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밀실협상 김태효 임명, 철회하라"
국민의힘 앞 '인선 철회' 피켓 등장... 윤석열 인수위 비판한 시민단체
▲ 부산지역의 시민단체인 부산겨레하나가 17일 국민의힘 부산시당 앞에서 '한미일군사동맹 반대! 지소미아 밀실협상에 앞장 선 김태효 인선 철회'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유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위원 명단에 김태효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포함되자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개입 주장도 모자라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밀실처리를 주도한 인사가 차기 정부 구성에 개입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다.
일본 자위대 한반도 개입 주장도... "어이없다" 반응
이 자리에 참석한 이보영 부산겨레하나 사무처장은 "지소미아 밀실협상으로 물러난 사람을 기용하다니 어이가 없다"라며 "이런 말도 안 되는 사람들로 대통령 인수위를 꾸리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지은주 공동대표도 "국민은 미국에 빌붙어 일본의 동북아 재침, 군국주의 부활 야망 실현을 뒷받침하는 새 정부의 행보에 대해 명확한 답을 원한다"라고 해명을 촉구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지 말라"라며 경고장도 날렸다.
지난 15일 공개한 윤 당선인 인수위의 추가 인선 명단에는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 개입'을 주장한 논문을 쓴 외교·안보 분과에 김태효 교수의 이름이 올라있었다. 이명박 정부 시기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었던 김 교수는 대표적인 강경 매파로 꼽힌 인물이다.
김 교수는 2001년, 2006년 논문에서 각각 "일본이 한반도 유사 사태에 개입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는 것은 평상시 대북 억지력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자위대가 주권국가로서의 교전권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에 영원히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대단히 편협하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모두 일본의 자위대 역할 확대를 당연시하는 논리다.
2012년 지소미아 협정 체결 과정에서는 '밀실 처리' 비판에 휩싸여 결국 공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진상 조사 결과, 절차상의 책임을 물어 김 교수의 사표를 수리했다. 정부는 지소미아 추진 과정에서 총체적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 김태효 윤석열 인수위원이 쓴 논문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역할'(왼쪽, 2001년 7월 전략연구 게재)과 '한일관계 민주동맹으로 거듭나기(오른쪽, 2006년 7월 전략연구 게재). ⓒ 오마이뉴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15일 외교안부 분과 간사에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사진 맨 왼쪽)을 임명했다. 김태효 전 대통령전략기획관과 이종섭 전 국방부 합동 참모 차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 연합뉴스
"과거 대북강경책 주도, 한반도 긴장일변도 우려"
대북 강경책 회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 내내 남북관계를 얼어붙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는 당시 핵심 참모로 '비핵개방3000' 등 강경 대북정책 설계를 도맡았다.
전위봉 부산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지소미아 밀실 처리, 대북 강경책에 앞장선 인사들을 다시 불러낸 것을 보면 앞으로 남북관계 경색이 불가피해 보인다"라며 "상반기부터 긴장 일변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인사는 한반도 외교나 정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인수위는 설명자료를 통해 김 교수가 윤 당선인의 상호주의, 실사구시 원칙에 입각한 남북문제 해결 등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가 윤 당선인의 공약을 제대로 추진할 적임자라는 것이다. 앞서 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대북선제타격',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등을 언급해왔다. '대화'보다는 '힘을 통한 평화'가 우선이라는 게 윤 당선인의 생각이다.
김 교수 등의 인수위 합류에 대해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 위원장은 윤 당선인 비서실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16일 출근 과정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그는 "(인수위원을) 검증하는 곳은 당선인 비서실의 소관"이라며 "거기(비서실)에서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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