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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종교 원로인사들 "검찰국가 출현 막아 달라"

7일 창원마산 3.15의거탑 앞 시국선언 ... 김영만 대표 등 30명 이름 올려

등록|2022.03.07 14:00 수정|2022.03.07 14:01

▲ 경남지역 시민사회·종교계 원로인사들이 3월 7일 창원마산 3.15기념탑 앞에서 ‘시국선언’을 했다. ⓒ 윤성효


"우리는 두려움을 억누르고 국민들께 검찰국가의 출현을 막아주시기를 호소 드립니다. 우리는 두려움을 억누르고 국민들께 민주공화국을 지켜달라고 호소 드립니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경남지역 시민사회·종교계 원로인사들이 '시국선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원로인사들은 7일 오전 창원마산 3·15의거탑 앞에서 "두렵습니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에는 김영만 전 6·15공동실천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 강문성 원불교 교무, 강윤철 천주교 신부, 공명탁 교회 목사, 권광정 사회운동가, 김남석 대학 교수, 김윤자 여성운동가, 김용환 교회 목사 등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9일 치러지는 대선과 관련해, 이들은 "민주공화국에 검찰의 그림자가 드리우고(내려앉고) 있습니다. 촛불로 되찾은 민주공화국이 날 선 검풍(劍風) 앞에 등불처럼 흔들리고 있습니다"고 했다.

이어 "3월 9일, 무고한 시민들의 핏자국 위에 세워진 민주공화국이 무너지고 법복귀족(法服貴族)과 검찰총통이 대한민국의 주인이 되어 국민을 통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고 덧붙였다.

검찰총장을 지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거론한 이들은 "검찰권력이 커질 때 민주주의와 인권은 후퇴했고 국민들은 피 흘리고 고통 받았습니다. 두렵습니다. 그리고 무섭습니다"고 했다.

원로인사들은 "촛불로 회복된 민주주의와 경제성장 기회가 갈림길에 섰습니다. 우리는 브라질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라고 했다.

다음은 시국선언문 전문과 참여 인사 명단이다.

두렵습니다

민주공화국에 검찰의 그림자가 드리우고(내려앉고) 있습니다. 촛불로 되찾은 민주공화국이 날 선 검풍(劍風) 앞에 등불처럼 흔들리고 있습니다. 3월 9일, 무고한 시민들의 핏자국 위에 세워진 민주공화국이 무너지고 법복귀족(法服貴族)과 검찰총통이 대한민국의 주인이 되어 국민을 통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가 대한민국에 묻고 있습니다. 정녕 국민들의 기본권과 안위를 검찰정권의 손에 맡기시겠습니까. 정치검찰을 경험한 우리는 답합니다. 두렵습니다. 그리고 무섭습니다.

우리는 두려움을 억누르고 국민들께 검찰국가의 출현을 막아주시기를 호소 드립니다.

우리 헌법의 제정권자들은(국민들은) 칠십여 년 전 한반도에 국민주권국가의 출현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칠십여 년 동안 대한민국 정치를 좌지우지해 온 음지의 통치자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검찰권력입니다. 독재자들의 안위를 위해 무고한 시민을 형장으로 보냈습니다. 재벌계급의 안위를 위해 이익을 공유하고 실체적 진실을 외면했습니다. 검찰조직의 안위를 위해 고문수사와 인권유린을 방치했으며 검찰특권의 해체를 위해 싸웠던 대통령을 사지(死地)로 몰아 기어이 육신의 목숨까지 빼앗았습니다. 하지만, 검찰가족에게는 한없이 관대했습니다. 지난 5년 검사들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의 99%가 불기소 처분됐습니다. 이제 검찰은 더 큰 권력을 탐하고 있습니다. 독재자의 난폭한 부역자, 그림자권력이었던 검찰. 그런 검찰개혁을 한사코 거부한 채 적폐수사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제외한 모든 국민들에게 칼을 겨누는 검찰권력의 수장이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직접 출마했습니다.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을 폐지하고 검찰총장에게 예산편성권을 부여하며 검찰수사권 강화를 공약했습니다. 검찰에 대한 견제를 폐지하는 것입니다. 민주공화국의 몰락과 그들만의 검찰국가 건설을 예고한 것입니다. 다시 민주주의의 역사가 묻습니다. 수많은 이름 없는 박종철, 이한열이 민주주의와 대통령직선제를 위해 이 땅에 피 뿌릴 때 그는 어디에 서 있었느냐고 묻습니다. 검찰권력을 경험한 우리는 답합니다. 검찰권력이 커질 때 민주주의와 인권은 후퇴했고 국민들은 피 흘리고 고통 받았습니다. 두렵습니다. 그리고 무섭습니다.

우리는 두려움을 억누르고 국민들께 민주공화국을 지켜달라고 호소 드립니다.

세계 8대 강국 브라질 국민들의 절망은 민주주의와 경제를 회복한 개혁대통령을 검찰과 판사들이 야합해 기소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지난주 그에 대한 모든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 국민들은 이미 추락한 민주주의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오랫동안 고통을 참아내야 할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경제를 법기술자들의 손에 맡기시겠습니까. 우리는 두렵습니다. 무섭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지금의 브라질과는 달라야 합니다.

촛불로 회복된 민주주의와 경제성장 기회가 갈림길에 섰습니다. 우리는 브라질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 3. 7. 경남지역시민사회원로회의. 김영만(전 6.15공동실천남측위원회경남본부 상임대표) / 강문성(원불교 교무) / 강윤철(천주교 신부) / 공명탁(교회 목사) / 권광정(사회운동가) / 김남석(대학교수) / 김윤규(전 경남노동자협의회 의장) / 김윤자(여성운동가) / 김용환(교회 목사) / 고승하(전 민족예술인총연합회 경남도지회장) / 박종권(환경운동가) / 법안 스님(성주사 주지) / 배진구(천주교 신부) / 안승욱(경남대 명예교수) / 이경희(전 경남진보연합 상임대표) / 이암 스님(문수암 주지) / 이병우(천주교 신부) / 이인식(환경운동가) / 이영주(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장) / 전부학(천주교 마산교구 까리따스봉사단 단장) / 정동화(전 가톡릭 노동상담소 소장) / 주재석(노동운동가) / 허성학(천주교 신부) / 허연도(노동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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