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과 13일 오후 일본 시가현 오우미하치망시 히무레하치만구(日牟禮八幡宮) 신사에서 열린 사기초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3월 중순 토요일과 일요일 새로 맞이하는 한해의 번성과 축복, 안녕,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축제를 엽니다. 오우미하치만시는 JR오사카역에서 동북 쪽으로 81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먼저 1월 초순 오우미하치망시 히무레하치만구(日牟禮八幡宮) 신사 둘레 마을 12곳에서는 마을 별로 다시(山車) 신가마를 만듭니다. 다시(山車) 신가마는 12간지에 따라서 정해진 그 해 짐승을 중심에 놓고 몸통과 장식, 받침대들을 조립해서 만듭니다. 받침대는 어른 30 명 정도가 어깨에 메고 이동할 정도 크기입니다.
원래 일본에서 사기초 축제는 연말 연시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서 집안이나 집 둘레 여기저기 꾸며놓은 장식물 들을 한데 모아서 불에 태우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신사나 마을에서 정해진 곳에 불을 피워서 간단히 행합니다. 이곳 오우미하치망시 히무레하치만구 신사 주변에서는 오래 전부터 불놀이 축제와 결합해서 마을 사람 전체가 참여하여 성대히 거행합니다.
12일 낮 1시 무렵 신사 둘레 마을 12곳에서 각 마을에서 만든 다시 신가마가 신사 앞마당 한 곳에 모입니다. 이곳에서 잘 꾸며진 순서로 상을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후 지신밟기를 하면서 각자 자신의 마을로 돌아갑니다.
이후 13일 저녁 다시 신가마를 불에 태울 때까지 몇 차례나 자신의 마을과 신사 앞 마당을 오고 가면서 지신을 밟고, 이웃 마을과 다시 신가마를 부딪히며 경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오래 전 히무레하치만구 신사 사기초 축제는 음력 정월 15일 무렵 젊은 남자가 열었습니다. 특히 젊은 남자가 얼굴에 화장을 하거나 여장하여 참가했습니다. 남자가 힘으로 생산력을 더하여 풍년을 기원하지만 근본적으로 여자가 지닌 생산력을 강조하는 장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마을 인구가 감소하여 요즘은 남녀 차별 없이 누구나 참가하는 축제입니다.
다시 신가마가 부딪히며 경쟁하는 싸움에서는 각 마을 장정들이 다시 신가마를 힘으로 부딪히며 상대 신가마를 밀어 넘어뜨리거나 뒤집어버리기도 합니다. 이때 가마 위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경쟁을 부추기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차전놀이와 비슷한 양상입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각 마을과 신사를 오고가며 지신을 밟고, 경쟁을 벌인 다시 신가마는 일요일 밤 8시 신사에서 받아온 불씨로 불을 붙입니다. 바람이 부는 봄 밤에 타오르는 불씨는 거대한 불기둥을 일으키며 타오릅니다. 그 위세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새 생명의 탄생과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기원이기도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맞세! 맞세!', '야레! 야레!' 소리를 지르면서 불기둥 둘레를 돌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불이 잦아들면 마을 사람들은 단체로 히무레하치만구 신사 신전 앞에 가서 복을 기원하는 절을 하고, 다시 가구라덴 앞에 가서 미코 무녀의 축수를 받고 헤어집니다.
일본에서도 고령화와 소자화로 농촌 시골마을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사기초 축제를 여는 오우미하치망시는 아직 희망이 살아있습니다.
참고누리집> 오우미하치만 사기초 보존회, ホーム | 近江八幡左義長まつり (sagicho.net), 2022.3.14
이곳에서는 해마다 3월 중순 토요일과 일요일 새로 맞이하는 한해의 번성과 축복, 안녕,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축제를 엽니다. 오우미하치만시는 JR오사카역에서 동북 쪽으로 81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 13일 밤 8시 마을 사람들이 만든 다시(山車) 신가마를 불에 태우기 시작합니다. 타오르는 불기둥처럼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봄의 기운이 부활과 풍요를 가져다 주기를 기원합니다. ⓒ 박현국
▲ 다시 신가마는 어른 30 여 명이 어깨에 메고 마을을 돌면서 지신을 밟기도 하고, 이웃 가마와 경쟁을 하기도 합니다. ⓒ 박현국
12일 낮 1시 무렵 신사 둘레 마을 12곳에서 각 마을에서 만든 다시 신가마가 신사 앞마당 한 곳에 모입니다. 이곳에서 잘 꾸며진 순서로 상을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후 지신밟기를 하면서 각자 자신의 마을로 돌아갑니다.
이후 13일 저녁 다시 신가마를 불에 태울 때까지 몇 차례나 자신의 마을과 신사 앞 마당을 오고 가면서 지신을 밟고, 이웃 마을과 다시 신가마를 부딪히며 경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오래 전 히무레하치만구 신사 사기초 축제는 음력 정월 15일 무렵 젊은 남자가 열었습니다. 특히 젊은 남자가 얼굴에 화장을 하거나 여장하여 참가했습니다. 남자가 힘으로 생산력을 더하여 풍년을 기원하지만 근본적으로 여자가 지닌 생산력을 강조하는 장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마을 인구가 감소하여 요즘은 남녀 차별 없이 누구나 참가하는 축제입니다.
다시 신가마가 부딪히며 경쟁하는 싸움에서는 각 마을 장정들이 다시 신가마를 힘으로 부딪히며 상대 신가마를 밀어 넘어뜨리거나 뒤집어버리기도 합니다. 이때 가마 위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경쟁을 부추기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차전놀이와 비슷한 양상입니다.
▲ 이틀동안 신가마를 메고 축제를 벌인 마을 사람들은 신가마를 불에 태우고 신사에서 기원을 하고 미코 무당의 축수를 받습니다. 축제를 마치며 마을 사람들은 새로운 농사의 풍요와 번성은 우리 것이라는 확신을 품습니다. ⓒ 박현국
토요일과 일요일 각 마을과 신사를 오고가며 지신을 밟고, 경쟁을 벌인 다시 신가마는 일요일 밤 8시 신사에서 받아온 불씨로 불을 붙입니다. 바람이 부는 봄 밤에 타오르는 불씨는 거대한 불기둥을 일으키며 타오릅니다. 그 위세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새 생명의 탄생과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기원이기도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맞세! 맞세!', '야레! 야레!' 소리를 지르면서 불기둥 둘레를 돌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불이 잦아들면 마을 사람들은 단체로 히무레하치만구 신사 신전 앞에 가서 복을 기원하는 절을 하고, 다시 가구라덴 앞에 가서 미코 무녀의 축수를 받고 헤어집니다.
일본에서도 고령화와 소자화로 농촌 시골마을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사기초 축제를 여는 오우미하치망시는 아직 희망이 살아있습니다.
▲ 오우미하치만시 히무레하치만구 신사 둘레에는 비와코 호수 물을 이용한 인공 운하가 있을 정도로 한 때 번성했던 곳입니다. 지금도 유람선이 운행되며 밤에는 야간 조명을 밝기도 합니다. ⓒ 박현국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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