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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탈원정 정책, 당선인에게 드리는 고언

등록|2022.03.14 12:04 수정|2022.03.14 13:06

▲ 탈핵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 박종권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당선을 축하합니다.

대통령 후보 때 주장했던 공약이나 발언들에 대하여 한마디 고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기후위기나 탈원전 정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전 세계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의 대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럽 선진국은 이미 20년 전부터 시작하여 전력 소비는 계속 하락 추세에 있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30%에서 98%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1인당 전기소비는 독일이나 영국의 두 배 수준에 이르고 재생에너지는 OECD 국가 중 꼴찌입니다. 당연히 기후위기 대응 평가에서 한국은 64개국 중 59위, 기후악당국이 됐습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원전이 붕괴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사능 유출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원전 마피아의 거짓말을 사실로 믿었으리라 짐작합니다. 방사능 유출이 없었는데 일본 정부는 왜 수십만 명을 피난시켰고 아직도 후쿠시마 원전 지역 주민 중 84%가 귀환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나라 고리원전에서 만약에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 금액이 무려 2492조 원에 이르고 부산 시민 340만과 울산, 양산, 김해, 창원시민 모두 300만 명이 피난을 하여야 합니다. 최소한 10년 이상 객지에서 살아야 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집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피난도 가지 못하고 피폭당하면서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울산이 폐허가 되고 부산항이 폐쇄되면 우리나라 수출은 전면 중단됩니다. 우리나라 원전은 사고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원자력 공학자들도 있습니다. 또 1975년 미국 MIT 교수팀은 원전 노심용융 같은 대형 사고 일어날 확률은 100만 년에 한 번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등 40년 이내 세 번이나 대형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윤 당선인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를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원전 최강국으로 만들어 유럽에 2030년까지 10기의 원전을 수출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일본, 유럽에서는 원전이 사양산업이 됐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원전 강국이 됐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0년에 2030년까지 80기 수출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12년 동안 단 한 기도 수출하지 못했습니다. 원전은 재생에너지에 이미 경제성을 추월당했고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 방법을 찾지 못해 기피 에너지원이 됐습니다. 발전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적어 기후위기 대안으로 수용하자는 주장이 유럽에서 일어나 현재 유럽의회에서 논의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고준위핵폐기물 처리 계획이 수립되어 있어야 하고 사고저항성 핵연료봉을 사용하는 조건을 충족할 때만 그린에너지로 분류한다고 합니다. 두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국가는 아직 없습니다. 전 세계 신규 발전 설비 중 80%는 재생에너지로써 연 300조 시장입니다. 태양광 기술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며 미국과 유럽 태양광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합니다.

후보 시절에는 표를 얻기 위해 여러 가지 공약을 내세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후보 때와 달라야 합니다. 대통령은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 한 번의 사고로 수천 만의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원전을 건설한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합니다.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도 하지 못하면서 우리 세대만 잘살겠다고 미래 세대에게 무거운 짐을 떠넘기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윤 당선인이 주장하는 공정과 상식의 에너지가 아닙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원전이 공격 대상이 되었고 울진 산불 때문에 울진 원전 사고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여 긴장했습니다. 원전은 전쟁, 테러, 산불, 태풍, 폭염 등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위협받습니다. 원전은 사고가 나지 않아도 존재 자체가 위험입니다. 국민의 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도 2017년에 탈원전을 주장했습니다. 다시 한번 전문가의 검토를 거치고 세계적 흐름을 확인하여 탈원전 정책 폐기와 신한울 3, 4호기 건설 계획을 철회하여 주기를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필자는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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