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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의 벽 뛰어넘지 못한 '경북의 아들' 이재명

문재인 정부 노력, 보수정당 출신 영입에도 대구경북 득표율 20%대... 진영결집에 동진 실패

등록|2022.03.10 15:31 수정|2022.03.10 16:36

▲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제20대 대통령선거는 0.73%인 24만7077표 차이로 승부가 갈리면서 역대 가장 박빙이었지만, TK(대구경북)에서 대패한 더불어민주당은 또 다시 동진에 실패하며 숙제를 떠안았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결과를 보면, 이번 대선 최종 투표율은 77.1%를 기록해 지난 19대 대선보다 0.1%포인트 낮았다. 하지만 대구와 경북은 각각 78.7%, 78.1%로 전국 평균보다 1%포인트 이상 높았다.

국민의힘 후보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구에서 75.14%인 119만9888표를 얻었고, 경북에서도 72.76%인 127만8922표를 얻었다. 윤 후보가 TK에서 얻은 평균 득표율 73.95%는 지난 19대 대선 당시 홍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 유승민 후보가 모두 얻은 득표율 72.56%보다 1.39%p 높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대구에서 21.6%를 득표했고, 경북에서는 23.8%를 득표했다. 이 후보가 TK에서 얻은 평균 득표율은 22.7%로 이는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득표한 21.75%보다 0.95%p를 더 얻는 데 그쳤다.

이 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인 29.13%를 확보했지만, 군위군에서는 TK의 평균 득표율보다 8.81%나 낮은 13.89%를 가져갔다.

윤 후보는 호남에서 평균 12.86%를 득표하며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남긴 보수정당 역대 최고 기록(10.5%)를 경신했지만,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이 얻었던 최고 기록을 겨우 넘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TK 지역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구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을 문재인 정부에서 결정했고, 대구의 먹는 물 문제도 구미의 강한 반대에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더 나아가 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가교역할을 하면서 지역 예산을 확보하려 애쓰고 대구경북 광역교통망 등 지역민원을 해결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이런 성과들이 하나도 드러나지 않았다.

위기 느낀 TK 보수 표심, 윤석열로 결집

민주당은 TK 출신 이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대구경북에서 30% 이상의 득표를 목표로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그 과정에서 45년 보수정당에 몸담았던 박창달 전 의원을 영입했고 김동률 박근혜 전 대통령 서포터즈 중앙회장과 함께 달성군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치러지면서 두 후보의 정책보다 각종 의혹이 부각됐고 전통적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TK에서도 이 후보 대신 윤 후보에게 표가 결집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 4일과 5일 실시된 사전투표도 TK지역의 보수 표심이 결집하게 된 하나의 이유로 보인다. 사전투표에서 호남은 전국 최고 투표율을 보였지만 대구는 경기와 제주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이후 초박빙 선거에 위기감을 느낀 국민의힘은 TK 투표를 독려했고, 그 결과 전국 평균을 웃돌면서 윤석열 후보로 표가 결집된 것.

지역의 한 정치평론가는 "그동안 지역감정이 완화되면서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당선되기도 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네거티브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지역 결집, 진영 결집으로 되돌아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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