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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문건,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

전국장애인철폐연대·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언론공작 규탄 기자회견

등록|2022.03.18 13:25 수정|2022.03.18 13:30

▲ 전국장애인철폐연대 주최로 18일 오전 10시 서울 성동구 용답동 서울교통공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철관


서울교통공사 홍보팀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 문건이 지난 17일 한 언론에 의해 보도되면서 장애인들이 분노를 자아냈다.

문건에는 '서울교통공사의 실점은 최소화하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실점은 디테일하게 찾고, 법적 대응은 승리가 확실할 때 시행하고 물밑 홍보를 펼치되, 직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응하자'라는 내용을 담았다.

공사의 한 직원이 공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이 문건을 게시하자 이를 파악한 한 언론이 보도함으로써 알려지게 됐다. 내부 자유게시판은 서울교통공사 공동체 일원이면 누구든지 글을 쓰고 올릴 수 있는 공간이라고 18일 공사 관계자는 밝혔다.

이와 관련해 18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성동구 용답동 서울교통공사 정문 앞에서 전국장애인철폐연대·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주관으로 '사회적 약자와의 맞서기' 언론공작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 언론공작 문건으로 전장연이 지하철 출근 캠페인에서 외쳐온 의제와 요구들은 소거되어 보도됐다"며 "'장애인들이 죄 없는 시민들의 발목을 잡는다'는 논리가 확산이 돼 일부 시민들에게 온갖 욕설은 물론, 소셜미디어 등에 혐오와 협박으로 가득찼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요구는 법에 명시된 이동권을 지키라는 것"이라며 "교통이동편의증진법이 정한 교통공사의 책무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이 문건에 대해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며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두려움과 서울시와 공사에 대한 분노를 금치 못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서울교통공사를 향해 ▲ 공개사과 및 사장 사퇴 ▲ 전장연 손해배상 철회 ▲ 리프트 추락 참사 역사 공간 추모비 설치 등을 요구했고, 서울시를 향해서는 ▲ 장애인 이동권 보장관련 두 차례 약속 미이행에 대한 사과 ▲ 장애인 이동권 완전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서재현 전국장애인차별연대 활동가 사회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 천성호 노동장애인야학 교장, 이영봉 경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부회장, 지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안형진 홈리스행동 활동가, 황인준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진은선 장애인여성독립생활센터 숨 활동가, 하민지 비마이너 기자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등은 공사 관계자들을 만나 요구사항을 전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17일 사과문을 통해 "방송(언론)에서 문제 삼은 문건은 한 직원의 개인적 생각을 정리해 사내 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공사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며 "하지만 개인의 의견일지라도 그 내용은 적절하지 않았다, 직원의 미숙함은 곧 공사의 미숙함"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그동안 공사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온 수많은 노력들이 빛 바라지고 무위로 돌아갈까봐 너무 두렵다"며 "지하철 내 교통약자의 이동권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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