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맨' 이말년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리뷰] 인기 웹툰 작가 생활 접고 개인 방송... 수년간 키워온 예능감 발휘
▲ 지난 1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지난 1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에선 최근 유행처럼 각광받고 있는 MBTI(성격유형검사)를 소재로 유쾌한 시간을 마련했다. 고정 5인의 멤버 외에 최근 주목받는 연예인, 방송인들을 초대해 다채로운 토크, 게임을 진행하면서 그들의 예능감을 뽐내는 기회가 부여되었다. 그런데 이날 <놀면 뭐하니?>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 인물이 한명 있었으니 바로 웹툰 작가 이말년이었다.
현재 '침착맨'이란 이름으로 인터넷 크리에이터 활동중인 그는 얼마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독특한 입담과 유머를 뽐내더니만 이후 스페셜 MC로 등장해 기대 이상의 진행 솜씨를 보여줬다. 당시 좋은 반응을 얻은데 힘입어 이번엔 주말 인기 프로그램까지 섭외되면서 새 인물 찾기에 한창인 TV 예능계의 '늦깎이 유망주'로 거론되기에 이른다.
▲ 지난 1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인기 연예인들과 자리를 함께 하게 된 '침착맨' 이말년은 유독 어두운 얼굴 빛으로 등장해 MC 유재석 등 출연진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코로나 격리 후 바로 와서 그러냐?"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코로나는 왼치 되었는데... 낯빛은 원래 그렇다"라는 대답으로 조금씩 웃음을 주기 시작했다. 곧 이어진 "이제 방송 안 한다더니, 방송을 늘린다"라는 지적에 대해 이말년은 "이것까지만 하고...아내에게 허락받고 나왔다"라고 말한다.
다소 낯 가리는 행동으로 인해 예상대로 유재석이 이끄는I팀(내향적 성격)에 합류하게된 그는 "저는 MBTI를 안 믿는다. 주변 지인 중에 김풍 작가가 신봉자다. 무슨 말만 하면 '너는 뭐라서 그래' 한다"라며 MBTI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토크가 진행된 이후부턴 동석한 I팀 연예인들과 더불어 MBTI에 과몰입해 이야기를 펼치는 '언행불일치' 행동으로 재미를 제공한다. 그런가 하면 본격적인 게임에 돌입해선 유독 남다른 '저질 체력'으로 인해 방전, 본의 아니게 몸개그까지 선보이며 독특한 예능감을 보여주기에 이른다.
<마리텔>로 주목받기 시작
▲ 지난 1월 이말년이 출연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그가 운영중인 '침착맨' 채널 영상의 한 장면. ⓒ CJ ENM, 침착맨
사실 이말년은 일반 시청자들에겐 비교적 친숙한 인물 중 한명이었다. 지난 2015년 방영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시즌 1 때 독특한 감성의 유머 코드로 당시 실시간 방송에 참가한 시청자들을 사로 잡은데 이어 <무한도전> 웹툰 편에도 출연해 나름 활발한 출연이 이뤄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한동안 TV에선 보기 힘들었던 그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기 시작한 건 지난 1-2월에 걸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이 결정적이었다.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편에 등장한 그는 웹툰 작가에서 인터넷 크리에이터로 변신하게 된 이유, 일상 생활 이야기를 거침없이 이야기하며 유재석과 조세호를 당황시킬 만큼 빼어난 예능감을 발휘한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조세호가 코로나 확진으로 녹화 참여가 불가능해지자 스페셜 MC로 나서면서 안정적인 진행 능력까지 보여주며 놀라움을 안겨줬다.
이를 두고 당사자 조세호는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풍문일 수도 있겠지만 이말년 씨가 굉장히 잘 하고 갔다. 들리는 소문에는 작가님이 뒤집어졌다"라는 말로 위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놀면 뭐하니?> 신봉선의 표현을 빌자면 "조세호가 굉장히 안절부절못하고 쫓기더라"라고 지적할 만큼 최근 이말년의 <유퀴즈> 활약은 예능인들에게도 큰 화제였다.
개인 방송 및 라디오 고정 출연으로 키운 능력
▲ 지난 1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사진 아래), 이말년이 고정 출연중인 SBS파워FM '배성재의 텐'(사진 위) ⓒ SBS, MBC
2014년부터 인터넷 개인 방송을 시작한 이말년의 '침착맨' 유튜브 채널은 어느새 150만명이 넘는 구독자 수를 확보할 만큼 확실한 위치에 올라섰다. 웹툰 작가 활동을 중단하고 전업 스트리머로 일하면서 MBC의 웹 예능 채널 <M드로메다>를 통해 <주X말의 영화>, <말년을 행복하게>, <말년을 건강하게>에 동료 작가 주호민, 기안84 등과 출연하며 유튜브 인기 방송인으로 맹활약 중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SBS 파워FM <배성재의 텐> 고정 초대손님으로 나서면서 배성재가 해외 출장, 코로나 문제 등으로 인해 잠시 자리를 비울 땐 스페셜 DJ까지 도맡을 만큼 TV 이외의 영역에선 일찌감치 능력을 인정 받아왔다. 최근의 지상파 및 케이블 TV 쪽 러브콜은 어찌보면 준비된 방송인이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이말년의 연이은 방송 출연을 두고 그의 채널 구독자들은 반가움과 동시에 걱정을 표시하기도 한다. <놀면 뭐하니?> 유튜브 채널 예고편 영상에 코믹한 댓글로 반응을 남기기에 이른다.
"약속대로 유퀴즈는 다시 나가지 않은 침착맨, 그후 놀면 뭐하니에 나갔다. 다음은 런닝맨이겠지?"
"저 사이에 침착맨 껴있는 거 보니 진짜 가슴이 웅장해진다"
"연예인급으로 커달란 말은 아니였는데....제발 우리들의 작은 침착맨 해줘 ㅠㅠ"
TV 예능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지만 여전히 인기 예능 프로그램은 사람들이 즐겨 보는 재미의 수단 중 하나다. 그렇다보니 최신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자연스레 새 얼굴을 찾아나서기 마련이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화면에 얼굴을 내비친 '침착맨' 이말년은 2022년을 빛낼 예능 유망주(?)로 충분히 손꼽을 만 하다. 비록 본인은 "더 이상 출연 안한다"라는 말로 다짐을 하지만 모처럼 발견한 원석을 방송가에서 그냥 지나치겠는가.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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