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지방공약은 나중에..." 지역기자와 설전
신용현 대변인 "중앙공약 먼저" 발언, 지역기자 문제제기 "지방 사람, 서울 사람 다 같아"
▲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취재단
"중앙 공약도 아직 마무리 안 됐기 때문에, 지방 공약에 대해선 아마 같이 검토는 하되 시차는 조금 두고 나올 것으로 압니다."(신용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
"중앙 공약도 안 했는데, 지방 공약 하겠냐, 이렇게 들리거든요."(지역신문 기자 A)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박 2일 일정으로 대구·경북을 방문 중인 가운데 인수위를 둘러싸고 '지방 홀대론'이 제기됐다. 윤 당선인의 국정 과제를 선별하고 있는 인수위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 공약'을 우선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은 후순위로 밀려나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 것.
이에 한 지역신문 언론인이 강한 어조로 문제 제기했다.
"중앙 공약이 있고, 지방 공약이 있는 게 아니다. 지방에 사는 사람이나, 중앙 서울에 사는 사람이나 같은 지방 사람들이다. 국민한테 필요한 공약을 하는 거지, 중앙하고, 지방 이렇게 (나누고) 하면 인식들이... 이게 인수위 내 공통된 인식인지, 대변인이 그냥 평소 하는 말씀 그대로 한 건인지 (궁금하다)."
신용현 "(지방 공약은) 민원성 공약이라 해야 하나..."
▲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제5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신 대변인은 이를 언론 탓으로 돌렸다. 그는 "언론인 여러분이 저희에게 질문할 때 벌써 구분해서 말씀한다. 중앙 공약과 지역 공약을 (따로) 말씀한다"며 "중앙 공약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의 생활 전체의, 예를 들면 지방 균형 발전 같은 건 당연히 중앙 공약이다. 지역 공약이라고 말씀드린 건 어느 지역에 어떤 인프라를 하게 되는지 이런 것들"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방 공약은) 그 지역에 해당하는 약간 민원성 공약이라 해야 하나, 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이라며 "제가 (중앙 공약과 지방 공약을) 나누기보다는, 언론인이 쓰는 워딩을 제가 받아서 썼다고 말씀드리면 될 것 같다"고도 했다.
이런 경색된 분위기는 최근 인수위가 과거 정부에서 100개 이상씩 제시했던 국정 과제 숫자를 30~50개 수준으로 대폭 줄이겠다고 한 것과 무관치 않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지난 4일 회의에서 "그전에 보면 100개 이상 나열식으로 국정 과제를 정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러다 보면 50개도 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정부도 있었다"며 "오히려 더 집중해서 30대 과제, 50대 과제를 놓고 거의 모두 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한 인수위의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11일에도 "국정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실현 가능한 목표치를 분명하게 하고,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잡고,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신 대변인은 "100대 공약이냐, 몇 대 공약이냐 이런 건 현재로선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 4월 4일에 (공약들을) 취합했고,오늘 (인수위 내 각 분과가) 중간 보고를 했다"며 "중간 보고에선 일단 중복된 것 골라내고, 이런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선순위에 들어가는 것, 정말로 중점에 둘 것에 대해 계속 평가하고 조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수가 100개가 될지, 30개, 50개 이렇게 될지 아직 말씀드릴 수 없다"며 "4월 18일, 다음 주쯤 돼야 아마 얼개가 나올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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