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걸어 행복했다"는 봉사자... 두눈 질끈 이재명
0.73%p 차이 석패로 짙은 아쉬움 속 캠프 해산... "제가 부족한 것, 여러분은 지지 않았다"
▲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지난 (2017년) 대선 경선에서 패한 후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지금은 우리가 이렇게 헤어지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길러서 더 큰 싸움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그 말씀처럼, 어제는 패배했지만 오늘은 패배를 털고 내일 더 큰 싸움에서 이길 준비를 하겠다. 이곳에서 후보님과 함께 같은 꿈을 꾸고, 같이 걸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비어버린 사무실이 어색하다"며 목소리가 떨렸지만, 담담하게 소회를 밝히던 후보 비서실 자원봉사자 윤소정씨가 힘주어 말했다. 순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는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후보님의 꿈이자 국민의 꿈인 공정한 세상,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루기 위해 언제나 저희가 함께 하겠다. 후보님, 뒤돌아보지 말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세요"라는 말도 눈을 감은 채 들으며 박수를 쳤다.
0.73%P. 정말 아슬아슬한 차이로 패배한 만큼 10일 오후 2시 서울시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모인 민주당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었다. 조금 일찍 도착해 대화를 나누던 의원들은 서로 악수와 포옹을 나누며 격려했다. 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를 맨 이 후보가 도착했을 때에도 한참 동안 박수가 쏟아졌다.
이 후보는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한 뒤 "우리 선대위 상근자들 포함해서 자원봉사자, 전국의 지지자 여러분, 우리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님 포함해서 정세균, 추미애, 김두관, 박용진 전 후보님,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님, 송영길 대표님, 우상호 총괄본부장님, 여러 의원님들께 참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이 부족해서 패배한 것이지 우리 선대위, 민주당 당원, 지지자 여러분. 여러분은 지지 않았다"고 했다.
"모든 책임은 이 부족한 후보에게 있다. 우리 선대위 그리고 민주당 당원, 지지자 여러분. 이재명의 부족함을 탓하시되 이분들에 대해서는 격려해주시고 칭찬해주시길 바란다. 제 진심이다. 저는 우리 국민들의 위대함을 언제나 믿는다. 지금의 이 선택도 우리 국민들 집단지성의 발현이라 생각한다. 결국 우리의 부족함 때문에 생긴 일이지 국민들의 판단은 언제나 옳았다."
이 후보는 "차기 정부가 국민을 보살피고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역사의 흐름에 순응하고, 그리고 평가받는 성공한 정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거듭 "제가 부족했다"며 "고맙습니다"라고 허리를 숙였다. 서영교 종합상황실장은 큰 목소리로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이 후보는 곧바로 당사 1층 앞 마당으로 내려와 선대위 관계자들의 박수와 눈물, 격려를 받으며 떠났다.
이낙연 "날씨는 봄인데 민주당은 겨울로 들어갈지도..."
송영길 "국민들 미움 가시질 않아... 우리가 부족했다"
▲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송영길 대표, 이 후보,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우상호 총괄본부장. ⓒ 공동취재사진
이날 해단식에서는 초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정권교체론을 뛰어넘지 못한 민주당의 현재를 반성하고 쇄신하자는 목소리도 끊이질 않았다(관련 기사: 한발 늦은 정치교체론... 결국 넘지 못한 '정권교체' http://omn.kr/1xqua).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정치환경이 급변했다. 국민들의 정치적 요구도 많이 변하고 다양해졌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다"며 "이제부터 민주당은 지혜와 결단을 요구받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현재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현격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날씨는 오늘로 완연한 봄인데, 어쩌면 민주당은 겨울로 들어갈지 모르겠다는 걱정어린 직감을 하고 있다. 모두 동지 여러분의 지혜와 용기로 잘 이겨내주길 바란다. 고맙습니다."
송영길 대표 역시 "국민 여러분께서 우리에게 미움이 안 가시었다"며 "제가 대표 된 이래 그렇게 이재명 후보도 반성했지만 그래도 좀 부족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앞으로 더 국민의 눈높이에서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민생을 위해 하나하나 개혁과제를 실천하는 민주당으로 거듭날 수 있길 바란다"며 정치개혁, 민생 중심 등 선거 때 약속했던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또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자고 독려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도 "우리는 패배했지만, 우리의 꿈과 비전이 패배한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기억해야 될 것은 마지막 청계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시민들, 함께 <상록수>를 부르며 외쳤던 우리의 마음, 열정, 그 도전의지를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좌절하고 실망하게 해선 안 된다. 그래서 다시 또 출발해야 한다"며 "패배에서 교훈을 찾아 다시 출발하는 그런 민주당이 되자"고 덧붙였다.
▲ 해단식 참석한 이재명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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