 상추랑 깻잎만 먹어요?"라는 식구들의 투정과 눈치 없는 수확량 사이에서 곤란할지도 모른다. 쌈밥집에서 먹었던 쌈 채소 중에 맛있었던 것을 함께 심어(예를 들면 당귀, 케일, 적 겨자채 등) 올해는 '다품종소량생산'으로 가자.
씨감자 만들기
텃밭으로 달려가기엔 차가운 기운이 아직 남아 있지만 이럴 때 준비해 두면 좋은 것이 있으니 바로 씨감자. 봄 작물은 꽃샘추위가 가신 다음 심는 것이 냉해 피해를 막을 수 있는데 씨감자를 심는 시기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사는 남부지방의 경우 3월 중순 이후부터 심을 수 있고 전국적으로는 4월 중순까지 가능하다. 씨감자는 따로 사지 않고 시장에서 사 온 감자를 어두운 곳에 보관하여 직접 싹을 틔워도 된다.
심을 때는 싹이 난 부분이 하늘을 향하도록 심는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는데 감자는 바이러스나 역병에 약하다는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소독을 권하는데 깨끗한 칼로 자르고 바로 심었더니 병충해를 입지 않고 잘 자라주었다. 운이 좋았을지도 모르니 심기 전에 상하거나 속이 검은 것이 있는지 확인하여 상태가 좋은 것으로 심자.
심고 나서는 멀칭(농작물의 뿌리를 보호하고 땅의 온도를 유지하며, 흙의 건조ㆍ병충해ㆍ잡초 따위를 막기 위해 하는 바닥 덮기를 말한다. - 표준국어대사전)을 해 주면 좋은데 '까만 비닐은 이제 안녕'하고 겨울 동안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나 잡초, 낙엽 등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것을 모아 덮어줘도 된다.
▲ 마른가지로 덮어주기바닥덮기(멀칭)를 마른 가지, 잡초, 음식물 찌꺼기로 덮어 주었다. ⓒ 박정선
마른 가지를 필요한 만큼 구하기 어렵다면 마트나 시장에서 산 채소를 다듬고 나온 것들, 양파나 대파 껍질, 양배추와 배추 겉잎 등 양념이 묻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를 덮어줘도 된다. 생각보다 찌꺼기들이 잘 모아져서 활용할 만하다.
거름으로 쓸 수 있는 것들
뿌리 작물은 열매를 맺을 때 칼슘이 필요한데 물이 있어야 흡수가 잘 된다. 늦은 봄 가뭄에 대비해 칼슘 액비(난각칼슘)를 만들려면 달걀 껍데기가 필요하니 껍데기 안쪽 하얀 막을 떼고 잘게 부순 뒤 미리 모아두면 좋다.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때 땅을 고르면서 미리 발효 시켜 둔 커피 거름을 넣어주고 그 뒤로는 중간중간 음식물 찌꺼기(위에서 말한 채소 다듬고 나온 껍질 등)로 작물의 뿌리 주변을 덮어주면 좋은 거름이 된다.
잡초가 자라나기 시작하면 생장점 아랫부분을 낫으로 벤 다음 다시 그 땅을 덮어주면 잡초도 막고 거름도 되니 이 또한 좋은 방법이다. 그 밖에도 난각칼슘과 EM 발효액은 희석해 잎에 뿌려 주면 좋고, 물 줄 때는 소변 발효시킨 것을 섞어 웃거름으로 활용하면 좋다.
"텃밭에 나갈 때 뭐가 필요한가요?"
▲ 페트병 스프레이 분사기(좌), 텃밭도구 바구니(우) 스프레이 분사기는 왠만한 페트병에 다 맞아 편리하다. ⓒ 박정선
텃밭에서 쓸 물건으로는 밭에서 신을 장화, 토시, 주머니(수확물 담아올 때), 고무장갑, 목장갑, 모자, 페트병 스프레이 분사기(사진 참고), 플라스틱 대야나 바구니(수확물 거둘 때 사용), 신문, 작은 칼과 가위, 앉은뱅이 의자 등이 있다.
농기구는 여러 용도로 사용하기 좋은 호미, 잡초 벨 때 쓰는 낫 정도면 된다. (가끔 쓰는 큰 농기구들은 빌려서 사용하자) 손잡이가 있는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아두면 목욕갈 때처럼 그것만 챙겨 나가도 되니 하나쯤 만들어 둘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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