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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손으로 새를 살리는 '점' 부착할 수 있어 기뻐"

송정마을카페이공·광주동물권 소모임 성난 비건, 야생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 부착

등록|2022.03.21 16:54 수정|2022.03.21 18:07

▲ 20일 송정마을카페이공에 조류충돌 저감 장치가 설치됐다. ⓒ 광주 동물권 모임 밥 잘 사주는 성난 비건


지난 20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마을카페이공(아래 카페이공)에 조류 충돌 저감 테이프가 설치됐다. 카페이공 측은 "비둘기와 참새가 이공의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적이 있다"며 "새들은 이공의 유리창을 파란 하늘로 인식한다. 이에 광주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광주동물권 소모임 성난 비건(아래 성난 비건) 측과 함께 카페이공 유리창에 야생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를 부착했다"고 밝혔다.

카페이공 측에 충돌 방지 테이프 부착을 제안한 성난 비건 활동가 희복(활동명)은 "광주광역시에서 시민의 손으로 새를 살리는 점을 부착할 수 있어 기뻤다"며 "작은 생명과 더불어 사는 광주를 만들기 위한 첫 발을 뗀 것이나 다름없다. 더 많은 분들이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의 심각성을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주변에 자세히 알려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 함께한 성난 비건 활동가 찡찡이(활동명)는 "광주에서 새를 살리는 저감조치 캠페인이 열리면 꼭 참석하고 싶었다"며 "내 손으로 새를 살리는 점을 붙일 수 있어 뿌듯했고, 앞으로 이공에 갈 때마다 흐뭇한 마음이 들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환경부가 야생조류 투명창 충돌 실태를 조사한 결과 투명방음벽이나 건물 유리창 등에 충돌하여 죽는 새가 연간 800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들은 투명 유리를 세상과 구분할 길이 없다.

이 같은 죽음에는 명확한 해결책이 있다. 새들이 유리를 장애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가로 10cm, 세로 5cm 간격으로 무늬를 넣거나 불투명 자재를 사용하면 된다. 광주광역시는 지난해 4월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방음벽, 유리창 등에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 부착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조류 충돌 저감조례'를 제정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일원에서 투명창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 새를 조사한 성난 비건 측은 "5개월간 조사한 결과 광주에서 방음벽에 부딪혀 사망한 새가 98명(命), 전남에서는 52명이며, 건물 유리창에 부딪혀 사망한 새는 광주 4명, 전남 3명으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했다.
 

▲ 20일, 성난 비건 측이 카페이공에 조류충돌 저감 장치를 설치하고 있다. ⓒ 광주 동물권 모임 밥 잘 사주는 성난 비건


'광주 조류 충돌 저감조례'를 제안하고 대표발의한 정의당 장연주 광주시의원은 "인구 비율로 따지면 광주에서도 적어도 한 해 몇 십만 마리의 새가 투명 방음벽, 유리창 등에 충돌해 죽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조례가 제정된 후 국비공모 사업을 통해 공공기관 한 곳에 저감 장치를 설치했고, 자체적으로 저감 장치를 설치한 민간 아파트도 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다만 광주에 있는 수많은 방음벽과 건물 유리창 가운데 몇 곳에만 스티커가 부착된 상황이라 아직 유의미한 성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광주에 조류 충돌 저감효과가 있는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가 부착된 곳은 광주보건환경연구원과 광산구 쌍암힐스테이트리버파크 아파트, 송정마을카페이공 등이다.

장 의원은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시예산이 편성되어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일정 규모의 건물을 지을 때 설계 단계부터 조류 충돌 방지 조치를 강제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 공사 등 관공서가 모범을 보여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조류 충돌 저감 장치를 건물 유리벽에 설치한 카페이공 측은 "이번 시공으로 더 이상 뻥튀기를 쪼아먹으려고 나타난 참새들을 보며 조마조마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도시에는 많은 유리벽이 있고, 새들의 죽음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공의 유리창을 모델 삼아 많은 건물들이 '야생조류 충돌 저감 조치'를 시행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20일 성난 비건 측이 카페이공에 조류충돌 저감 장치를 설치하고 있다. ⓒ 광주 동물권 모임 밥 잘 사주는 성난 비건


성난 비건 측은 지난 1월부터 광주·전남 야생조류 충돌 조사 시민 모니터링단 '새삶찾기'를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광주와 전남 북부권역에서 건물 유리창, 투명 방음벽, 유리 난간 등 투명 인공 구조물에 부딪혀 목숨을 잃는 새가 있는지 조사하고, 충동률이 높은 건물 유리창이나 투명 방음벽에 저감 조치를 진행하는 것이 주요 활동 내용이다.
덧붙이는 글 광주·전남 야생조류 충돌 조사 시민 모니터링단 '새삶찾기' 관련 내용은 성난 비건 홈페이지(https://angryvegangwangjeon.modoo.at)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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